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계향이 충만한 새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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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계향이 충만한 새해가 되기를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1.0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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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예측 불가능한 다양한 고통과 갈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 근심과 불안감이 팽배하다.
미세먼지의 공습경보가 울리고, 중동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고, 민생 돌봄은 아랑곳 않고 4.15 총선을 100일 앞두고 권력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북한의 비핵화 포기와 핵 전술 및 전략의 고도화 등으로 인해 그 업보가 예견되고 있다.
이 세계가 인간의 삼독(三毒)심으로 물들어갈수록, 우리 불자들은 탐욕과 사리사욕이 없는 ‘새 아침’, 성냄과 증오가 사라진 ‘새 아침’, 혼돈과 미망이 없는 ‘새 아침’의 출현을 기대한다. 
우리 불자들은 참선, 기도, 간경 등의 방편을 통해 마음의 때를 씻고, 본래 부처자리를 찾겠다는 수행의지로 새해 첫날을 맞았을 것이다. 저마다 화가가 되어 마음속 커다란 캔버스에 소망이라는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자기만의 작품을 완성시켰을 터이다.
이는 불자들의 덕목인 지혜와 자비로 재무장해 경자년 365일을 ‘부처님처럼 살겠다.’는 약속이자, 정법에 의지해 신행하는 불자가 되겠다는 서원과 다름없다.
이번 겨울에는 큰 추위 없이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때 아닌 봄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고 한다. 봄꽃의 향기도, 비를 몰고 오는 바람도, 칠보도, 부드러운 달빛도 이 중생들의 열병을 잠재울 수 없지만 잘 보호되고 성스럽고 최고로 시원한 지계(持戒)만이 그것을 잠재울 수 있다.
어디에 계의 향기와 같은 향기가 또 있을까. 그것은 바람을 따라, 또 바람을 거슬려 고루 퍼진다. 계는 천상에 오르는 사다리요, 열반에 들어가는 문이다. 
새해 경자년의 뜻풀이는 씨앗을 품고 있는 열매를 상징하는 해이다. 열매가 견실하려면 뿌리가 튼튼해야 하듯 우리 불자들은 자기가 선 자리, 흐트러짐 없는 몸가짐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새해 첫날 서원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도 불자들은 지계수행을 통해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장애를 극복해야 한다. 장애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한 나를 바꿀 수 없고, 궁극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사회에 계향(戒香)이 넘치는 한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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