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사 - 아름다운 나눔과 봉사의 실천 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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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사 - 아름다운 나눔과 봉사의 실천 도량
  • 김익수 대기자
  • 승인 2019.11.2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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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신문 30주년 특별기획“제주 절오백” ⑪ 영암사 (주지 제법 스님)
영암사 주지 제법 스님

사찰은 남쪽위로 가파른 경사를 이루고 있다. 속칭 굴동산이라고 하는 곳에 자리잡고 있는 사찰, 바로 일붕선교종 영암사다. 좁은 올레길을 따라 2백여 미터를 가노라면 영암사라는 사찰을 알리는 안내 표지판이 서있다.
늦은 아침, 영암사로 들어서는데, 꽤나 나이 들어 보이는 모과나무에는 몇 방울의 모과가 달려있다. 가까이 다가서니 못난이 모양을 한 모과의 은은한 향이 매력을 한껏 풍긴다. 제주 절오백, 오늘은 일붕선교종 영암사를 찾았다. 김장 준비로 항아리를 둘러보기 위해 시내로 나가시려는 참에 제법 스님을 잠시 만났다. 

영암사 대웅전. 앞에 보이는 비가 사적비이다.

▲안녕하십니까. 지난 6일이었죠. 제주문예회관에서 일붕 서경보 대종사 스님 탄신 105주년 창작 음악극을 봉행했었는데요. 주변에서는 많은 준비와 합창단원들이 맹렬한 연습의 결과로 관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예: 창작 음악제가 원만하게 회향 할 수 있었던 것은 여기에 참가한 합창단원을 비롯해서 관계자 여러분들이 적극적으로 힘써 주신 결과라고 생각하면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영암사 사찰은 역사가 그리 깊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 내력에 대해서 말씀을 주셨으면 합니다.
△예: 영암사는 지난 1986년 8월에 속칭 굴동산 자리에 임야 백여 평을 매입하고, 천막을 치고 관세음보살을 모시면서 불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어서 88년에는 법당이 준공되고 전법포교활동을 하면서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의 쉼터이면서 의지처로 자라잡아 나가게 되었죠. 이어서 지난 95년에 110평 규모의 2층 대웅전을 낙성해, 대웅전내에는 석가모니불과 협시불로 문수, 보현보살이 봉안되었습니다.

야외 불사


▲불사한지도 30년이 지났군요. 스님께서는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자비암도 개원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만, 자비암에 대해서도 말씀을 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니까 2003년 10월에 조천읍 선흘리에 ‘푸른 영암 자비암’ 이란 명칭으로 개원했죠. 혼자 사시는 노인과 형편이 어려우신 70세 이상 노인들이 무료로 기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불제자로서 불심은 한 마디로 어떻게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예: 저는 불심을 ‘거짓이 없는 진실한 마음에서 나오는 지혜’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시다면, 봉사하는 마음에 대해서 어떤 말씀을 주시겠습니까?
△진정한 나눔과 봉사는 자신의 몫을 다 채우고 남은 것이 있어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부족하더라도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며, 봉사는 귀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 가치를 깨닫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불심은 이러한 봉사에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나눔과 봉사는 그 자체가 아름다운 삶을 유지한다고 할까요. 

영암사 경내


▲스님께서는 봉사와 나눔은 일상 그 자체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서 크고 작은 봉사와 나눔이 큰 결실을 맺은 가운데, 지난 ‘2003년에 전국자원봉사자대회’ 국민포장을 받는 영예를 안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2011년도에는 김만덕상을 수상하셨구요. 한편 봉사단체인 ‘영암자비회’를 결성해서 운영해오고 있지 않습니까?
△무의탁 노인이나 소외계층을 돕기 위한 사업들 모두가 영암자비회원들이 한결같은 봉사정신과 실천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 분들의 수고와 노력이 없이는 큰일을 이룰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오는 12월 초순에도 배추 2백포기를 준비해서 김장김치를 마련해 선흘리에서부터 애월 봉성리까지 어려운 어르신들께 나눠드리게 될 것입니다. 

대웅전내에는 석가모니불과 좌우 협시불로 문수.보현보살이 봉안됐다


▲영암사 내에는 암자굴이 있다고 하시던데요. 산신각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산신각을 모신 굴사로서 어려운 일이나 힘든 일, 불사를 앞두고는 산신각에서 기도에 들어섭니다. 꽉 찬 마음을 내려놓고 텅 빈 마음으로 말입니다.
▲2019년도 한 해도 한 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한 해를 마감한다고 할까요. 지나온 시간에 대해 어떤 말씀이라도 있으신지요?
△예: 올 한해도 숨 가쁘게 지나간 것 같습니다만, 마음 한 번 돌리면 마음이 편합니다. 그러면 일도 잘 풀리는 것 같구요. 너무 일에 집착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좋다고 할까요. 지나간 것은 생각을 멀리하고, 오는 일도 너무 급하게 다그치지 않은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최고란 오늘 이 순간에 있다고 봅니다. 오늘 이 시간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영암사로 들어가는 길목

스님은 그렇게 말씀하신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소중한 존재이며, 누구하고도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라며, 이들과 함께 하는 것은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부처님이 내게 내려준 소중한 업이라고 말씀하신다. 나눔과 봉사의 실천으로 어려운 이웃들이 맑고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열어갈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행복한 삶이요, 자비광명의 길일 것이다. 

영암사 입구에 서 있는 늘 푸른 소나무 한 그루가 한라산의 정기를 이어받고, 제주바당을 안 몸에 안기듯 품고 있는 것을 바라보면서 제주 절오백 영암사에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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