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비소리 '포커 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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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비소리 '포커 페이스'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2.0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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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태(자유기고가)

포커 페이스(Poker face)는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도록 무표정하게 있는 얼굴이라서 속내를 알 수 없다는 뜻이다. 포커 게임을 할 때는 바로 이러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어떤 패를 쥐었는지 내 표정에서 눈치 채지 못하게 하는 이러한 평정심의 유지는 승리를 위한 필수 요소이다.         
체스나 바둑은 정보가 완전히 공개된 게임이라서 서로 어떤 수를 두는지 알 수 있지만, 포커는 서로 상대가 어떤 패를 들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판단하고 속임수가 난무하며 심리적 요소가 중요한 게임이다. 대표적인 속임수에는 허세부리기인 블러핑(bluffing)이 있다. 이 속임수는 나쁜 패를 쥐고 있으면서 높은 금액을 베팅하여 상대가 마치 자신이 좋은 패를 들고 있는 것처럼 여기게 만들어 상대를 혼란에 빠트리며 이익을 꾀한다.
보통 포커 게임은 16세기 유럽에서 시작되어 18세기에 미국으로 전파되어 세계로 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카드의 기원은 7세기에 인도에서 연원했다고도 한다. 인도의 점성술사들이 점을 치는 용도로 사용하던 카드가 집시들에 의해 유럽으로 전파되었다는 것이다. 역시 7세기에 당나라의 엽자(葉子)라는 점치기 용의 카드가 실크로드를 따라 서양으로 퍼졌다는 설도 있다. 점을 치는 용도의 카드가 어떤 계기로 도박판의 총애를 받게 되었는지 불분명하다. 그러나 고대사회에서도 포커와 같은 게임 룰이 있었다는 기록도 여러 문헌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베팅을 통한 도박심리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을 가능성도 있을법하다. 
포커가 대중적이며 신사들의 게임으로 퍼진 것은 미국의 남북전쟁 시기이다. 이 심리게임은 사람들을 사로잡으며 그후 미국인들은 어디서나 포커 게임을 즐기면서 가장 미국적이며 합리적인 신사적 게임의 대명사로 자부심을 가졌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거대한 판돈이 오가는 도박판에서는 포커가 반사회적 사행심의 도구로 돌변한다. 
불교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려면 명상을 주로 떠올린다. 특히 분노를 다스리기 위한 좋은 방법은 바라보기 명상이다. 분노가 일어나면 그것을 알아차리고 지긋이 바라보면서 객관화시키면 분노를 무력화하는데 일정 정도 효과가 있다. 이때의 표정은 무표정이라기보다는 자애로운 포용의 표정이 얼굴과 몸을 감싸게 되므로 포커페이스와의 무표정과는 다른 양상을 갖는다.  고스톱이나 포커게임이 도박중독성으로 가지 않도록 새해에는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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