坐禪儀(좌선하는 법) - 종색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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坐禪儀(좌선하는 법) - 종색 선사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11.1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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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사찰들이 동안거입제식을 하고 본격적인 안거에 들어갔다. 이에 종색선사의 좌선법을 소개한다.  종색 선사는 중국 송나라 때 스님. 운문종의 법운법수(法雲法秀) 스님에게 출가해서 장로응부(長蘆應夫)의 법을 이어받았다. 1102년부터 1105년경에는 하북성 홍제선원(洪濟禪院)과 장로사(長蘆寺)에 머물기도 했다. 특히 홍제선원의 주지로 있을 당시 선종 사원의 독자적인 계율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선원청규(禪院淸規>를 저술했다. 종색선사 좌선법 다음으로는 간화선 좌선법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좌선하는 자세
지혜를 배우는 사람들은 먼저 큰 자비심을 일으키고 넓은 서원을 세워서 정미롭게 삼매(三昧)를 닦아야 한다. 중생을 제도하고자 서원(誓願)하고 내 한 몸만을 위해 해탈(解脫)을 구해서는 안 된다.
모든 인연을 놓아 버리고 만사를 쉬어, 몸과 마음이 하나 같고 움직이고 고요함에 틈이 없어야 한다. 음식의 양을 헤아려 너무 배부르거나 배고프지 않게 하고, 잠을 조절하여 모자라거나 지나치게 하지 말라.
좌선을 할 때는 고요한 곳에서 두터운 방석을 깔고 하라. 허리띠는 느슨하게 매고, 몸가짐을 단정히 한 후에 결가부좌(結跏趺坐)를 한다.
오른쪽 발을 왼쪽 넓적다리 위에 놓고, 왼쪽 발을 오른쪽 넓적다리 위에 놓는다. 반(半) 가부좌를 하는 것도 무방하지만 이때 왼쪽 발을 오른쪽 넓적다리 위에 올려놓는다.
다음으로 오른쪽 손을 왼쪽 발 위에 놓고, 왼쪽 손등을 바른쪽 손바닥 위에 놓는다. 두 엄지손가락 끝을 서로 맞대고 서서히 허리를 편 다음 전후 좌우로 몇 번 움직여서 몸을 바르게 하고 단정히 앉는다.
왼쪽으로 기울거나 오른쪽으로 기울거나 앞으로 구부리거나 뒤로 넘어가게도 하지 말고, 허리와 척추, 머리와 목을 똑바로 세워 그 모양이 부도(浮屠)와 같게 한다. 이 때 몸을 너무 긴장시켜 호흡을 부자연스럽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귀와 어깨는 가지런히 하고, 코와 배꼽을 일직선상에 두며, 혀는 입천장에 대고 입을 다문다. 눈은 반만 떠서 졸음에 빠지지 않도록 한다. 이와 같이 해서 선정을 얻으면 그 힘이 크게 넘칠 것이다.

눈을 감지 말라
옛날 선정(禪定)을 닦던 스님들은 앉아서 항상 눈을 떴으며, 법운원통(法雲圓通) 선사도 눈을 감고 좌선하는 사람들을 꾸짖기를 ‘깜깜한 산의 귀신굴이 된다.’ 고 하였다. 여기에 깊은 뜻이 있으니 통달한 사람은 알 것이다.
자세가 안정되고 호흡이 조절된 다음에는 아랫배에 지긋이 힘을 주고, 일체의 선악을 생각하지 말라. 잡념이 일어나면 거기에서 곧 깨어날 것이니 깨어나면 곧 사라질 것이다. 오래도록 인연을 잊으면 저절로 조금 이루어질 것이니, 이것이 좌선의 요긴한 비법이다.

안락의 법문
곰곰이 생각하면 좌선은 안락(安樂)의 법문이지만, 사람들이 흔히 병을 얻는 것은 모두 마음을 잘못 쓰기 때문이다. 이 뜻을 잘 터득하면, 자연히 온몸이 편안하고 정신이 상쾌해질 것이다. 바른 생각이 분명하고 법의 맛이 정신을 도와 고요하고 맑은 기쁨을 누릴 것이다. 한번 밝게 된 사람이라면 용이 물을 얻은 것 같고, 호랑이가 산을 의지한 것과 같을 것이다. 아직 밝게 되지 못한 사람은 바람에 의해서만 불을 일으키려는 것과 같아서 그 힘이 모자랄 것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판단하고 절대로 서로 속이지 말라.
도가 높아지면 마(魔)가 성하는 법이어서 역경과 순탄함이 만 가지나 된다. 그러나 바른 생각이 나타나면 그 어떤 것에도 거리끼지 않을 것이다.
‘능엄경’과 ‘천태지관’과 규봉의 ‘수증의(修證儀)’에 악마의 일을 두루 밝혀,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예비해 두었으니 반드시 알아두어라.

