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불교는 어떤 종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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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불교는 어떤 종교인가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03.2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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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국 <서귀포불교대학 대학원 제1기 회장>

아무리 인지가 발달하고 과학문명이 발전하여 삶이 풍족하다 하더라도 정신적인 안정과 평안까지 가져다주지 못했다. 과학은 자연계를 개조하여 인간에게 생활의 편의와 삶의 질을 높여 물질만능의 삶을 살게 하고 있지만 인생의 궁극적인 의미를 밝혀주지는 못하고 있으며 신무기 개발과 산업재해의 발생으로 인간에게 새로운 불안과 공포로 정신적인 삶을 빼앗기는 현실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종교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하루가 멀게 지구촌 곳곳에서 이념과 갈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오늘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인간이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고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지키고 보다 나은 삶으로 영생불멸의 세계를 추구하고 믿음으로 구원을 받고 법과 진리로 영원한 진리의 삶을 구하는데 종교는 필요하다. 
세상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다. 이 많은 종교들 중에서 과연 올바른 종교를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거짓된 교리나 진리라고 내세우며 현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종교, 선과 악의 인과율이 무시되는 허황된 믿음으로 구원을 약속하는 종교, 창조신의 가르침이니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종교와 타 종교를 구별하고 신자와 비신자 간에 색깔의 우월성을 내세우는 편견적인 종교들이 이 사회질서를 어지럽혀 인간답게 살아보려는 사람들에게 종교의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과연 우리는 어떤 종교를 선택하여 믿을 것인가?
첫째, 인과법칙에 입각한 건전한 사회윤리의식이 살아있는 종교여야 한다. 
둘째, 진리에 임하는 태도가 합리적인 종교여야 한다. 
셋째, 인간들을 화합시키고 인생의 참된 의미와 가치를 일깨워주는 종교여야 한다. 
넷째, 신이나 절대자에 의해 구원받는 종교가 아니라 자신의 자각에 의해 진리를 깨닫는 종교여야 한다. 
다섯째, 이고득락하는 자비의 종교여야 한다. 
종교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자기 자신의 존재가치를 자신의 자각에 의하여 인과의 업보를 자력으로 해결하고 무생법인을 이룰 수 있는 종교를 선택해야 한다. 

불교는 어떤 종교인가?
한 마디로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여러 경전 속에 부처님의 법과 진리를 설하고 있지만 팔만사천의 큰 법보를 요약해서 “제악막작(모든 죄를 짓지 말고), 중선봉행(모든 선을 힘써하며), 자정기의(마음 스스로 깨끗이 하라), 시제불교(이게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라고 간단히 집약해서 설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속에 부처님의 가르침과 진리가 다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 
각 종교는 교리나 실천 방법에서 차이가 있지만 추구하는 바는 비슷하다고 하겠다. 즉 인간은 죽는다는 필연적인 유한성에서 오는 불안과 공포, 질병과 재난 등 현세적인 고통의 마음을 종교를 통해 평온과 행복감을 얻으려는 심리적인 위안을 사람들은 누구나 바라는 사항이다. 그 중 불교는 다른 종교처럼 신이나 절대자에 의지하여 구원을 받는 종교가 아니라 스스로 깨달아 부처가 될 불성을 지니고 있다고 설하고 있다. 
부처님은 한 인간으로 중인도의 가비라성의 정반왕과 마야부인의 몸에서 음력 4월8일 왕자로 태어나 출가 때까지 고타마 싯다르타라는 이름으로 왕세자로서 부러울 것이 없는 유년기를 보냈다. 고타마 싯다르타는 태어난 지 일주일 만에 어머니를 잃는 슬픈 운명을 맞게 되고 그 후 이모인 마하파자파티로부터 양육의 도움을 받아 성장하여 17세 때 코리족 선각왕의 딸 야소다라와 결혼하여 장차 가비라성을 이끌어갈 유일한 세자로서 입지를 굳건히 했다. 풍족한 생활을 하면서 인간의 유한성인 생로병사라는 근본적인 고뇌를 해결할 수 없었다. 어느 날 사문유관을 통해 충격적인 현실을 목격한 후 인간의 생로병사는 피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고 영생불멸의 길을 반드시 찾고야 말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싯다르타는 아버지 정반왕의 애절하고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들 라훌라가 탄생하던 음력 2월8일 결국 마부 찬나를 데리고 애마 칸다카를 타고 성을 빠져 나와 출가를 실행하게 된다. 
출가한 싯다르타는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깎고 라자가하 근처의 수행자들 틈에 끼어 수행하면서 제일 먼저 스승 카라마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으나 흡족할만한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두 번째 스승 라마프타를 만나 최상의 경지까지 이르는 수행에 도달했지만 고뇌로부터 해탈을 얻지는 못하였다. 다시 스승 곁을 떠나 답을 찾기 위해 6년 동안 그야말로 사생결단의 피나는 단식과 고행을 하게 된다. 이런 고행도 싯다르타에게는 아무런 의미와 도움이 안 됨을 깨닫고 고행을 그만두고 수자타 여인이 준 우유를 받아먹고 기력을 회복하여 보리수나무 아래 앉아 사색에 들어가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겠다는 각오로 수행에 정진한 지 일주일이 되는 날 새벽별을 보고 마침내 싯다르타는 생로병사의 고통의 원인을 밝혀내고 정각을 이루게 된다. 
이 깨달음이 곧 연기법으로 모든 것은 인연에 의해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것이 불교의 교리인 중도의 가르침으로서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인 고집멸도 사성제와 여덟 가지 바른 길 팔정도로 집약된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관계되어 존재한다는 것으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반드시 원인이 있기 때문이며 죽음의 원인도 태어남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로병사의 이치를 깨달은 것이다. 그날이 싯다르타가 29세에 출가하여 6년 동안의 고행 끝에 35세인 12월8일 정각의 깨달음을 얻어 각자인 부처가 되신 성도절이다. 
다섯 비구에게 중도와 사성제를 설하신 초전법륜을 시작으로 45년 동안 인도 전역을 순회하면서 부처님께서는 법과 진리를 설하시다 80세가 되는 해 2월15일 열반에 이르게 된다. 부처님의 8만4천법문은 2600년이 흐른 지금도 사바세계 중생들이 부처님의 진리를 실천하는 길잡이가 되고 있다.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이고, 자비의 종교이며, 평등의 종교이고,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는 이고득락의 종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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