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아! 거룩하신 부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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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아! 거룩하신 부처님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05.0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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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도<포교사.봉림사 신도회장>

온 대지가 새잎으로 갈아입은 신록의 5월이 부처님 오신 날을 기립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사생의 자부이신 나의 근본 스승 석가모니 부처님과 불보살님께 예경 드리며 귀의합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거룩한 진리의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역대조사 선지식과 승보에 귀의합니다.  
거리에는 봉축탑에 불을 밝히고 제등행렬로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심을 봉축합니다. 사찰마다 연등으로 장엄하고 음성공양으로 수희찬탄하며 어두운 곳에 불을 밝혀 자비 광명으로 온 세상을 비춥니다. 법요식을 봉행하여 삼귀의례와 각자의 소망을 담아 발원하며 사홍서원으로 회향합니다. 잠시나마 발심하여 욕망의 끈을 내려놓고 번뇌를 녹여 마음의 평화를 누려 봅니다. 그리고 부처님을 닮아가는 삶을 생각합니다.
끝없는 인간이 욕망은 온갖 것을 가지려고 하는 욕구를 충족하기 위하여 날마다 허덕이며 근심 걱정으로 괴로움이 떠날 날이 없습니다.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음에도 우리는 선근 공덕의 훈습이 안 된 중생이기에 자기의 이익에만 마음이 갑니다. 육근과 육경, 육식이 작용하여 집착으로 귀결되고 괴로움이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아! 거룩하신 부처님.
2,600여 년 전에 사바세계에 오셔서 팔상성도를 이루시고 45년 동안 8만4천 법문을 통하여 중생을 제도하셨습니다. 그리고 불멸의 법을 통하여 현재도 미래세계에도 영원히 제도해 갈 것입니다. 중생들은 아무리 부처님의 주신 진리를 증득하려고 노력해도 무명 삼독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만 중생에게 평등하게 내리시는 법비를 받아낼 그릇이 준비가 안 된 탓인가 봅니다. 보현행이 없는 그릇에는 번뇌로 길들여진 유루복이 들어갑니다. 유루복이 그릇 속에 담겨진 부귀영화와 명예, 오욕락은 아무리 채워 놓아도 시간이 흐르면 서서히 사라져 버립니다. 허공을 향해 쏘아 올린 유루복 화살이 행복을 느끼며 올라갑니다. 그러나 그 화살은 힘에 부쳐 땅으로 떨어지는 이치와 같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소승에서는 팔정도를 설하셨고 대승에서는 육바라밀의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악한 행동을 하지 말며 착하게 살고 마음을 청정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내가 지닌 가짜인 착각에서 벗어나 나의 진짜인 본성으로 내가 나를 제도하는 것이 불성이라 가르쳐 주셨습니다. 불성은 무루복이 그릇이며 해탈입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중아함경에는 이 세상에서 지혜가 있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진리라고 주장하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이 세 가지 가운데 하나에 의지 하는데, 그런 주장을 믿고 따르는 사람은 아무런 이익도 얻지 못한다고 하시며 그 세 가지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첫째는, ‘사람이 지금 이 세상에서 하는 모든 행위는 전부 지난 세상에 결정된 것이며 바뀔 수가 없다’는 운명론을 주장하는 것이고, 둘째는, ‘이 세상 모든 것은 절대자와 같은 전지전능한 존재가 창조했고,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그런 존재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유일신에 의한 구원을 주장하는 것이며, 셋째는, ‘이 세상 모든 것은 그 어떤 원인이나 조건 없이 그냥 멋대로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우연의 연속일 뿐’이라는 우연론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 셋은 모두 모순으로 진리가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불교는 위 세 가지 모순을 배격하고 인간의 행동에는 과보가 반드시 따라와서 행동이 과보를 부르는 것일 뿐, 누군가가 상벌을 주거나 구원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고 가르칩니다.
즉, 불교는 부처님이라는 신을 믿어 구원받는 종교가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인 진리의 법을 믿고 수행 정진으로 내 안에 부처가 되는 단계를 밟아 가는 종교입니다.
불교는 지혜의 종교입니다. 지혜는 특정한 사람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지니고 있습니다. 지혜는 반야바라밀이며, 욕망의 불이 꺼진 상태입니다. 갖가지 번뇌, 갈등, 탐욕, 분노의 불길이 꺼진 고요하고 평화로운 진공묘유의 세계입니다. 부처님오신 날을 맞이하여 삼세의 모든 부처님도 반야바라밀에 의지하여 최상의 깨달음을 얻는다는 진리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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