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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의 마음을 젖게 하는 한 편의 시 "관음 觀音"

관음 觀音

김 용 길 (1947 ~  )

아침 해 떠올라
물빛 씻어 내리더니 
허공에 무지개 뜬다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먼 바다 울리는 파돗소리

여기 법당 뜰에 앉으면 
들리는 것들은 
모두 관음이러니
하늘 한 쪽 귀에 걸고 
부처님 신발
손에 들고 
서西로 돌아 만행길 
예서부터 시작이러니


김용길 시인은 서귀포 출신이다. 1966년 대학 1학년 때 「문학춘추」 신인상에 당선 등단했다. 위 시는 서귀포 정방사 뜰에 시비로 서 있다. 2016년 가을 저녁 시비는 찬연하게 영원한 생명을 다는 제막식을 가졌다. 따라서 한량없는 시의 향기가 길 잃은 나그네의 이정표가 되었다. 그래서 시적 화자는 보살의 경지에 올랐나 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자연에서 빚어내는 무지개,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파돗소리가 모두 관음으로 들리겠는가. 또한 하늘 한 쪽 비어내어 귀에 걸고 부처님 신발 손에 들고 서방정토로 떠나는 만행의 출발점이 바로 정방사라는 것이다. 그러니 여기에 온 모든 중생들은 부처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리라. 주위의 환경을 품어 안은 시 한 편이 주는 감동은 그 곳에 가지 않더라도 말없이 번지는 법향은 멀리멀리 퍼질 것이다. 서귀포 정방사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온다. (시조시인) 

제주불교신문  jejubulg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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