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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December -이수남 사진가

벌써 12월이다. 황금돼지가 물러가고 조만간 하얀 쥐가 새롭게 얼굴을 내밀 것이다. 
나이가 들어 할 일은 많은데, 해는 짧고 석양은 뉘엇하다. 초조함이 몰려오는데, 아직도 나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면, 고도가 누군인지, 무엇인지 고도를 왜 기다리는지 혼란스럽다. 우리 삶도 어쩌면 그 혼란한 희망, 막연한 기다림에 의지해 있는 것이 아닌지 싶다.  
잎을 모두 떨군 나목은 버리고 또 버리며 겨울, 그 흰 눈을 기다리고 있을까? 
나무는 이제 창공을 향해 뻗은 저 가지들로 바람을 기다리고 있을까? 
더 버릴 것도 새로울 것도 없는 12월의 나목들은 그 가지 줄기가 허공에 여백을 있음을 증명하는 것일까?  
내게 남은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도 저 나무는 여백에 영원을 그린다. 
그래, 12월은 상실이 아니다. 여백이 남긴 그리움이다. 

제주불교신문  jejubulg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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