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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행복하게 뛰어 노는 도량 그곳이 바로 극락세계가 아니겠는가?천진암 어린이법회 탐방
청계 스님, 효원 스님, 고금 스님 등 세 분의 주석으로 천진암의 신행지도가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우리 불교가 늙어가고 있다. 신도 숫자의 감소는 물론이고 청년과 아이들이 절에 오지 않는다. 그런데 이러한 걱정과 달리 천진암에서는 예외가 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천진암(주석 고금 스님)은 신행의 모범을 보이는 사찰로 알려져 있다. 외형적 불사보다는 내용과 내실을, 권위주의보다는 민주적 청정도량으로 천진암의 사부대중은 자임한다. 청계 스님과 효원 스님, 고금 스님 세 분이 지난 4년 6개월간 이룬 성과는 실로 놀랍다. 짧은 기간에 천진암에서는 다섯 차례의 수행학교를 열었다. 또 어린이법회가 활성화되었고, 청년법회도 새롭게 시작되었다. 지난 9월에는 ‘제주선원’을 개설하여 신행과 참선 수행의 거점이 되고 있으며, 신행의 가장 근간이 되는 법요집의 정비와 출간, 거사림회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청계 스님은 지난 4년을 이렇게 회고했다. 
“천진암은 제방선원에서 정진하던 8명의 스님들이 지금 시대에 맞는 수행방식을 고민하며 마련한 수행공동체입니다. 그래서 3년동안 세상과 출입하지 않고 결사를 할 수 있는 토굴을 찾던 중 서울과 전라도, 부산과 경상도를 두루 찾아보다가 인연을 따라서 제주도의 천진암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우리는 산중 토굴보다는 최소한의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하여 인근에서 쌀과 두부만 구할 수 있어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도시근교에 수행처를 구하게 되었고, 천진암이 적합하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천진암에 한 분 두 분 불자들이 찾아오고, 본래는 3명이나 7~8명의 불자들만 있어도 3년동안 열심히 해보자고 생각했고, 우리가 공부하면서 생각했던 것과 또 법을 나누어 주자는 정진의 연장선에서 출발한 것이 이렇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절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고 격의없이 찾아오는 곳이어야 된다는 생각으로 어린이법회와 청년불자, 그리고 거사들의 참여에 매우 심혈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청계 스님은 수행도량을 정할 때 제주도가 불심의 순수성에 가장 이끌렸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 상의한 여덟 스님이 합의를 하고 경제적 도움을 주신 끝에 천진암에 청계 스님과 효원 스님이 먼저 주석을 하고, 고금 스님이 오가면서 법회를 이끄는 방식으로 진행해 왔다고 한다. 


천진암 수행학교는 지난 2016년부터 봄.가을 학기로 모두 5기를 수료했다. 참가한 연인원은 250여명에 이른다. 수행학교는 신행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기도와 강의, 정근의 법회 형식 속에서 불교예절과 사찰의 운영, 수행의 이론과 실천을 중점적으로 교육했다. 수행학교는 첫 회부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제주도 불자들이 법과 수행에 간절함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어린이들은 문지영 선생님의 지도아래 동안거를 떠나는 스님들께 편지를 적었다.

그후 2기부터 5기수행학교까지 문전성시를 이루어 이 과정을 통해 체계적인 교학을 이수한 신도들의 자원이 풍부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신도모임이 활성화되고 다양한 신행활동이 하나 둘 만들어지면서 조직이 분화되고 확산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천진암은 스님이 사찰운영의 중심이 아니라 재가불자들이 민주적인 소임자 모임을 통해 모든 살림이 결정되고 실행된다. 처음에는 모두들 처음 맡는 소임이다보니 매끄럽지 않았지만 이해와 협조로 잘 넘어갔다고 하며, 사찰에 오는 모든 불자들을 한 가지 이상의 소임에 동참하게 하여 아무도 제3자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 신도들은 천진암에 대해 매우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그 이유로는 사찰운영이 투명하고, 청정한 스님들의 법의 펼침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편안하게 열려있는 스님들의 철저한 무권위주의적 성품이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행복하게 한다고 한다. 


청계 스님은 수시로 강조하는 것이, “절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즐겁고 행복한 도량이 되어야 한다. 부처님의 행복은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은 법이다”라고 하면서 절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고 청년들의 패기와 남녀 누구나, 즉 사부대중이 함께 어우러지는 곳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청계 스님은 불교의 근본적 역할이 불교적 보편성을 갖고 일상 속에서 인간의 삶을 치유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불교가 이벤트나 각종 교양 및 체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은 특별한 것을 좋아하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경험은 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신행생활이 가장 기본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가족과 사회 어디에나 존재하는 여러 문제에 대해서 힘든 마음을 치유하고 닦는 수행이 가장 기본이라고 말한다. 


천진암은 지난 해에 시작한 어린이법회 ‘천진나래’가 궤도에 올라서 잘 운영되고 있다. 워낙 절이라는 곳이 어린이들이 잘 안오는 곳이다 보니 처음엔 우려도 컸는데, 지금은 절이 들썩일 정도로 어린이 법회가 활발하다.

주책임을 지고 있는 고혜선 선생님은 이러한 어린이법회의 활성화 요인으로, 스님들이 어린이들과 아무런 격식없이 함께 놀고 어울린다는 점을 들었다. 아이들은 스님들과 친할 뿐만 아니라 친구같다고 한다.

그리고 딱딱한 법회의 형식적인 부분을 과감히 걷어내고 아이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니 아이들은 의무적인 교육을 받는다는 느낌보다는 우리를 자애롭게 사랑하는 부처님과 스님이라고 생각한다.

천진암은 소임자들이 모두 모여 살림을 정하고 중요한 사항을 의결한다. 스님과 재가자들이 함께 민주적으로 운영함으로써, 투명한 사찰운영이 잘 되고 있다. .

또 어린이법회는 어려운 불교경전을 영상과 재미있게 만든 자료를 통해 접한다. 그리고 음악을 통한 명상과 요가도 배울 수 있고, 도서관과 공원 나들이를 함께 하며 친구들과 우정도 쌓기도 한다. 도자기와 전통공예나 여러가지 각종 체험활동도 진행해, 부모님들의 만족감이 매우 높다고 한다. 그리고 공양간 소임자들이 사찰음식에 뛰어난 요리실력을 갖추어 아이들의 음식과 간식에 대해 만족도가 높은 것도 큰 자랑거리다. 

고금 스님의 지도아래 담마빠다(법구경)의 행복을 주제로 청년법회를 열고 있다. 한 청년회원이“성취감이 높아야 행복한 것이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고금 스님은“불교의 행복은 일반적인 행복과 달리 궁극의 행복을 얻는 것으로, 욕망이 사라지는 경지를 추구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어린이법회는 주책임에 고혜선 님, 부책임에 이정숙, 전용숙 님, 지도교사에 제주교대 문지영 선생님 등이 봉사하고 있다. 천진암은 오라동 연미마을에 위치해 도심과 가까우며, 어린이법회는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이며, 뛰어난 사찰음식으로 건강한 식단이 차려지는 점심 공양과 놀이 등이 오후까지 이어져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청계 스님과 효원 스님이 동안거에 들어가는 봉송법회를 열고 있다.

안종국 기자  jejubulg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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