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이 곧 수행이다 (Every Moment is a Moment of Prac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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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이 곧 수행이다 (Every Moment is a Moment of Practice)”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1.1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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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주 ‘게리슨 인스티튜트 명상센터’에서 열린 ‘실비아 부어스타인’의 명상수련회 참관기 ㊤
글 | 홍성미 _ 컬럼비아 대학 아동미술 박사과정

<제주불교>는 <미주현대불교>(발행인 김형근)와의 기사제휴를 통해 미국불교의 현재 모습을 소개한다. 이 글은 필자가 명망높은 미국의 대표적 명상가인 실비아 부어스타인의 명상수련회 참가를 통해 미국인들에게 불교적 수행이 어떻게 삶 속에서 구체적인 행복을 만날 수 있는지 소개하고 있다. 전통 불교를 실용적으로 발전시켜가고 있는 현대 불교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보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 /편집자 주

 

게리슨 인스티튜트 명상센터 본관 안의 선방
게리슨 인스티튜트 명상센터 본관 안의 선방

 

사람들은 왜 명상 리트릿에 갈까?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늘 반복되는 하루 하루가 무료하게 느껴질 때, 뜻하지 않게 직면하게 된 삶의 무게 앞에서 미래가 잘 보이지 않을 때, 가족이나 직장에서의 인간관계에서 한계가 느껴질 때, 또는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사람들은 한동안 잊고 지냈던 질문들을 다시 떠올립니다. 나는 누구인지? 또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인생이란 무엇인지? 난 어떻게 살아왔는지? 마치 달리던 자동차를 잠시 멈추고 차의 상태를 점검하듯이 문득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시간은 우리를 위해 멈춰주지 않습니다. 쉬지 않고 흐르는 시간의 소용돌이 속에서 잠시 짬을 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만약 여러분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여건만 허락한다면 어쩌면 많은 사람들은 여행을 떠올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익숙한 공간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벗어날 수 있는 여행은 한 발자국 뒤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입니다. 여름은 여행의 계절입니다. 그동안 일에 얽매여 지내던 사람들도 짧게나마 여름 휴가를 계획합니다.
일상의 틀에서 잠시 벗어났다는 이유만으로도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무한한 해방감과 자유를 느낍니다. 시간도 그 속을 꽉꽉 채우며 천천히 흘러가는 듯하고, 고단했던 몸과 마음도 조금씩 소생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여행을 재충전의 시간이라고 사람들은 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요즘 현대인들은 이러한 재충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좀 더 적극적인 형태의 여행을 선택하고 있는 듯합니다. 바로 명상 리트릿입니다.
미국에는 많은 명상 프로그램이 일 년 내내 진행됩니다. 휴가철인 여름이나 겨울에는 이러한 명상 센터들이 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이기도 하지요. 혼자 리트릿에 오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가까운 친구, 엄마와 딸, 또는 직장이나 학업 등의 이유로 서로 떨어져 지내던 가족들이 가족여행을 대신해 명상 리트릿에 함께 참가하기도 합니다. 
필자가 명상 수련회에서 만났던 형제 참가자들은 삶의 지혜를 배우고 가족간의 이해와 유대감을 높일 수 있어서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4형제가 함께 모여 명상 리트릿에 참가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미국 명상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불교가 처음 미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던 인도와 남방 불교 계열의 위빠사나(마음챙김) 명상과 일본 불교에서 영향을 받은 젠 명상 프로그램들입니다. 하루 또는 주말을 이용한 짧은 명상 리트릿에서부터 길게는 몇 달씩 이어지는 집중적인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역시 세분화되어 있어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습니다. 교사, 심리치료사, 보건복지사 등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부모와 자식, 부부, 형제, 자매 등 가족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환경이나 여성 인권 문제 등 사회 공익에 관련된 프로그램, 다양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 인생의 중년기에 접어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인도의 요가나 중국의 기공과 같이 몸을 이용한 명상 프로그램, 문학이나 미술 등 예술 활동을 이용한 명상 프로그램, 또는 청소년을 위한 명상 프로그램 등 특화된 대상과 주제에 따른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들이 개설되어 있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리트릿을 진행합니다. 특히 요가나 걷기 명상은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하는 좌선에 비해 비교적 쉽게 느껴지고,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장점도 있어서 거의 모든 명상 프로그램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뉴욕에는 요가 스튜디오가 유난히 많습니다. 어느새 명상이나 요가는 뉴욕 사람들에게 친숙한 생활의 일부가 된 듯합니다.

