독서 후기 - 틱낫한 스님의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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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 틱낫한 스님의 “화”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02.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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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筆木

살아가면서 눈만 돌리면 화나는 것투성이다. 한동안 광우병에 걸린 소고기를 먹은 적도 있었다. 음식도 알고 잘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목해서 키우는 행복한 닭이 낳은 알은 우리 몸에 좋은 기운을 전달해 준다고 한다. 먹는 것도 일종의 수련이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허전함은 충족되지 않고 화는 풀리지 않는다. 
오히려 과식을 하면 과도한 에너지가 분노‧섹스‧폭력의 에너지로 변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소비행태를 반성하고, 먹고 마시고 소비하는 것을 자각함으로써 나 자신과 가족, 사회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화’가 날수록 말을 삼가야 하는데, 화가 난 상태에서 말을 하는 것은 독소가 들어있는 대화를 하는 것이다. 상대방과 계속 입씨름을 하는 것은 ‘집에 불이 난 것을 끄지 않고 방화범을 잡으러 가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상대방과 이김질을 할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속에 타오르는 분노의 불길을 먼저 잡아야 한다. 
‘화’가 났을 때 남의 탓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바로 자기 안에 들어있던 ‘화’의 씨앗이 고통을 일으킨 주요 요인이기 때문이다. 
화를 내는 것도 습관이기 때문에 그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 방법으로 의식적인 호흡과 보행명상이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무의식중에 입은 상처가 ‘화’를 일으키므로 항상 자각하여야 한다. 자각은 집중과 통찰로 이어지며, 자각하고 있을 때 부처가 우리와 함께 있다. ‘자각’은 부처의 에너지이고, 깨달음의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화를 참으며 애써 태연한 척하면 병이 된다. 누군가에게 몹시 화가 났을 때는 “난 지금 화가 났어! 당신이 그걸 알아주었으면 좋겠어”라고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가 소중한 사람일수록 더욱 필요하며, 가능한 24시간 이내에 말하는 것이 좋다. 
상대방의 고통을 보지 못할 때 우리는 실수를 하게 된다. 나만이 아닌 상대방도 같은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나는 그에게 ‘관세음보살’이 되어줄 수 있는 것이다. 
명상을 통해 자각의 에너지를 기르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데, 예수가 가지고 있는 신의 에너지(성령)가 많은 사람을 치유할 수 있었던 것처럼, ‘자각’은 부처님의 에너지이기에 가능하다. 
반면, ‘화’는 우리를 피 토하며 죽게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틱낫한 스님은 화를 잘 보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루하루 삶 속에서 고통을 드러내지 않는 것들과 접촉하도록 노력할 것을 권한다. 푸른 하늘, 맑게 노래하는 새, 나무와 꽃, 어린아이 같은 우리의 주위를 신선하게 해주고, 치유해 주고 거름이 되어주는 것들을 통해 삶의 긍정적인 면을 되찾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관세음보살’이 되어야 한다. 불자들은 고통 속에서 사는 타인을 구해 줄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타인의 말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이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우리 자신을 보살펴야 한다. 우리 안에 화의 씨앗을 키울 것이 아니라 부처의 씨앗을 키우려 애써야 하는데, 부처의 씨앗을 잘 키우기 위해서는 ‘늘 자각 속에 살아야 한다’고 틱낫한 스님은 말씀하신다. 


*자각(自覺)
-사전적 의미: 자신의 형편이나 처지, 본분 따위를 스스로 깨달음. 자기 자신이 놓여 있는 일정한 상황을 매개로 하여, 자기의 위치.능력.가치.의무.사명 등을 스스로 깨닫는 것을 말한다. 
-불교에 있어 삼각(三覺)의 하나. 자각(自覺).각타(覺他).각행궁만(覺行窮滿)을 불교에서 삼각(三覺)이라 한다. 이 가운데 자각은 스스로 진리를 깨달아 증득해 알지 못함이 없는 것 또는 중생이 자신의 미망(迷妄)에서 벗어나 스스로 진리를 깨닫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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