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국선원 등 도내 사찰, 동안거 해제법회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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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국선원 등 도내 사찰, 동안거 해제법회 봉행
  • 안종국 기자
  • 승인 2020.02.1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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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으로 내가 곧 부처임을 자각해, 허망한 현상계의 집착을 벗어나라”
대한불교조계종 남국선원에서 동안거 해제법회가 봉행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남국선원에서 동안거 해제법회가 봉행되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남국선원(선원장 성묵 스님)은 지난 2월 8일(토) 동안거 해제 법회를 봉행하는 등, 제주도내 사찰들이 지난 해 음력 10월 15일(양력 11월11일)에 일제히 들었던 동안거를 일제히 해제했다. 
남국선원은 이번 동안거에 모두 열아홉 분의 스님과 스물여섯 분의 재가불자가 3개월간 동안거 정진수행을 해왔다. 이중에는 무문관(無門關) 수행을 계속하고 있는 세 분의 스님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동안거 참여 스님 중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한국사찰과의 인연으로 한국에서 출가한 법현 스님(신흥사 출가, 법랍 17년)과 중국 출신 금하 스님(수덕사 출가, 법랍 16년)이 눈길을 끌었다. 법현 스님은 겨울철에 정진하는데 수행환경이 좋아서 예전에도 남국선원에서 몇차례 안거를 지낸바 있다고 밝혔다. 

동안거 해제법회를 마치고 스님들이 남국선원 대웅전을 나서고 있다.
동안거 해제법회를 마치고 스님들이 남국선원 대웅전을 나서고 있다.

 

남국선원은 특히 재가불자들도 시민선방에서 동안거 정진을 스님들과 함께 하면서 수행분위기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었으며, 선원장 성묵 스님은 간화선 화두를 통해 정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도하였고, 질의응답(인터뷰)을 통해 개개인의 수행과 신행에 관해 수행의 증장을 확인하기도 하였다. 
법회에서 선원장 성묵 스님은 “대저 무상(無常)이 신속하고 생사가 평초(萍草)에 이슬 같도다. 해가 가네. 해가 가네. 해가 다 가네. 일모청산에 해가 다 가네. 이날 저날 그럭저럭 다 보내고 이달 저달 엄벙덤벙 다 보내고, 이해 저해 얼른얼른 다 보내고나니 백년 삼만 육천 일이 번개같이 다 지나가는구나. 엊그제 이팔 청춘은 점점 멀어지고 저승길이 점점 다가가니 금일 백일기도 드리는 불자들이여 부지런히 공부하여 생사를 초탈하기를 비나이다.”라고 ‘무상권발문(無常勸發文)’을 염한 후에 해제법문을 통해 “모든 것은 마음 안에 있으니 정진으로 부처님의 마음자리를 깨닫고, 현상계의 욕구속에서 100년을 살겠다고 탐욕에 빠지는 어리석음을 버려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혼란도 벗어나게 된다. 부처님께서도 ‘내가 부처’라고 선언하시고, ‘번뇌망상을 떨치고 고요한 가운데 도리를 닦고 행한다면 내세에 부처를 이룬다’고 분명히 가르치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끊임없이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 정진해야 한다.”고 불자들에게 가르침을 전했다.

도내 유일한 무문관 수행처
도내 유일한 무문관 수행처

 

