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사 - 선법 베푸는 중생회향 관음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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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암사 - 선법 베푸는 중생회향 관음도량
  • 김익수 대기자
  • 승인 2020.02.2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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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신문 특별기획“제주 절오백” ⑭ 태고종 동암사 주지 진철 스님
동암사 주지 진철 스님
동암사 주지 진철 스님

 

제주시에서 동쪽 일주도로를 따라 50.2킬로미터 지점에 성산일출봉이 우뚝 서 있다. 깎아지른 절벽위에 거대한 분화구가 초원을 이루고 있는 성산일출봉이다. 마치 좌불이 정좌해 선정에 든 선승처럼 기개가 느껴지는 곳이다.
그 아랫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태고종 동암사가 중심에서 한 눈에 들어온다. 북쪽으로 우도가 가까이 길게 뻗혀있고, 남쪽으로 한라산이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풍경은 성산일출을 더욱 장엄하고 화려하게 빛나게 하고 있다.
기암괴석은 동암사를 외호하는 신장처럼 가람을 수호하는 형국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곳을 찾는 불자들과 관광객들이 참배하기에는 더욱 안성맞춤이라 할까.
동암사의 창건은 193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마을에 살던 김기옥씨가 절터를 마련하고 창건주인 기산옥(자선화)씨가 남편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신도들의 후원에 힘입어 불사가 이뤄졌다고 전한다.

동암사 대웅전
동암사 대웅전

 

1937년 5월1일 ‘조선사찰 대본산 위봉사 성산포 포교당’으로 처음 등록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후 1943년에는 ‘조계종 대본산 백양사 성산포 포교당’으로 변경되었다. 사찰의 사명은 ‘일광사’로 시작해서 일출사, 동화사, 경봉사 등 여러 차례 바뀌었다. 현재의 동암사로 변경된 것은 1964년부터다. 1972년 송재술 승려가 주지로 부임한 후 35평 규모의 대웅전을 준공하게 된다. 1989년 진철 스님이 주지로 임명되어 대웅전 중창과 범종각, 요사 두 채 등을 신축하여 사찰의 면모를 새롭게 바꾸어 놓았다.
제주의 절 오백, 오늘은 태고종 동암사 주지 진철 스님을 만났다.

 

▲진철 주지스님!  지난해 연말에 뵙고 다시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예: 그렇군요. 바쁘신데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곳 동암사 주지로 부임하신지도 꽤 시간이 지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 당시는 지금과는 사정이 달랐으리라 믿어집니다. 당시의 사찰은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예: 세월이 많이 흘렀나 봅니다. 어느덧 부임한지도 삼십년이 넘어섰으니 말입니다. 부임해서 사찰의 면모를 제대로 갖추기 위해서 많은 생각과 함께 실천해야 할 불사가 많았습니다. 우선 대웅전과 심검당, 만월당, 종각을 세우는 등 중창불사를 일으켰습니다. 이후 2002년에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낙성대법회를 봉행했으며, 2012년3월에는 석가모니불 칠보개금봉안, 만월해수관세음보살 점안식, 진신사리 친견법회를 봉행했습니다.

일출봉 동암사
일출봉 동암사

 

▲주지스님께서는 제주태고원 원장으로 재직당시에 어르신들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곳 성산포 주민들에게도 복지봉사활동과 환경보존에도 힘써 오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주된 내용에 대해서 한 말씀 주셨으면 합니다.
△예: 동짓날을 전후해서 지역주민들과 자비의 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팥죽공양을 하고 있는데, 신도회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정월대보름에는 오곡밥을 지어 마을 어르신들은 물론 도내 복지시설 등에 공양하며 보살행을 실천해오고 있답니다. 또한 신도회원들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의 추천을 받아 장학금을 전달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도들 40여명은 해마다 국내 사찰 성지순례를 통해서 불심을 증장시키고 있으며, 해외로 나가 불심의 세계를 들러보고 문화를 체험하면서 신심을 돈독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동암사 종각
동암사 종각

 

▲불교의 대중화, 생활화, 현대화를 위해 스님께서는 불자들에게 주문하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예: 경전이 어렵다고 하시는 불자들에게 불교전통문화를 쉽게 접근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불교의식신행독송집”을 제작해서 나눠드렸더니, 호응이 좋았습니다. 발우공양이나 다도는 생활화해나간다면, 쓰레기 문제와 오염문제는 그만큼 줄여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저희 도량은 크고 작은 행사 때마다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고 스텐레스 그릇이나 사기그릇을 쓰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생활에 적극 활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동암사 역사가 담긴 비석
동암사 역사가 담긴 비석

 

▲스님이 바라고 있는 불심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어떤 것이 되겠습니까.
△예: 법회나 행사를 통해 회향에 대해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삼종 회향입니다. 보리회향, 중생회향, 실제회향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체지(一切智)에 나아가 구하는 마음이죠. 자기가 닦은 모든 선법을 돌이켜 보리의 모든 덕에 나아가는 보리회향이고, 자기가 닦은 모든 선법을 돌이켜 다른 이에게 베풀기 원하는 중생회향, 유위(有爲)를 싫어하여 참다운 것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말하는 것을 불자들에게 심어드리고 있답니다.

만월해수관세음보살상
만월해수관세음보살상

 

▲앞으로 동암사가 나아갈 방향이라면 어떤 것일까요?
△예: 과거 동암사의 유치원을 다녔던 아이가 어른이 되어 불자가 되어 부처님의 법을 증장하는데 큰 원을 세우며 참배하는 것과 다른 지방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동암사를 찾아오는 분들이 많아 새롭게 들어서는 불자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불심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마음에 있는 것이죠. 불자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생활의 편의추구와 더불어 불자들의 더럽혀진 마음을 닦아나가는데 신심이 모아지기를 발원합니다. 세상의 더러움은 물로 씻을 수 있겠지만, 더럽혀진 마음, 업장을 소멸하는것을 참선과 주력, 염불을 통해서 씻어내야 한다고 봅니다.
▲오늘 소중한 시간 내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성불하십시오.

취재를 마치고 도량을 나오면서 계단 위에 자리 잡고 있는 ‘포대화상’ 앞에서 잠깐 걸음을 멈추고, 성산일출봉을 향해 평온한 걸음을 옮기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늘 자루 하나를 어깨에 메고 다니면서 유유자적, 느릿느릿 걸어가는 모습이 포개진다. 세계의 관광객들이 참배하고, 사찰문화를 체험하고 추억에 남는 동암사 사찰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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