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호 시인의 마음을 젖게 하는 한 편의 詩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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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 시인의 마음을 젖게 하는 한 편의 詩 "연"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05.0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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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 현 (1920 ~2003)
 

꿈이 고와, 정오였네
아슴한 잎새에 물방울 하나 없는데
지례 가슴부터 
하느적이네
간절한 손결
당신의 맘
연(蓮)이라,
세상엔 더러 고운 빛도
있을 게 아니오니까. 

 

 운장 김대현은 제주시 구좌읍 출신이다. 해방 후 대전에서 터를 잡고 중등교장까지 지낸 교육자요, 불교 학자다. 시·시조집 9권을 상재했을 정도로 대전 문학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또한 바른 한글반야심경 등 불경을 편찬하기도 했다. 충남 청주 대청호 잔디광장에 ‘하늘이 와 쉬나니 / 강물이 어히 자리오 (강 전문)가 시비로 서 있다. 위 시의 시적 화자는 한낮 물방울 하나 없는 연잎을 보니, 이미 가슴이 흔들리며 당신의 맘을 읽습니다. 그리고 고운 빛도 있다고 노래하고 있다. 연꽃을 이르는 표현으로 처염상정(處染常淨)이란 말이 있다. 이는 더러운 곳에 처해 있어도 세상에 물들지 않고, 항상 맑은 본성을 지니라는 상징적의미가 깊다. 이렇듯 연꽃은 진흙 곧 사바사계에 뿌리를 두되 거기에 물들지 않고 하늘을 향해 즉, 깨달음의 세계를 향해 피어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인간들도 그렇게 살라는 의미를 되새겨보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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