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정암당 향운 큰스님, 극락왕생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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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정암당 향운 큰스님, 극락왕생하옵소서!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2.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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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암당 향운대종사께서 입적하셨다. 스님은 제주도 불교계의 거목으로 오늘의 관음사를 제23교구 본사로서 명실상부하게 면모를 다지고 기틀을 세운 제주불교의 산증인이셨다. 조계종 총무원 사회 교육부장과 중앙종회 의원을 역임하였고, 관음사 주지와 제주불교신문사 사장도 역임하여 한국불교의 큰 행장을 두루 남겼다. 그 청아한 법안이 언제까지나 후학을 제도하고 불자들에게 사자후 지혜의 번득임을 심어주시리라 생각했건만 스님은 홀연히 원적에 들어 보고 듣던 견문각지를 다 거두셨다. 
안타까움은 한라산 영봉으로 퍼지고 탄식은 바다의 파도마저 밀어낸다. 왜 평소에 자주 찾아서 법향 넘치는 법문 깊이 담아두지 못했던가. 생업을 핑계로 불자들은 늘 지나고 나서야 후회와 회한의 한숨만 쉬는 어리석음이 가득하다. 
불과 두 달 전에도 제주도를 대표하는 선승 적명 스님을 떠나보냈다. 활구참선에 매진해 늘 청빈한 모습으로 수행자의 참다운 본분을 몸소 보이시고 화두의 불꽃이 거대한 화산처럼 뜨거웠던 스님의 급작한 입적소식에 그 안타까움이 아직 식지도 못했는데, 또다시 제주불교계의 큰 거목이 연이어 우리 곁에서 떠나시게 되니, 제행무상과 성주괴공의 이치라 하여도 안타까움을 지울 길이 없다. 
우리 불자들은 존경받는 큰스님들이 적멸에 드는 시절인연을 깊이 각성하여 더욱 정진하고 정진하여 성불의 발원이 허송세월로 색바래지 않도록 날마다 닦고 또 닦을 일이다. 그래야 직접 눈 앞에서 가르침을 주실 수 없이 원적에 들어도 게으름을 떨치고 작은 은혜나마 갚는 길이다.    
향운 큰스님이 직접 창건한 천룡사에서는 스님의 법구를 다비하고 유골을 절에 보존했다가 1년 후에 사리탑을 세워 그 안에 봉안한다고 한다. 그때가 되면 다소나마 아쉬움이 달래질지 모르겠으나, 당장 큰 의지처를 잃은 불자들의 허전한 마음은 메울 길이 없다. 애도의 마음을 담아 큰 스님의 그 뜻과 발자취를 따르며 제주불교의 발전에 각자의 몫으로 기여하고자 노력하는 길만이 우리들의 과제요, 발원의 다짐이 아닐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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