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거수행에 동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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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거수행에 동참하자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11.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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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음력 10월 15일) 동안거 결제를 맞아 전국 선원의 수좌스님들이 화두를 들고 생사일대사를 타파하느라 침식을 잊고 용맹정진에 돌입했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법어를 통해 “선원에 대중들이 모여 두문불출하며 동안거 결제에 임하는 것은 생로병사라는 윤회의 흐름에서 벗어나 부처님의 가르침인 생사해탈을 대오견성大悟見性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산북의 관음사(조계종 23교구 본사) 신도 50여명과 산남의 남국선원을 비롯한 도내 일반 사찰에서도 스님들의 지도하에 재가신도들이 동안거 석 달 동안 함께 정진한다.
안거수행은 출가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재가자들도 대분발심을 일으켜 마치 거문고 줄을 고르는 것과 같이 급하거나 느슨하지 않게 수행 정진함으로써 생사윤회의 종지부를 찍는 도와 과를 증득할 수 있다. 부처님 재세 시에 아라한은 아니지만 예류도에서 불환과까지 증득한 재가불자들이 수두룩하다. 
조계종의 수행가풍은 간화선이다. 그러나 이것만이 유일하고 최상승인 것은 아니고 지관止觀수행, 염불, 주력염송, 독경 등 다양하다. 전생의 수행 업력에 따라 근기에 맞는 수행방편을 선택해서 일념一念을 이루면 된다.
현재 선불교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불교는 1000여 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범부중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행법을 체계화하지 못했다. 그 틈새로 미얀마의 위빠사나 수행법이나 서양에서 마음챙김(mindfulness)이라고 불리는 초기불교의 사띠(sati) 수행법이 선방 안까지 침투하고 있다.
범부는 바깥 경계를 취하고, 수행자는 홀로 항상 청정하여 생사에 기대지 않는 한 물건을 취한다. 범부는 과거에 대한 후회나 탄식, 또는 미래에 대한 근심과 걱정 때문에 지금·여기에서 ‘참 나’ 찾기를 놓치고 살고 있다. 
좌선은 자신과 대상(경계)에 대한 통찰과 올바른 이해, 자각과 집중을 바탕으로 한다. 자각이란 ‘깨어 있음’이다. 명상은 경험자기를 매 순간에 머물게 함으로써 수많은 생각이나 느낌, 갈애에 휩쓸리는 데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유로워지는 길을 제시한다.  
동안거는 한해의 삶을 되짚어 보며 다음 해를 준비하는 배움의 기간이기도 하다. 오로지 화살 하나로 돌 호랑이를 쏘아서 붉은 피를 보겠다는 열의로 부모미생전父母未生前의 마음을 깨닫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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