한편 시민선방에서 100일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루 8시간씩 정진을 해온 무애심(56, 제주시)불자는 “성묵 선원장 스님으로부터 받은 화두를 들고 이번 동안거 정진에서 나름 큰 성취를 이루었다. 특히 분별심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보게 된 것이 나로서는 수행의 큰 진전이었다. 근본을 보았다고 할까? 살면서 수많은 갈등과 분별하려는 어리석음이 많았는데, 이번 정진을 통해 나 스스로의 내면을 찾게 된것 같다. 이러한 성취는 남국선원의 수행분위기가 크게 도움이 되었다. 시민선방에서의 정진에서 여러 스님들이 항상 앞자리에서 함께 했고, 무문관 수행을 하시는 스님들의 보이지 않는 기운도 느끼게 되면서 진지한 정진이 되었던 것 같다. 특히 선원장 스님과의 인터뷰는 나 개인이 집착하고 있던 아상을 깨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거기에다 평소 온 몸이 저리고 여러군데가 아팠는데, 이번 정진과정에서 신기하게도 아픔이 다 나았다. 근육의 긴장도 풀리고 기혈의 순환이 따뜻하게 감싸는 것도 느꼈다. 예전에 육지에서도 안거기간 정진을 많이 했었는데, 남국선원처럼 스님들과 함께 수행할 수 있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그것이 가장 행복한 경험이었다”고 해제 소감을 밝혔다. 
남국선원이 창건된 것은 1977년 혜국 스님이 인법당과 요사채를 건립하면서 부터이다. 개원 후 남국선원에는 전국의 납자들이 몰려들었고 1990년부터 1995년까지 대규모 중창불사가 진행되어 70평 규모의 대웅전과 2층으로 된 100평 규모의 무문관과 제방선원을 완공하기에 이른다. 또한 100평에 이르는 누각 형태의 시민선방과 60평 규모의 지대방 그리고 삼성각, 종각, 보현실 등 수행도량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현재 남국선원은 수행기간 내 문을 걸어 잠근 채 수행하는 무문관(無門關) 선원과, 안거가 있는 제방선원으로 나뉘어 있다. 무문관 선원은 1층 5곳과 2층 제방선원의 좌우에 2곳 등 모두 7개의 무문관이 있다. 제방선원은 2층에 좌우 무문관을 협시로 중앙에 자리하고 있다. 이밖에 남국선원에서는 재가자를 위한 시민선원도 운영되고 있다.
일반 재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민선원은 일반불자들의 참선 수행을 돕고, 스님들의 안거기간에 맞춰 결제에 들어 수행하는 것은 물론, 매달 격주 토요일, 일요일에는 철야로 정진하는 불교 수행법인 용맹정진이 행해진다.

 

“번뇌망상 떨치고 도리를 닦아 행하면 부처 이룰 것”

남국선원 선원장 성묵 스님 해제 법문
 

 

우리 중생들이 부처님 정법을 따르지 않고 오래오래 살겠다고 ‘천산갑’ 같은 보호야생종을 잡아먹고 뱀탕이다 온갖 야생동물을 과용해서 세상이 혼잡해지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병이 들끓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상계에서 지나친 행복을 추구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 꿈을 깨야 합니다. 우리 불자들은 자성(自性)안에 진리가 있고, 해탈이 있고, 열반이 있고, 극락이 있고, 행복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중생들은 그런 것을 모르고 현상계에서 100년을 살겠다고 발버둥거리며 보신과 물질문명에만 빠져서 어리석게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잘 알고 있는 우리 불자들도 아무리 부처님 말씀이 위대하고 올바른 정법이어도 그것을 쟁취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라는 것은 두 가지의 ‘나’가 존재합니다. 명예와 재물과 건강을 추구하는 ‘현상계의 나’와 그것을 주관하는 본질적인 나, 즉 ‘마음’의 ‘나’가 있습니다. 그래서 육체의 욕구에 빠져 어리석게 탐욕을 부리면 그것은 지옥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리고 성불이나 정법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향해 노력하고 수행하지 않으면 그 지식들 또한 무용지물입니다. 
나는 평생 나하고 한 약속이 있습니다. 즉 아침에 눈을 뜨면 두 시간 정진을 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그렇게 40여년을 정진하다보니 그것이 부처님의 정법을 깨닫게 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결제때만 하고, 동안거 기간에만 용맹정진한다고 노력하지 말고, 집에 가서도 자신과의 약속을 통해 매일매일 정진해야만 합니다. 하루 1시간동안이라도 스스로와 약속하고 일념으로 정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이상의 세계가 밖에서가 아니고 여러분의 자성 안에서 참 행복의 길이 열립니다. 
진리와 행복의 길은 다 여러분의 성품가운데 있습니다. 다 내려놓고 정진하다보면 세 살 네 살 때 천진난만한 본래 성품이 거기에 들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본래 성품가운데 부처가 있는데, 물질적 현상계에 어리석게 집착하고 있는 것은 행복에서 더욱 더 멀어지게만 할 뿐입니다. 40대에는 바빠서 못하고, 50대에는 우울증 때문에 못하고 60대, 70대에는 아파서 못하고 80대에는 기력 없어 정진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현상적인 집착입니다. 정진을 하면 맑고 청정한 진여의 세계가 우리 마음 안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고 가장 바쁘게 우선적으로 해야 되는 이유입니다. 왜냐하면 ‘행복’은 이 방법밖에는 달리 그 길로 들어설 수 없기 때문입니다. 