좌선이 끝났을 때
좌선이 끝나 일어설 때는 천천히 몸을 움직인 다음에 편안히 일어나고 갑자기 일어서지 말라. 좌선에서 일어난 뒤에는 어느 때나 항상 좌선의 방법에 의하여 선정(禪定)의 힘을 보호하고 유지하기를 어린애를 돌보듯 하라. 그러면 선정의 힘을 쉽게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 선정의 한 문이 가장 급한 일이다. 만약 선정을 잘 이루지 못하면 여기에서는 모든 것이 망망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슬을 찾으려면 물결이 가라앉아야 한다. 물결이 일렁이면 찾기 어렵다. 물결이 가라앉아 맑고 깨끗해지면 마음의 구슬이 저절로 나타난다.
‘원각경’에 이르기를 ‘거리낌없는 청정한 지혜가 다 선정에서 나온다.’ 고 하였고, 법화경에서는 ‘고요한 곳에서 마음을 닦고, 편안히 머물러 움직이지 않기를 수미산처럼 하라.’ 고 하였다.
범부와 성인을 뛰어 넘으려면 반드시 반연을 고요히 하고, 앉아서 가고 서서 가려면 선정의 힘에 의지해야 한다. 한평생 힘을 기울여도 오히려 잘못될까 두려운데, 하물며 게을러 가지고야 어떻게 생사의 업을 막아내겠는가.
그러므로 옛 사람이 이르기를 ‘만약 선정의 힘이 없으면 죽음의 문에 굴복당하고, 눈앞이 캄캄하여 갈팡질팡 헤매게 될 것이다.’ 라고 하였다. 바라건대, 모든 참선하는 벗들은 이 글을 거듭거듭 읽고,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여 다 같이 바른 깨달음을 이룰지어다. 

<간화선> 좌선법 
좌선을 하려면 조용하고 정갈한 곳이 좋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점은 지나치게 장소나 환경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가짐이다. 달마 선사는 “밖으로 모든 인연을 끊고 안으로 헐떡거림이 없어 마음이 장벽과 같이 되어야 가히 도에 들어 간다”고 하셨다. 육조 혜능 선사는 『육조단경』에서 “밖으로 모든 경계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좌坐라 하고 안으로 본래 성품을 보아 어지럽지 않는 것이 선禪이다”라고 하셨다. 참으로 조사스님들의 고구정녕하신 가르침이다. 
좌선법은 먼저 큰 서원을 세워야 한다. 
-바른 법에 대한 신심이 견고하여 영원히 물러나지 않겠다. 
-나고 죽는 생사윤회에서 벗어나 결정코 본래 면목을 깨달으리라. 
-반드시 부처님의 혜명을 잇고 모든 중생을 다 제도하리라. 
이러한 원력을 양식 삼아 좌선할 때만이라도 모든 반연을 놓아 버리고 화두를 면밀히 참구해야 한다.
1. 좌선하는 방법에는 결가부좌와 반가부좌가 있다. 결가부좌는 오른쪽 다리를 왼쪽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왼쪽 다리를 오른쪽 허벅지 위에 올려놓는 자세다. 이때 두 다리를 허벅지 깊숙이 올려놓아야 자세도 안정되며 오래할 수 있다. 반가부좌는 좌복 위에 앉아 왼쪽 다리를 오른쪽 다리 위에 올려놓거나(길상좌)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위에 올려놓는다(항마좌).  
2. 허리를 자연스럽게 반듯이 세우고 양쪽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양쪽 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코와 배꼽이 수직이 되도록 한다.   
3. 손은 길상좌일 경우 오른 손바닥을 왼발 위 단전 앞에 자연스럽게 놓고 그 위에 왼 손바닥을 포개어 얹는다. 양쪽 엄지를 가볍게 서로 닿게 붙인다(법계정인). 항마좌인 경우 그 반대로 하면 된다.   
4. 입과 이는 긴장을 풀고 살짝 다물며 혀를 말아 혓바닥 아래쪽이 입천장에 닿도록 한다. 눈은 반쯤 뜨되 부릅뜨지도 말고 감지도 말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마치 머리가 없는 것처럼 생각하고 1~2 미터 앞바닥에 시선을 내려놓는다.  
5. 음식을 너무 많이 먹지 말고 약간 부족한 듯하게 하라. 허리끈은 여유 있게 하고 가능한 말을 많이 하지 말며 모든 긴장을 풀어버리도록 하라.  
6. 호흡은 지극히 자연스럽게 하라. 약간 깊이 들이 마시고 천천히 내쉰다는 생각으로 하되 너무 신경 쓰지 말고 화두만 참구하라.  
7. 몸과 마음을 통째로 화두에 바쳐 버렸다는 마음가짐으로 온통 화두와 하나 되어야 한다. 좌선이 잘 된다는 생각도 잘 안 된다는 생각도 모두 망상이니 오직 화두 참구만 애써 노력하라. 간절하고 진솔하게 하되 속효심도 해태심도 내지 말라.  
8. 경책(警策) - 좌선 중에 졸거나 정신을 집중하지 않아 자세가 흐트러지면 죽비로 경책을 한다. 경책은 바른 수행을 돕는 문수보살의 가르침이다. 경책을 할 때는 소임자가 경책 받을 사람의 오른쪽 어깨 위에 죽비를 가볍게 올려놓고 지그시 누르면서 경책할 것을 알린다. 그러면 경책 받을 이는 졸음에서 깨어 합장하고 머리를 왼쪽으로 가볍게 기울여 어깨로 경책 받도록 한다. 경책 받은 다음에도 합장하여 감사의 인사를 하고 다시 바른 자세로 되돌아간다.  
9. 좌선 시간은 50분 앉았다가 10분 포행하는 게 기본이지만 너무 시간에 구속되지 않아야 한다. 포행은 방선放禪 시간에 선방 안팎을 천천히 걸으면서 다리를 풀어 주는 것을 말한다. 포행 시에도 화두를 놓아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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