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꽃의 장
꽃을 꺾는 일에만 팔려
제 정신을 차리지 못한 사람은
죽음의 신이 앗아간다.
잠든 마을을 홍수가 휩쓸어 가듯이.
- 위따뚜바 이야기(Vitatubha Vatthu) -
부처님께서 사위성의 기원정사에 머물고 계실 때 꼬살라국의 빠쎄나디 왕의 아들, 위따뚜바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꼬살라국의 빠쎄나디 왕은 석가 족과 혈연의 인연을 맺고자 석가족의 공주를 왕비로 맞아들이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석가족의 왕족들은 빠쎄나디 왕의 요청을 거절할 수도 없고, 공주를 후궁으로 보낼 수도 없었기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회의를 거듭했습니다. 그들은 궁리 끝에 석가족의 마하나마 왕과 노예 사이에서 태어난 어여쁜 딸 바싸바캇띠야를 아름답고 우아하게 공주인양 잘 꾸며 보냈습니다. 빠쎄나디 왕은 그녀를 여러 왕비 중의 한 명으로 삼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아들이 바로 위따뚜바입니다.
위따뚜바가 열여섯 살이 되었을 때 외할아버지 마하나마 왕과 사촌인 왕자들을 만나기 위해 외가인 카필라와뚜를 방문했습니다.
성대한 환영을 받았지만 그 보다 어린 왕자들은 모두 다른 곳으로 보내고 손위 왕자들만 성에 남아 있었습니다. 어떤 왕자도 위따뚜바에게 예를 표하지 않아도 되었지요. 외가에서 며칠을 지내고 위따뚜바 일행은 귀가 길에 올랐습니다. 왕자가 성을 나서자마자 하녀가 위따뚜바 왕자가 앉았던 자리를 우유로 닦으며 큰 소리로 “여기가 그 천한 노예 여인의 아들이 앉았던 자리야.”라고 했습니다.
그때 위따뚜바의 수행원이 빠트린 물건을 챙기러 왔다가 그 말을 들었습니다. 자신이 들은 것이 무슨 이야기인가를 추궁하자 하녀는 자초지종을 들려주었습니다. 수행원은 위따뚜바에게 그 이야기를 전했고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위따뚜바는 복수를 맹세하고 때가 되면 석가족을 멸망시킬 결심을 했습니다.
맹세대로 그는 왕이 되자 마하나마 왕과 몇몇을 제외하고는 모두 몰살 시켰습니다. 그 후 위따뚜바와 일행은 코살라로 돌아오는 길에 아치가와티 강가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날 밤 윗 지방에 큰 비가 내리고 그 영향으로 강물이 불어나 강가에서 머물던 위따뚜바와 일행은 강으로 휩쓸려 들어갔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두 비극적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석가족의 몰락은 과거 전생에 강에 독약을 풀어 물고기들을 떼 죽임 시킨 과보로 석가 족이 한날한시에 죽게 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위따뚜바와 그의 군사들의 참사에 대해서는 “큰물이 한밤중에 잠든 마을 사람들을 쓸어가듯 감각적 욕망을 갈망하는 모든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고 하시며 이 게송을 들려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