법문을 설하는 성묵 스님
법문을 설하는 성묵 스님

 

여러분은 믿음과 용기를 갖고 본래 부처의 자리인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는 정진을 해야합니다. 성품은 나이가 들어 7~80세가 된다고 함께 늙는 것이 아닙니다. 화두를 들고 정진을 하다보면 본래 부처님 마음 그 자리가 세 살 네 살과 같이 본래가 청정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정진에 나이핑계는 용납되지 않습니다. 부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바로 부처입니다. 성 안내는 마음, 착한 마음, 부드러운 마음, 깨끗하고 진실한 마음, 그 마음이 부처입니다. 부처는 바로 여러분 마음 안에 있습니다. 
옛날, 아니 우리 어렸을 때만 해도 동구 밖에 나가면 시내가 있고, 산이 있고 자연이 있었습니다. 사람도 그 자연과 어우러지며 야생 가운데 더불어 살았습니다. 그런데 물질문명이 발달하고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기술문명이 극대화되니 사람들은 자연성, 야생성과 멀어져 공허해지고 상실되어 버린 그 허전함을 채우려고 합니다. 
공해에 찌들고 도시화의 기계화된 사회관계에 우울증은 쌓여가고, 그래서 그 보상으로 물질적 향유에 몰두하거나 과도한 보신문화가 결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변종들을 출몰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불자들은 내 마음 안에 부처가 있으니 딴 데서 행복을 찾고자 집착하지 않고 적적(寂寂)한 본래의 청정을 만나는 정진을 추구해야 합니다. 현상계를 살면서 수시로 맞닥트리는 어이없는 상황에서도 마음속으로 ‘나무 관세음보살’을 뇌이다 보면 그 마음이 수그러들고 현상계의 오류가 이내 허망함을 깨닫게 됩니다. 
‘내가 부처’라는 자각으로 사회봉사를 하거나, 설령 손해 보는 일이 있어도 그 분별을 내려놓게 되면 중생을 위한 행복감으로 몸에서는 엔도르핀이 가득 번지게 됩니다. 이러한 불자들은 절대 우울증이 걸릴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도 ‘내가 부처’라고 선언하시고, ‘번뇌망상을 떨치고 고요한 가운데 도리를 닦고 행한다면 내세에 부처를 이룬다’고 분명히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끊임없이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에 정진해야 합니다. 현상계에 가득한 오욕의 그물을 벗어버리고 반야지혜를 닦아 동공성불(同共成佛)해야 하겠습니다. 
이제 동안거 해제가 되었지만 여러분들은 집에 가서도 자신과 1시간 이상 정진을 위한 약속을 하고 매일같이 꾸준히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정진과 기도를 그렇게 꾸준히 하면 날마다 좋은 날이요 금년 한 해도 자비와 축복이 가득할 것입니다. 새해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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