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새해맞이는 참회 정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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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새해맞이는 참회 정진으로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12.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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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13시 19분에 동지가 들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일양시생(一陽始生)의 계절이 시작된다. 볕 바른 밭에는 보리의 여린 싹들이 다붓다붓 돋아날 것이다. 
한 줄기 햇볕이 봄기운을 알리지만 기해년 황금 돼지해는 속절없이 저물고 있다. 되짚어보면 왜 그랬나 싶을 정도로 개인의 삶이든 나라의 삶이든 모두가 허물투성이였다. 
민간경제가 활력을 잃고 성장 동력은 위축됐다. 최저임금의 연차적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 강화는 독이 되어 민생은 피폐화되고, 올해의 국내 정치 상황을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교수신문이 선정한 ‘공명지조(共命之鳥)’가 말하는 바와 같이 진영 논리의 화마가 사회를 둘로 쪼개고, 잠잠하던 북핵(北核) 위협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도내 또한 갈등과 분열이 샘물처럼 솟아올랐다.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찬·반 논쟁이 극렬화 되고, 도정과 도의회까지 행정시장 직선제, 제2공항 공론화 문제 등을 놓고 사사건건 부딪혔다. 
무명과 갈애에 치달리다가 세밑에 이르면 이제야 자신의 허물을 보고 두려움에서 눈을 크게 떠 사방을 둘러 안식처를 찾는 것이 범부중생의 자화상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도내 상당수 사찰과 신행단체가 한해를 뒤돌아보며 그동안의 죄업을 참회하고 경자년 새해에는 같은 일을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여러 가지 정화의 방편을 드러내고 있음이다.
조계종 제23교구 본사 관음사는 오는 31일 오후 18시부터 다 함께 법화경을 독송하며 올해 쌓인 탐·진·치 삼독의 때를 벗겨내고 제야의 범종 타종식과 다라니기도를 끝으로 새해를 맞이한다.
몸은 절을 하고, 입은 청정한 불보살님의 명호나 진언을 외우며, 생각은 오직 청정한 선법의 대상에만 몰입함으로써 모든 업을 정화시켜 나가는 정진이 되어야 한다.
경자년의 뜻풀이는 씨앗을 품고 있는 열매를 상징하는 해. 나무가 자기 뿌리를 잘 돌보듯 사람이 자기가 선 자리를 잘 돌본다면 금생과 내생의 행복 열매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새해 아침에 깨달음의 원력을 굳게 세우고, 또 깨달음의 씨앗을 품으며 ‘나는 기필코 혼자서 해탈을 성취하겠다.’는 마음으로 참회·정진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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