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환난을 수행의 반면교사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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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환난을 수행의 반면교사로 삼자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2.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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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지역경제가 휘청거리는 등 큰 위기의식을 겪고 있다. 제주도는 청정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관광산업이 가장 중요한 지역경제의 기반이다. 그런데 이번에 발생한 보이지 않는 세균들이 그저 스스로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는 무대책의 객체가 되어 인류 스스로의 자존심에 큰 구멍을 냈다. 만물의 영장이라던 인류가 변종 바이러스 앞에서 무기력한 오늘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자연 앞에 인간의 삶과 죽음이 이렇게 허망할 수 있겠다는 자각이 생긴다. 
이번 변종 바이러스는 우리에게 몇가지 교훈을 주고 있다. 야생의 생태계를 교란하여 변종의 특이한 바이러스를 만들어내는 무분별한 보신문화에 대한 경고와, 대도시나 호화유람선이 두려운 대량 감염의 온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가 야생성을 지구적 차원에서 감소시키고, 모든 지상에 소위 도시문명과 기술로 에워싼 회색의 벽을 쌓아가는 도정에 생긴 일이다. 
제주도는 물과 공기와 바다와 나무와 돌 등 청정환경을 세계가 보존하려고 유네스코 4관왕을 달성한 인류공동의 값진 자연자산이다. 그동안 난개발과 지나친 인구유입으로 몸살을 앓던 제주도가 잠시 변종 바이러스를 만나 휴식기에 접어들었다. 제주도민들의 경제적 고통이 물론 안타깝지만 이 기회에 앞만 보고 달려온 제주도의 바람직한 미래가 무엇인지 대립되는 여러 입장을 통섭하는 지혜를 모색해야 하겠다. 
불교는 야생에서 발생한 자연 종교다. 수행의 자연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도시에서의 포교는 필연적으로 조직과 사회구조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불교는 매우 고맙게도 안거제도를 두고 있다. 계절적으로 바깥활동에 어려운 시기에 집중적인 정진 수행을 하도록 부처님이 그 전범을 세우신 것이다. 마침 지난 정월대보름에 일제히 동안거가 해제되었다. 안거를 통해 많은 불자들이 문명의 도시를 벗어나 용맹정진을 하였고, 성취 또한 깊어졌다. 
변종 바이러스의 환난도 알고 보면 그릇된 인간의 욕심에 따른 인과의 법칙에서 비롯되었다. 오늘의 이 모든 일들도 결국 부처님의 가르침이 올바르다는 반면교사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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