게리슨 인스티튜트(Garrison Institute) 명상홀(Meditation Hall)원래 게리슨 인스티튜트는 미국 독립 혁명을 이끌었던 명문 집안 피시 가문(Fish Family) 소유의 저택이었다. 1923년 카푸친 프란치스코회(Capuchin Franciscans)에서 건물과 부지를 인수하여 카톨릭 수도원이 되었고, 수도사들을 위한 주거공간이 무척 부족했던 저택을 카푸친 프란치스코회는 건물을 증축하고 방의 수를 늘리며 현재 게리슨 인스티튜트의 모습을 만들었다. 그 후 1985년 카푸친 작은형제회는 다른 곳으로 이전했고, 약 15년 동안 비어있던 수도원 건물을 지난 2003년 게리슨 인스티튜트명상센터로 문을 열었다. 건물 곳곳에는 옛 카톨릭 수도원의 흔적들이 남아 있지만, 로비로 들어서면, 양쪽 벽면에 걸려있는 티벳의 전통 불화 두 점이 걸려 있고, 명상홀(Meditation Hall) 앞 복도에도 달라이 라마의 사진과 흉상이 놓여 있다. 대부분의 명상 워크숍이 진행되는 명상홀은 수 백명은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에 천정도 매우 높다. 기다란 창문들은 옛 수도원의 흔적을 보여주듯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 있고, 명상홀 안쪽에는 커다란 불상과 불화, 그리고 다양한 법구들이 놓여있는 티벳 불교의 법당이 마련되어 있다. 한 지붕 두 가족, 그렇게 불교와 카톨릭은 사이좋은 동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게리슨 인스티튜트(Garrison Institute) 명상홀(Meditation Hall)원래 게리슨 인스티튜트는 미국 독립 혁명을 이끌었던 명문 집안 피시 가문(Fish Family) 소유의 저택이었다. 1923년 카푸친 프란치스코회(Capuchin Franciscans)에서 건물과 부지를 인수하여 카톨릭 수도원이 되었고, 수도사들을 위한 주거공간이 무척 부족했던 저택을 카푸친 프란치스코회는 건물을 증축하고 방의 수를 늘리며 현재 게리슨 인스티튜트의 모습을 만들었다. 그 후 1985년 카푸친 작은형제회는 다른 곳으로 이전했고, 약 15년 동안 비어있던 수도원 건물을 지난 2003년 게리슨 인스티튜트명상센터로 문을 열었다. 건물 곳곳에는 옛 카톨릭 수도원의 흔적들이 남아 있지만, 로비로 들어서면, 양쪽 벽면에 걸려있는 티벳의 전통 불화 두 점이 걸려 있고, 명상홀(Meditation Hall) 앞 복도에도 달라이 라마의 사진과 흉상이 놓여 있다. 대부분의 명상 워크숍이 진행되는 명상홀은 수 백명은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에 천정도 매우 높다. 기다란 창문들은 옛 수도원의 흔적을 보여주듯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 있고, 명상홀 안쪽에는 커다란 불상과 불화, 그리고 다양한 법구들이 놓여있는 티벳 불교의 법당이 마련되어 있다. 한 지붕 두 가족, 그렇게 불교와 카톨릭은 사이좋은 동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필자는 한 때 “명상 리트릿”을 막연히 “불교 수행”의 연장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규율이 엄격한 일본 젠 불교의 “세신(Sesshin)”은 형식적인 면에서 수행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묵언 수행은 물론이고 새벽 5시부터 시작하는 “세신”의 프로그램은 사찰에서 생활하는 스님들의 하루 일과와 비슷하게 짜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스님들의 하루는 모든 것이 수행입니다. 이렇듯 정해진 규율과 일정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세신”의 하루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이는 마치 군대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동양인인 필자도 적응하기 쉽지 않을 만큼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일정이지만, 오랫동안 “세신”에 참가해 온 미국 젠불교 불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익숙하게 일정을 소화하며 마음 수련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이러한 형식적 엄격함이 미국인들의 문화와 맞지 않는다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It’s too much, I don’t get it” 그건 너무 과하고 수행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위빠사나(마음챙김) 명상을 지도하는 서양인 명상 지도자들은 “꼭 이렇게 해야 한다”라는 강제성이 없습니다. 오히려 참가자들의 생각을 최대한 존중하며 그들이 마음을 열고 내면의 이야기를 밖으로 풀어 낼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불교 철학과 심리학을 하나로 합친 집단 심리상담(Group Therapy)에 가까워 보입니다. 서양 명상 지도자들 중에는 심리학이나 심리치료를 공부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불교와 명상을 “삶의 기술”로 인식하며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매일매일 직면하는 실질적인 삶의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서양인들의 불교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청교도에서 카우보이로 이어지는 미국 개척 문화의 유산일까요? 미국인들은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실험정신이 풍부합니다. 여행을 즐기는 문화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다양한 경험을 위해 가족 여행을 자주 합니다. 학생이나 직장인들도 주말 여행을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여름이나 방학과 같은 긴 휴가철에는 평소 관심이 있던 아시아나 유럽의 먼 나라로 여행을 떠납니다. 하지만 여행을 즐기는 미국인들이 여행보다 더 좋아하는 다른 한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강연을 듣는 것입니다. “여행 갈래? 경연 들으러 갈래?” 라고 물었을 때, 많은 미국인들은 ‘강연을 듣겠다’고 대답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이들에게 강연을 듣는다는 것은 수동적으로 지식을 다운로드 받는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연사의 강연이 끝난 후 이어지는 ‘질의 응답’ 시간은 사람들이 가장 기다리는 순간 중 하나입니다.
청중은 질문을 통해 강연자에게 궁금한 것을 묻고, 자신의 생각과 논리를 표현합니다. 이렇듯 질문과 대화라는 적극적인 언어 행위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미국 문화의 한 부분인 것입니다.
필자가 참가했던 실비아 부어스타인(Sylvia Boorstein)의 “매 순간이 곧 수행이다 (Every Moment is a Moment of Practice)”라는 명상 수련회는 “불교”라는 뼈대 위에 “생활”이라는 컨텐츠를 이용해 “대화”라는 열려진 소통 방법으로 미국인들의 문화적 특성과 성향을 완벽하게 충족시켜 주는 가장 미국적인 명상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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