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 순례기 - 금강사(일본 나가노현) 봉축법요식에 다녀와서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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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순례기 - 금강사(일본 나가노현) 봉축법요식에 다녀와서②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04.2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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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봉 <제주불교청년회제주지회 감사>

지화연꽃 만들기를 마친 후 연등을 들고 밖으로 나가 주변을 걸으며  다 함께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였다.
 밤하늘에 연등은 이국땅에서 외로움을 달래며 부처님께 의지하신 모든 이들에 대한 존경과 평안을 기원하는 자리이기도 했기에 더욱 경건하게 치러졌으며 모두들 조금은 쌀쌀했을 시간임에도 두손을 합장하고 스님의 뒤를 따라 연등축제를 마쳤다.
 드디어 일본에서의 부처님오신날 행사일(4월8일). 일본에서는 한국에서와는 달리 부처님 오신 날을 양력(4월8일)으로 한다. 금강사에 도착하여 보니 이미 괘불(掛佛) 탱화가 마당 옆에 걸려 있다.
 이 괘불 탱화는 10여 년 전  만봉 스님이 그린 것으로 탱화를 세우고 내리는 것도 여러 명이 함께 움직이지 않으면 힘들 정도로 무겁다. 탱화를 보면서 대웅전에 들어가니 이미 어제 만났던 동림사 불자님들이 앉아 있고 법현스님이 잠시 후 있을 부처님오신날 법회 행사를 진행하셨다.
행사는 헌다(獻茶), 삼귀의(三歸依), 찬불가(讚佛歌), 경전독송, 팔상예불, 정근과 욕불, 축원, 발원문, 청법가, 설법, 봉축사, 축가, 축사, 사홍서원으로 진행이 되었다.
 주지스님께선 불기에 대한 계산법까지도 소상히 알려주셨고 유영애 명창은 흥부가 중 박 타는 부분을 통해 금강사가 대박이 터지길 바란다며 열창해주셨다. 
 끝으로 모두가 밖으로 나가 괘불(掛佛)탱화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데 이날따라 비 예보도 사라지고 따스한 햇살이 비치니 모두들 우리의 바람을 부처님이 아시고 들어주신 게 아닌가 말씀들 하셨다.
 하지만 제주의 어느 사찰처럼 아늑함을 못 느꼈던 것은 이 행사기간 중에 신도회님의 축사에서 알 수 있었다.
 세상이 변한 건지는 모르겠으나 재일 교포 분들이 하나둘 나이가 더해감에 불자가 사라지고  노령화되고 있는데 금강사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다 재정이 힘들게 됨에 다른 이에게 넘어갈 금강사를 다시 찾기 위해 여러 명이 재산을 팔아가며 다시 찾아 지키셨다니 불심이 없고서는 이뤄 낼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하나밖에 없는 사찰을 잃는다는 것에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이것마저 사라진다면 갈 곳 없는 마음은 어디다 둘 것이며 어디에서 부처님을 찾고 의지할까 하는 신도들의 마음이 절절히 전해져왔다.
 금강사를 잃어버렸다면 재일 교포 분들의 마음의 고향인 이 금강사도 없었을 것이고 우리도 이곳에 찾아갈 수도 없었을 것이다.  다시금 금강사를 지켜주신 재일 교포 어르신들과 신도님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내년에도 내 후년을 이어가며 쭉 금강사가 일본 내의 한국 사찰로 우뚝 서기를 기원해 보며 제주에 있는 여러 불자님들에게도 한번쯤 방문을 권유해 보고 싶다.
현재 나가노 금강사에서는 대웅전 곁에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있다. 일본 나가노 근처를 가신다면 꼭 이 금강사를 찾아봐 주시길 권하고 싶다. 또한, 금강사가 한‧일  불자 간의 민간 차원의 화해와 상생의 통로가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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