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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 시인의 마음을 젖게 하는 한 편의 詩 - 부자상 (정 완 영 1919~2016)글.시조시인 오영호

사흘 와 계시다가 말없이 돌아가시는 
아버님 모시 두루막 빛 바랜 흰 자락이 
웬일로 제 가슴 속에 눈물로만 스밉니까. 

어스름 짙어 오는 아버님 여일(餘日) 위에 
꽃으로 비춰 드릴 제 마음 없사오며, 
생각은 무지개 되어 고향길을 덮습니다. 

손 내밀면 잡혀질 듯한 어릴 제 시절이온데 
할아버님 닮아 가는 아버님의 모습 뒤에 
저 또한 그 날 그 때의 아버님을 닮습니다

 

백수 정완영 시조시인은 평생 시조와 살다 가신 분이다. 1962년 「조선일보」에 시조 ‘조국’이 당선 등단하였다. 제주와도 인연이 깊어 명예도민이기도 했다. 고향인 김천 직지문화공원에 문학관이 있고, 백수문학상까지 제정되어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걸출한 시조시인이다. 또한 많은 작품들이 전국 곳곳에 시비로 서 있기도 하다. 위 작품은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렸던 작품이다. 첫째 수에서는 늙으신 아버님께 효도를 다하지 못한 아들의 자책감을 눈물로, 둘째 수에서는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아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그리고 셋째 수에서는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로 이어지는 혈연 의식을 되새기면서 삶의 무상함을 노래하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은은한 정과 깊은 사랑, 대를 이어 내려가는 가족의 영원한 관계를 깨닫게 하는 진정성 있는 목소리에 가슴에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게 하고 있는 작품이다. 

제주불교신문  jejubulg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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