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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영화 기생충을 보고 나서

가난함의 절규가 들리는 듯했다. 호구지책을 위해 피자박스를 접고 가사도우미를 해야 하고 수많은 알바를 전전해야 하는 사람들의 절박함이 느껴졌다. 
그런데 그들의 그 살고자하는 욕구는 급기야 거짓말을 만들고 그 거짓의 가면은 가족 모두를 비극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면서 예기치 않은 죽음까지 불러오게 한다.
한편의 블랙코미디 같은 영화다. 거의 죽음에 임박했던 주인공이 뇌수술을 받고 한참동안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처럼 너무 아프니까 오히려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어처구니없는 상황들이 자아내는 웃음은 눈물이다. 
물이 넘쳐 낡고 닳은 물건들이 둥둥 떠다니고 게다가 가장 윗칸에 있던 변기까지 넘쳐나는 형국이라니. 가난의 찌든 모습은 결코 낯설지가 않다. 하지만 그와 대조적으로 물이 넘칠 일이 절대로 없을 것 같이 높은 곳에 위치한 박사장 집은 너무도 낯설다. 창은 크고 넓으면서 마당에는 푸른 잔디가 깔려있다. 언제 일어날지 모를 전쟁에 대비해 지하 참호까지도 갖춰있다. 그림책 주인공처럼 그들에겐 생존의 고민이 있을 턱이 없다. 그런 것은 아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인 것처럼 박사장 같은 사람들에게 가난은 오히려 낯설고 먼 이야기일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주변 풍경처럼 그들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그들에게 전혀 관심밖의 일이 되고 만다. 비가 억수로 퍼붓던 날 그들의 고민은 기껏해야 캠핑을 망친 것에 대한 속상함 정도가 전부이다. 
한 세상에서 너무도 대조적인 삶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이런 상황이 스크린만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 더 슬프다. 
영화 기생충을 보면서 문득 과거와 현재 곧 밀어닥칠 미래까지 생각이 미치면서 정신이 번뜩 차려졌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영화보다 더 현실이 영화처럼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와 이웃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글.김은희 기자
 

제주불교신문  jejubulg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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