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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진의 ‘길 위에서’ (26) "지금"

내가 아는 사람 가운데 지금 이 순간을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하루에 한 번 착한 일을 하라!”
이 거창한 말은 명심보감에서 읽은 것이 아니고 그의 어머니로부터 듣고 자란 말이라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듣고 또 들어온 말, 그래서 그냥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알고 살았단다. 그의 어머니는 그냥  말씀만 하시고 넘어간 게 아니라 늘 확인을 하셨다고. 하루에 한번은 반드시 다른 사람을 도와서 그 사람으로부터 ‘그래, 착하다! 고맙다!’하는 말을 듣고 오라고 하셨다고 하니까. 그 덕분에 그는 지금도 다른 사람을 도울 일이 있으면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보물을 찾은 것처럼 얼른 손을 내민다. 길을 걷다가 누가 무거운 물건을 들고 가면 무의식적으로 “제가 들어드리겠습니다.”하고 받아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에게 착한 일은 나중에 일이 아니라 늘 지금의 일인 것이다. 
그는 요즈음 새로운 꿈을 꾼다. 그의 나이 60, 좋은 일을 하기에는 지금보다 더 좋은 때는 없다고 그는 말한다. 퇴직해서 시간도 좀 있고, 많지 않은 재산이지만 재산도 조금 모았고, 그러니 세상을 위해서 보람 있게 쓰고 가는 일을 찾아보겠다는 그는 에너지가 넘쳐 보인다. 
내가 아는 사람 가운데 지금을 사는 또 한 사람은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다. 우리는 일 년에 한번 만날까 말까 하지만 언제보아도 어제 본 듯하고, 언제보아도 관음보살의 향기가 느껴지는 분이다.
올해 교장 선생님으로 처음 부임해서 유치원 졸업식에 참석했고 그는 졸업사를 하게 되었다. 그 날 그는 일곱 살짜리에게 큰 감동받았다는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었다. 
1, 하루에 한 번 좋은 일을 하자!
2, 하루에 두 사람에게 감사하다고 말하자!
3, 하루에 세 번은 큰 소리로 웃자!

*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꼭 그렇게 하자! 그러면 누구나 정말 행복해질 수 있어요.

위의 1·2·3운동을 주제로 간단한 졸업사를 하고 학부모와 어린이들에게 다음 질문을 화두삼아 던졌다고 한다. (꼭 대답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런데 여러분, 1·2·3운동을 언제부터 하면 좋을까요?”
그 순간 잠깐의 침묵을 뚫고 7살짜리 어린이의 손이 쑥 올라오더란다. 그리고 또박또박 말하더란다.
“지금부터요!”
마치 선문답 같았던 짧고도 명쾌한 어린이의 답에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교장 선생님과 학부모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쳤다고 한다.  
우리는 언제부터 행복해야 할까? 우리는 언제부터 사랑해야 할까? 도대체 언제부터 이웃과 나누어야 할까? 
답은 지금이다!
100세 시대, 그러나 작은 자아를 위해서만 사는 사람의 한 생은 끔찍하게도 길다는 생각이 든다. 60, 70이 넘어 80,90이 되었는데도 철들지 않은 어른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 늙음과 병마가 마음을 늙게 만들고 마음을 병들게 만든다. 하지만 진짜로는 마음이 늙음을 만들고, 마음이 병마를 만든다. 부처님의 지혜로 보면 그렇다고 하니 어찌  법을 구하지 않겠는가? 
“그러면 우리는 언제부터 법을 구해야 할까?”
답은 역시 지금이다!

제주불교신문  jejubulg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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