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들아 서로 법명을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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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들아 서로 법명을 부르자!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02.2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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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수 대기자가‘새로 쓰는 불교통신’〈11〉

법명은 수계법회를 여는 도량이라면 어디에서든 받을 수 있다.
계사스님, 법사스님 모시고 연비를 받고 삼귀의, 사홍서원 의식과 함께 5계를 받으면서 법명을 받게 된다. 불자들 각자의 인성이나 품행을 통해 지어주신 법명을 받고도 자주 부르지 않아 스스로 잊어버리는 불자도 많다.
본명에 익숙해진 불자들 사이에서 다시 법명을 기억해야 하는 것이 번거로움으로 작용한 탓일 게다. ‘말 한마디로 천양 빚을 갚는다’는 우리 속담이 있듯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말 한마디에 힘을 얻고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문수보살 게송에도 “부드러운 말 한마디가 미묘한 향”이란 표현도 나온다. 거사, 보살, 법우 등 호칭을 붙여 서로가 서로에게 불러줄 필요가 있다.
재가불자들에게 법명을 부여하는 전통은 대승불교권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법명, 불명, 계명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고 있지만, 재가불자들에게는 유사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고 그렇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필자가 만난 한 사찰의 신도인 재가불자 부부는 이렇게 말한다. 부부사이에도 “여보나 당신, 누구의 아빠, 누구의 엄마”라는 호칭은 잘 쓰지 않고 법명으로 부르고 있었다. 물론 핸드폰에도 그렇게 입력되어 있었다.
집안의 얘들도 한 마디 더 붙인다. 평소 말다툼이 있었던 일도 가끔 있었는데, 인제 서로 서로 법명을 사용하고부터는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법명이야말로 부드러운 말을 시작해 주는 주문 같은 표현이라면 무릴까.
부드러운 법명을 많이 부르면 부를수록 경전을 자주 새기면 새길수록 불국정토에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다가가는 길이 아닐까.
자동차 운전면허증을 따고 장롱 속에 집어넣은 것처럼 법명을 받고도 사용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는 것인가. 늦지 않았다. 법명을 부르는 일, 이참에 불자들간의 법명을 부르자는 캠페인이라도 벌이는 것은 어떨까. 동참하신다면 적어도 불교행사 때만이라도 이름표를 달고 법명을 표기하도록 해보자.
재가불자들이 서로 서로 법명을 부르고 부를수록 자그마한 행동 하나가 세상을 바꾸는 밝은 힘의 원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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