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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 일기-뮤지컬 “자비 벙글으는 소리”를 보고 나서성 남 옥 <제주포교사 21기>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 시작하는 소리’..제주지역에서의 뮤지컬 공연은 생소한 느낌이 든다. 그것도 전문배우들이 아닌 순수한 합창단원들을 중심으로 하여 창작뮤지컬을 준비한 것이다. 다소 기대가 됐지만 조금 걱정도 되었다. 규모가 큰 연합합창단도 아니고, 한 사찰의 합창단이다. 1부가 시작되어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단원들의 긴장된 모습을 보며 함께 긴장하였다. 그러나 “사랑이 녹슬지 않도록 늘 가까이 해 줄게요”라는 노랫말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전혀 예측 못했던 귀염둥이 어린이 합창단의 랩은 긴장을 풀어주기에 충분하다.
 “함께 걸어가요, 부처님 되는 길! 바른말, 바른 생각. 자비로운 행동과 생명들도 아껴요. 우리가 함께하면 부처님 될 수 있죠”
어느 법문보다 쉽고 직설적으로 가슴에 와 닿았다. 
고대하던 뮤지컬이 시작되며 제주 최초의 비구니 스님이 될 안려관이 부처님 법을 만나게 되는 장면부터 전개된다. “내 마음도 어루만져 주소서” 애절한 노래가 보는 이의 가슴을 저리게 한다. “서로가 서로를 알아주니 그 마음이 부처님 마음”이라고. “이제는 더 이상 주저 하지 않고, 관세음 보살님을 모시고 염불하며 살리라”고 노래한다.
안려관 역을 맡은 장부임 보살의 노래를 통한 고백을 들으며 공연 전부터의 염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곁에 있는 거사님이 “저 보살은 뮤지컬을 해 봤던 사람이다”고 하는 말을 들으며 공연이 성공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려관은 스님이 주셨던 불타버린 관세음보살상을 안타까워하며 관세음보살상을 찾아 나선다. 바다의 심한 파도를 헤치고 비양도에 도착했을 때는 일행 모두가 초죽음 상태였다. 힘든 상태에서도 쓰러진 일행 한 사람 한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모습은 바로 자비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의식없이 지나갔고 뮤지컬은 막을 내린다.
특이한 것은 봉려관 스님의 일대기를 그린 이 뮤지컬은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되어진다는 것이다. 참으로 기발한 발상이다. 어쩌면 어느 무대에서도 시도해 보지 못한 기획일 것 같다. 어디서 그런 믿음이 나오는 걸까? 정기공연 때마다 한편씩 봉려관 스님의 일대기를 그려 나간다는 것이다. 어릴 적 매년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졌던 것처럼 벌써부터 관음자비량 합창단의 뮤지컬 공연이 기다려진다. 6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의 연습과 열정들.
주인공과 그 밖의 모든 출연자들이 온 마음을 다하는 모습이 참 자랑스러웠다. 특히, 프로를 능가할 만한 봉려관 스님 역을 맡은 장부임 보살의 역할은 우리 마음을 압도하기에 전혀 부족
함이 없었다. 평소의 성실한 태도를 바탕으로 부처님의 가피를 입은 보살의 모습은 정말 당당하고 감동적이었다. 빨리 다음 공연에서 안려관이 수계를 받아 비구니 스님이 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다시 한 번 열정적으로 공연을 해 보인 합창단원들 모두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브 라 보~!”

제주불교신문  jejubulg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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