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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회 칼럼 - 더위가 주는 가르침
강 철 남<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길상회 회원>

날이 무척이나 덥습니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는 것이기에 예상한 만큼 ‘더위’라는 것이 사람을 참 괴롭게 합니다. 더위라는 것을 이길 수는 없어도 견디어 낼 수는 있기에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열치열로 뜨거운 탕 하나로 땀을 쏙 빼기도 하고, 또 에어컨과 선풍기가 있는 시원한 곳만을 찾아다니기도 합니다. 그저 여름은 자기가 해야 할 일만을 할 뿐이나, 우리들은 왜 이렇게 덥냐며 탓해보기도 합니다.
그러다 문득 석가모니의 가르침의 하나인 고(苦)·집(集)·멸(滅)·도(道), 즉 사성제(四聖諦)가 떠올랐습니다. ‘고제(苦諦)’는 이 세상에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 매우 많다는 것을 뜻합니다. 즉 푹푹 찌는 이 여름 더위 또한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고통 중의 하나라는 것을 깨닫는 것 또한 석가모니의 가르침에 가까이 가는 길이 하나입니다.
두 번째 ‘집제(集諦)’는 그러한 고통에는 원인이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석가모니는 고통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우리의 무지(無知)와 욕심, 그리고 분노라고 했습니다. 여름이라는 것이 본분을 다 하고 있음을 알지 못한 채 시원한 것만을 탐하며, 화를 내는 것을 알아채는 것, 바로 ‘집제’인 것입니다.
세 번째 ‘멸제(滅諦)’는 고통의 원인을 없앰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나고 행복을 맞이하는 것을 뜻합니다. 더위라는 것이 들녘의 곡식을 여물게 하고, 새로운 계절을 이끌고 있음을 이해한다면 빨리 더위가 사그러지길 바라는 욕심과 분노가 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마음 속 무지와 욕심, 분노가 사라져 간다면 받아드림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지요.
마지막 ‘도제(道諦)’는 고통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 원인을 탐구해서 없애는 실제적인 길이 있으니, 그것을 꼭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마지막 실천의 의미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필자가 법정스님의 책에서 깊이 감명 받은 글귀가 바로, ‘불교는 부처를 믿는 것이 아니라, 그의 가르침에 따라 자기 자신답게 사는 길이다’입니다. 내가 부처가 되고자 하는 노력이 바로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위가 주는 불쾌감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진 의미를 바르게 보고, 생각하고, 행동함으로서 우리는 더위가 주는 가르침과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배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참으로 가르침을 주는 존재가 많습니다. 여름날 더위라는 것에도 우리는 부처가 되는 길을 볼 수 있기에 행복한 불자입니다. 마지막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하나를 더 전합니다. ‘염화미소(拈華微笑)’. 바로 말을 하지 않고도 마음과 마음이 통하여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뜻으로, 굳이 더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미소를 통해 더위가 주는 깨달음이 전해지길 기원해봅니다. 성불하십시오.

제주불교신문  jejubulg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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