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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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3.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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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Day by day, in Everyday, I am getting better and better)
‘에밀쿠에’의 자기암시, 코로나-19의 우울을 걷어낼 자기치유법
-김준현(약사)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나 할 수 있다는 마음만 갖는다면 설사 어떤 고난에 처한다 해도 언젠가는 반드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것과 반대로 아주 단순한 일일지라도 자기에게는 무리라고 생각한다면 기껏 두더지가 쌓아 올린 흙더미에 지나지 않는 일도 태산처럼 보인다.  -에밀쿠에-

에밀쿠에(Emile Coue, 1857~1926)
에밀쿠에(Emile Coue, 1857~1926)

자기암시라는 기법을 처음 실용적으로 제안한 사람은 에밀쿠에(Émile Coué, 1857~1926)라는 프랑스의 약리학자였다. 그는 1920년에 낭시에 있는 그의 진료소에서 “나는 매일, 그리고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라는 문장을 자주 반복하도록 하는 심리치료법을 도입했다. 이 자기암시요법을 쿠에 요법이라고 한다. 1882~1910년 트루아에서 약제사로 일했으며, 1901년 앙브로이세 오귀스트 리에보와 이폴리테 베른앵 밑에서 연구해 최면해설자가 되었다. 비록 그는 치료자는 아니었지만 환자들이 스스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쳤다. 
그는 찾아오는 환자들을 통해 우연히 ‘위약효과’라고 불리는 플라시보 효과를 확인하게 되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 결국 자기암시(Autosuggestion)라는 자신만의 암시요법을 창안했다.
쿠에는 의식적으로 무의식을 다스리는 방법을 상상(Imagination)과 의지(Will)라는 두 에너지를 통해 설명한다. 상상과 의지의 공통점은 무언가를 이루거나 획득하기 위해 쓰이는 인간의 에너지이다. 두 에너지간의 다른 점은 의지는 온전히 의식적 자아의 산물이지만, 상상은 무의식적 자아의 산물이면서 동시에 의식적 자아와의 매개 역할을 한다. 이렇게 보면 의식과 무의식간 뚜렷한 경계는 없는 것이다.
사람들에게는 노력하면 할수록, 애를 쓰면 쓸수록 더욱 풀리지 않는 일들이 있다. 잠을 자려고 애쓰는 사람, 담배를 끊으려고 애쓰는 사람, 높은 곳을 걸으면 현기증을 느끼는 사람 등등…쿠에는 말한다. 애를 쓰면 쓸수록, 의지를 더하면 더할수록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며, 오히려 원하는 바와는 정확히 반대의 결과가 이루어진다고. 우리 속에서 미묘하게 움직이는 무의식의 힘, 즉 상상이 의지와의 결투에서 백전백승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쿠에에게 찾아온 환자들은 그야말로 각양 각종의 병세를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불면증에서부터 중증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관절염에서 말기 폐결핵 환자까지…. 그러나 쿠에는 이런 다양한 병증의 환자들을 늘 간단한 몇 가지 원칙과 과정을 통해서 치료했다. 
그는 처음 만나는 환자, 그리고 모든 시술의 시작과 끝에 항상 자기암시요법의 절대원칙을 반복하여 환자에게 주지시켰다.
1. 상상과 의지가 충돌하면 반드시 상상이 승리한다
2. 자신과 주변을 다스리는 모든 힘의 원천은 자기 내부에 있다.
3. 날마다 자신이 좋아지고, 발전하고 있음을 소리내서 되뇌이라.
‘플라시보 효과’란 아픈 환자에게 아무런 효능이 없는 약을 마치 효과가 있는 약처럼 투여했을 때에도 진짜 약과 같이 치료의 효과를 거두는 현상을 일컫는다. 즉, 가짜 약이지만 환자 스스로 ‘먹으면 나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인해 가짜 약이 진짜 약처럼 효과를 발휘한다는 효과를 말한다. 그래서 우리 말로는 ‘가짜약 효과’로 풀이된다.
병의 치료에 있어서 약보다 환자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실제 우리 주변에 보면 말기 암 환자들이 사형선고를 받아놓고도 굳건한 의지로 암을 극복하고, 오래도록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병의 치료, 시험의 합격, 인생의 성공 등등의 우리가 소원하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스포츠 선수들은 경기에 앞서 육체적 훈련과 함께 ‘상상 훈련’을 실시한다고 한다. 조용히 앉아서 명상을 하듯 자신이 승리하는 경기 장면을 상상한다는 것이다. 성공했다는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큰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상상, 비싼 자동차를 타는 상상들을 끊임없이 그렸다고 한다. 비록 주변 사람들은 헛된 꿈이라고 비웃었지만, 그런 상상이 그들의 현실을 이뤄준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공하는 것은 결국 내 마음과 꿈을 이루고자하는 열망이 원동력이다. 내 꿈을 그것이 마치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끊임없이 상상을 하다보면 목표도 생기고, 도와주는 사람도 생기고, 성공의 길도 열리게 된다.
불교의 만트라는 이러한 자기암시에 있어서 높은 치유력을 갖고 있다. 만트라는 원래 부처님의 깨달음이나 서원(誓願)을 나타내는 말로 불교에서 진실하여 거짓이 없는 신주(神呪)를 뜻하는 말이다. 주(呪)·신주(神呪)·밀주(密呪)·진언(眞言)·밀언(密言) 등으로도 번역한다. ‘mantra’는 산스크리트어로 ‘man’은 ‘생각’, ‘tra’는 ‘도구’라는 뜻이다. ‘만트라’는 사고의 도구, 즉 언어를 의미하며, 나아가서는 신들에 대하여 부르는 신성하고 마력적인 어구를 가리키는 것으로 인도에서는 3,000년 전인 베다 시대부터 널리 행해졌다. 중국·한국·일본 등에서는 번역하지 않고, 원어를 음사하며 이를 많이 외우면 재액이 물러가고 공덕이 쌓이는 걸로 여겨왔다.
젊은 시절부터 선불교, 명성과 영성, 채식주의에 탐닉한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말했다. “That’s been one of my mantras-focus and simplicity. Simple can be harder than complex(제가 반복해서 외우는 주문은 ‘집중’과 ‘단순함’입니다. 단순함은 복잡함보다 어렵습니다).
호주 출신 모델 미란다 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침 명상과 운동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커는 “아침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약 20분간 명상과 만트라를 외운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와 반대되는 효과는 없을까? 이름하여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가 그것이다. 노시보란 ‘해를 끼치다’란 라틴어로, 몸이 나빠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실제로 몸이 나빠지는 효과이다. 의사가 죽음을 암시하는 말을 하여 환자의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경우가 바로 이 노시보 효과 때문이다.
에밀 쿠에의 공식을 비추어 보면, 노시보 효과와 같은 부정적 인식 또한 무의식에 영향을 미쳐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실패하는 쪽으로, 부정적인 쪽으로 행동하게 되어삶이 나빠질거란걸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집단우울과 사회적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럴때는 에밀 쿠에의 공식을 한번 외워보자. 힘들고 짜증나는 이 순간에서조차 나는 모든 면에서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로가 되고 언젠간 무의식이 나를 더 발전시켜 준 걸 확인할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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