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하스님의 법구경 58,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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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하스님의 법구경 58, 59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1.1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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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한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 더미 속에서도
은은하게 향기를 뿜으며
연꽃이 피어오르듯이

59. 버려진 쓰레기처럼 
눈먼 중생들 속에 있으면서도
바르게 깨달은 사람의 제자는
지혜로써 찬란히 빛나리라.

- 가라하딘나 이야기 Garahadinna Vatthu -

 

부처님께서 사위성의 기원정사에 머물고 계실 때 부호 가라하딘나와 기적의 연꽃과 연관된 게송을 들려 주셨습니다.
사위성에 시리굿타와 가라하딘나 라는 두 친구가 있었습니다. 시리굿타는 부처님의 제자였고 가라하딘나는 불자들에게 적대감을 갖고 있는 외도, 니간타의 추종자였습니다. 
외도 니간타들의 사주로 가라하딘나는 자주 시리굿타에게 “부처님 제자가 되어 얻는 이익이 무엇이냐? 자, 그러지 말고 우리 스승에게 가자.”라고 권유했습니다. 끈질긴 가라하딘나의 청에 시리굿타가 “너의 스승은 무엇을 아느냐?”고 묻자 가라하딘나는 자신의 스승들은 모든 것을 다 알며 신통력으로 과거, 현재, 미래는 물론 다른 이들의 생각까지도 모두 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시리굿타는 니간타들을 초청하여 공양을 올리겠노라고 했습니다. 그의 의도는 니간타들의 실체를 알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을 초청하고 시리굿타는 깊고 긴 구덩이를 파고 그곳을 더러운 오물로 채우고는 잘 덮어놓고 그 위에 그들의 자리를 위태롭게 마련했습니다. 다른 한쪽에는 커다란 그릇들이 천과 바나나 잎으로 덮어져 있는데 마치 밥과 반찬으로 가득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모든 준비가 다 끝나고 니간타들이 도착했고 그들은 한 명씩 들어와 각자 정해진 자리 앞에서 동시에 앉도록 권했습니다.
그렇게 그들이 동시에 앉자마자 엉성한 덮개는 무너졌고 니간타들은 모두 오물로 채워진 구덩이에 빠졌습니다. 
그러자 시리굿타는 그들을 비웃으며 “왜 과거, 현재, 미래를 모르시오? 어째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지 못하는 것이오?”라고 하자 니간타들은 두려움에 그만 도망쳤습니다.
가라하딘나는 몹시 화가 나서 보름동안이나 시리굿타와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 가라하딘나는 시리굿타에게 앙갚음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어느 한날, 시리굿타에게 속내를 감추고 화가 다 풀어진 양 자신을 대신해서 부처님과 500명이 제자들을 자신의 공양 청에 참석해 주실 것을 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시리굿타는 부처님을 뵙고 공양 청을 전하며 자신이 니간타들에게 한 일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들이 공양을 올리겠노라고 했지만 무슨 속내가 있을지 모르니 부처님께서는 상황을 참작하시고 공양 청에 응하실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신통력으로 두 친구가 예류과를 성취할 것을 아셨기에 그대로 공양 청에 응하셨습니다. 
공양을 올리는 날 가라하딘나는 구덩이를 파고 벌겋게 달은 숯으로 채웠습니다. 그리고 그 위를 깔개로 잘 덮었습니다.
천과 바나나 잎으로 잘 덮어진 빈 그릇들은 밥과 반찬으로 가득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공양시간에 부처님과 500명의 제자들이 한 줄로 서서 공양 방으로 들어오셨습니다. 부처님께서 구덩이 위의 자리에 한 발을 내딛으시자 그 구덩이 속에 있던 달궈진 숯은 사라지고 그곳에  500송이의 수레바퀴만큼 큰 연꽃들이 피어났습니다.
신기한 기적을 본 가라하딘나는 몹시 놀라 어쩔 줄을 몰라 허둥대며 시리굿타에게 “친구야, 나 좀 도와줘, 앙갚음하려는 생각으로 내가 큰 잘못을 저질렀네. 자네의 스승님을 욕보이려던 내 음모는 부질없는 일이 되었고 음식은 하나도 준비해 놓지 않았으니 도와주게.”라고 사정을 했습니다. 시리굿타는 그에게 부엌에 가서 잘 살펴보라고 했습니다. 부엌에 들어가 보니 그릇마다 맛있는 음식이 가득했습니다.
그는 놀라면서도 기뻤습니다. 그렇게 부처님과 제자들에게 공양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공양을 마치신 부처님께서는 “어리석은 중생들은 지혜가 없어 삼보의 위신력을 모른다. 눈먼 사람처럼 그러나 지혜로운 이는 밝은 눈을 가진 이처럼 모든 것을 볼 수 있다”라고 하시며 게송을 들려 주셨습니다. 법문이 끝나고 가라하딘나와 시리굿타는 예류과를 성취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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