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 아잔 브람 명상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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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 아잔 브람 명상론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05.2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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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木筆

우리가 경전을 읽고, 불법(佛法)을 공부하는 것은 부처님을 닮아가기 위함이다. 그 분의 삶을 알고 사상을 알면서 우리의 삶도 변화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여기 아잔 브람 스님의 사상이 담긴 명상론이 있다. 아잔 브람 스님은 기독교인이었다. 동양인도 아니고 불교신자도 더욱 아니었다. 영국의 수도인 런던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고교시절 우연히 불교서적을 읽게 되었고, 그것과 맞물려 아버지의 임종을 보며 본인이 불교도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장학생으로 물리학을 전공하고 고등학교 교사가 되었지만 삶의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다. 그는 바로 삭발을 하고 태국으로 건너가 수행승이 되었다. 수행승으로 방황하던 중 동료 수행승들과 함께 숲속의 사찰인 ‘왓농파농’에 가게 되었다. 거기서 그는 태국의 ‘살아있는 붓다’로 불리는 아잔 차 스님을 만나게 된 것이다. 
아잔 차 스님을 만난 것은 그의 인생에 커다란 전기가 되었다. 사흘만 그곳에서 지내보겠다고 한 것이 9년이 되었고, 아잔 차 스님과 함께 명상하며 가르침을 받은 후 호주로 떠났다. 직접 벽돌을 쌓고 용접을 하여 적도 아래(남반구) 인류 최초의 사원을 세우게 된다. 이 사찰이 이후 호주 불교의 산실이자 수행승의 최대 커뮤니티가 된 보디니야나(Bodhinyana) 수도원이다. 이후 선원장이 된 아잔 브람 스님은 아픈 사람과 죽어가는 사람, 감옥에 갇힌 사람들에게 오랜 명상으로 터득한 ‘생각을 사라지게 하는’ 마음훈련법을 전하였다. 이 마음훈련법은 호주를 넘어 전 세계로 전파되었고 각국으로부터 강연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불교라는 동양 종교의 경건함을 견지하면서 서양인 특유의 유머러스한 언변으로 부드럽고 편안하게 법문을 펴는 사이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명상 수행자가 되었다. 
그의 스승 아잔 차 스님이 세상을 떠난 후 아잔 브람 스님은 아잔 차의 제자 가운데 가장 지혜로운 수행승으로 꼽히고 있다. 
《아잔 브람 명상록》은 그의 이야기를 녹음하여 정리한 글이다. 현재, 놓아버리기 3권까지 번역되어 출판되어 있다. 그는 이 책은 ‘사람짐이 일어나는 방법을 서술하고 있다’고 했다. 이 책은 깨닫기 위해 할 일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수행의 참된 목적인 ‘놓아버리기’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제대로 명상을 한다는 것은 잃는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그의 사상을 배우고 이해하여 ‘내려놓기’에 다다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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