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과 망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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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과 망념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11.1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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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의 향기 ...... 규봉종밀선사송(圭峯宗密禪師頌)

本覺眞心妄念翳(본각진심망념예) 
猶如明鏡被塵蒙(유여명경피진몽) 
今用奢摩澄妄念(금용사마증망념) 
客塵已滅卽心空(객진기멸즉심공) 
由是十方諸佛現(유시시방제불견) 
由來凡聖本圓融(유래범성본원융) 
我心元在佛心裏(아심원재불심이)  
何疑佛現我心中(하의불현아심중) 
裏放身心隨血脈(이방신심수혈맥) 
綿綿出入寂無聲(면면출입적무성) 
於此自然心易定(어차자연심역정)  
於此佛祖證無生(어차불조증무생) 

본각의 마음 허망한 생각에 가려진 것이
마치 밝은 거울에 먼지가 낀 것과 같네.
지금 사마타를 작용하여 망념을 맑히니
객진번뇌 소멸하고 마음은 텅 비네.
이로 말미암아 시방 모든 부처님 나타나고
범부와 성인이 본래 원융하도다.
내마음이 원래 부처님 마음속에 있거니
부처님이 내마음에 있음을 어찌 의심하랴.
몸과 마음을 너그럽게 놓아 혈맥 따르고
면면히 출입함이 고요해 소리가 없다.
여기에서 저절로 마음은 쉽게 안정되고
여기서 부처님과 조사는 무생을 증득하네.

규봉종밀(圭峯宗密,780-841)선사는 이 게송에서 진심과 망념을 구분해 밝히고 있다. 불교에서는 진심과 망념이 다른 것이 아니라 같은 것으로서 보는 경우도 있다. 즉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마음 작용을 진심이라고 보는 경우와 망념이라고 보는 것이다. 규봉 선사는 진심을 가리는 망념이 있어서 마치 거울에 먼지가 끼는 일과 같다고 하였다. 그래서 사마타로  망념을 멈추고 그치게 하면 맑아진 마음이 텅 빈 공한 자리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시방 부처님이 나타나고, 범부와 성현이 본래 원융한 경지가 되며, 나의 마음이 원래 부처님 마음 안에 있기 때문에 내 마음에서 부처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윽고 몸과 마음을 놓고 혈맥이 통하게 되면 소리가 없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고 하였다.
규봉종밀 선사는 사천성(四川省) 과주(果州) 출신으로서 속성은 하(何)씨이다. 명문가 출신으로서 소년기부터 유학을 공부하고, 28세에 과거시험을 보러 가다가 도원(道圓)화상의 법석에 들렀다가 법문에 감동하여 승려가 되었다. ​
종밀은 중국 당대(唐代) 최고의 학승이며 동아시아불교에 미친 영향은 대단했다. 종밀은 한국 선에도 큰 영향을 주었는데, 한국 선에 영향을 준 중국의 2대 종장을 들라면 대혜종고와 규봉종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종밀은 불교의례에서도 큰 영향을 끼쳤는데, 그가 편찬한 <원각경도량수증의(圓覺經道場修證儀)>는 불교의례를 집대성하여 이 책을 전범으로 절에서의 의례가 행해지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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