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호의 마음을 젖게 하는 한 편의 시 - 빛살이고 싶더이다 / 김 영 흥 (1942~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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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의 마음을 젖게 하는 한 편의 시 - 빛살이고 싶더이다 / 김 영 흥 (1942~1997)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11.2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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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살이고 싶더이다

김 영 흥 (1942~1997)


혼과 혼 메아리가 종소리로 울리던 날
푸른 정 곧은 사람 더불어 꽃책펴고
어둠을 긋는 반딧불 빛살이고 싶더이다


김영흥 시인은 제주시 애월읍 출신이다. 1990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했다. 오현고등학교에서 21년 간 교사로 근무하다 지병으로 작고했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이다. 유훈으로 5,000만원을 오현고에 장학금으로 기탁해 교육계 안팎에 감동을 주기도 했다. 위 시는 오현고 도사관 앞에 누워 있는 오석에 새겨져 있는 시조다. 오현고 국어교사들이 주축이 되어 교직원들의 뜻을 모아 이 시비를 건립했다. 비록 김 시인은 이승을 떠났지만 근무했던 교정엔 늘 살아 있어 학생들과 눈을 맞추고 있다. 어쩌면 영원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위 시는 시적 화자의 교사상을 엿볼 수 있다. 혼을 다한 정성으로 올곧은 사람을 키우려는 마음이 서려 있다. 더불어 학생들에게 가르침을 통해 반딧불처럼 밝은 빛 희망과 꿈을 심기 위한 교사의 사명감을 담아 진솔하게 노래하고 있다. ‘선생은 많지만 스승은 없다’는 말이 있다. 이런 말을 들을 땐 왠지 입이 씁쓸해진다.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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