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담은 신행 詩> 해탈을 얻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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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를 담은 신행 詩> 해탈을 얻게 하소서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03.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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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보리<천진암 신도>

눈망울이 초롱초롱 윤이 나고
단단한 버팀목을 만드는 수요일
저녁을 여는 소리에
뇌가 즐거운 이 순간을 
잊지 않고 간직하게 하소서.
첫 공부의 설렘과
만남의 기쁨은
차향처럼 은은하게 번져가게 하소서.

돌아서면 지우개가 바로 지워
텅 빈 새하얀 머리 속
무장이 해지된 나의 곳간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음이라도
첫 마음, 신심, 원심, 보리심, 가장 큰마음,
본래 심, 자비심, 선과악의 경계법 등
좋은 단어들이 모태는
모두 초심이었음을 알아가게 하소서.

마음속에 텃밭 일구어
씨앗 한 알 심으면
수십 수백 수천의 초심이란 싹이
무성하게 우거져서 
무명을 덮게 하소서.

늘 발심과 수행이 어우러져 
균형 잡힌 기도로
어두운길 비춰주는 횃불처럼
밝은 빛으로 열려있게 하소서.

 안거 동안 세운 이 서원은
누군가에게 기필코 마중물이 되게 하소서.

미운 친구가 붓다로 보이는
경이로움을 맛보이게 하소서.

수행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란 것을 알기에 
진정한 참회가 
내 일상 속에 깊숙이 뿌리 내리게 하소서.

이 몸은 연기법에 의해 생겨났음을
깨달았기에
번뇌는 사라지고 지혜가 생겨나서
몸이 쉴 때는 마음도 함께 쉬게 하옵시며
육바라밀 행으로
내가 만들어 놓은 ‘나’ 라는 상에서 떠나
피안언덕 오르게 하소서.

스스로 돌아보는 마음에 의지하여
끝없는 자비 행으로 
보살의 삶을 정녕 이루게 하소서.

작은 ‘나’ 라는 악업과
큰 ‘나’ 라는 선업이 얽히어 만들어진
아상덩어리지만
내 허물을 먼저보고
남의 허물을 덮어주는 
선업의 보약을 마시게 하소서.

파 화합이 아닌
초심으로 해탈을 얻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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