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수기 - 페스티벌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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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수기 - 페스티벌에 다녀와서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9.12.2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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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자 _ 법화사 마야합창단 단장

어제는 늦은 가을비가 촉촉하게 내리고 겨울의 길목에서 나는 오늘도 밝은 햇살의 아침을 맞는다. 전생의 인연으로 맺어진 우리는 법화사마야합창단원들이다. 염불도 배우고 교리도 배우며 보리 마음 내어 참 나를 배우고 깨우치며 불법으로 노래를 한 지도 긴 세월이 된 것 같다. 
80년 후반 시몽 스님이 창단하여 법화사 마야합창단이라 명칭하여 지금까지 온누리 부처님의 진리를 노래로 전하고 있다. 불교합창제와 각 불교 자생단체에도 참여하고 49제 음성공양을 올릴 때면 눈물이 흘러 목이 메일 때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결혼식 축하곡을 불러줄 때면 마음이 고와지고 기쁨도 느낀다. 
우리 아들.딸이 애기였을 때 저녁 먹여 잠재워놓고 버스타고 서귀포에 합창연습을 다닌 적도 몇 년이 된 것 같다. 이제 그 애기들이 시집가고, 장가가서 내가 손주를 볼 정도로 30년이 훨씬 넘는 세월동안 합창단원으로 합창단장도 두 번 씩이나 영광스럽게 맡고 보니 감회가 새롭다. 
우리를 열심히 노래 지도해주시는 김희자 지휘선생님의 공과 덕인 것 같아 늘 감사를 드린다. 큰 비가 내리고 폭설이 내려도 제주시와 서귀포 법화사를 넘나들며 매주 수요일이면 합창연습에 연습을 쉬지 않고 지도해주신다. 올해 새로 부임해 오신 우리 절 법화사 주지 정오스님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다. 


2017년도 11월에는 서울 조계종 총무원이 주간하고 음악원이 주최하는 전국불교합창제 신작발표페스티벌에 참가하여 영광의 그랑프리대상을 받아 가슴이 뛰고 벅차올라 우리 단원님들과 기쁨의 환호를 하기도 했다. 전국 각 사찰 합창단 10팀이 벌이는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아서 너무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상금으로 불우한 학생 세 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부처님 법 널리 알리고자 노래를 부르면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이밖에도 많은 봉사를 하기도 하며 우리 단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한마음으로 서로 위로해주고 우정에 친분도 다지고 사랑하며 화합하는 모습 모두 열심히들 합창연습을 하는 것을 보면 단원의 한 사람으로 너무 기쁘고 반갑고 뿌듯하다.   
올 11월에 또 서울에 나들이를 가게 되어서 마음이 설렌다. 전국불교합창경연대회 신작발표페스티벌에 앵콜 참석을 초대받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더 가슴이 벅차오른다. 2년 전 그랑프리 대상 그 영광의 순간을 떠올리며 한 송이 연꽃으로 피어나리라~ 참 좋다. 연습에 연습을, 지휘 선생님의 지휘 아래 모두가 한마음으로 연습하는 날이면 농담 반 웃음 반 남녀혼성합창단이라 함박웃음 꽃이 핀다.  
요즘 밀감을 따야하는 시기라 너무 바쁜데 일손을 잠시 미루고 2박3일 일정으로 우리는 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나들이에 나섰다.
맑고 화창한 아침, 즐거운 마음으로 우리 절 인자하신 부처님께 108배를 올리고 버스에 오르니 우리 단원님들 모습이 가을에 활짝 핀 국화꽃처럼 향기롭고 아름다웠다. 서울 차창 사이로, 유유히 흐르고 있는 한강 너머로, 높다란 빌딩숲 사이로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고 활기차 보인다. 


위례 상월선원에 들려 천수경 독송도 하고 소원등도 달고 차와 다과도 먹으면서 참선에 든 스님들의 모습을 마음속 깊이 새기며 동안거에 드신 스님들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시기를 발원했다. 이 도정에 우리 주지스님이 같이 동행해 주시어서 고마웠다. 
본 행사 경연대회 축하무대에 오르기 5분전, 바이올린 선생님을 챙기러 계단을 내려가다 선생님 구두 밑창이 빠져버려 놀란 가슴 안고서도 얼굴에 환한 미소를 머금고 무대에 올라 웃음으로 지휘에 임하시는 모습에 우리들은 이 모두가 부처님이 가피력으로 항상 보살펴주시고 계시다는 것을 느끼면서 축하공연 합창을 하니 저 앞 관객들의 환호 소리와 앵콜! 앵콜! 소리, 함성과 박수갈채 속에 공연을 마쳤다. 
우리 합창단원들 노랫소리가 멀리멀리 퍼져서 온누리에 연꽃처럼 피어나리라. 다음에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 어디든 합창을 하리라고 마음에 새기며. 부처님의 법과 진리를 노래에 담아 오늘도 나는 목청을 가다듬고 소리를 내어본다. 이것이 곧, 보시공덕 음성공양 공덕이 아닐까? 나무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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