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체제가 비주류로 폄하한 명상과 에너지힐링, 마사지테라피와 만트라챈팅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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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체제가 비주류로 폄하한 명상과 에너지힐링, 마사지테라피와 만트라챈팅 체험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3.0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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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 박’의 명상 기행 - 인도로 요가 유학을 떠나다②

자유기고가인 스텔라 박은 1980년대 말, 연세대학교에서 문헌정보학과 신학을 공부했으며 재학시절에는 학교신문인 연세춘추의 기자로 활동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지난 20년간 한인 라디오 방송의 진행자로 활동하는 한편, 10여 년 동안 미주 한인 신문에 먹거리, 문화, 여행에 관한 글을 기고해왔다. <미주현대불교(발행인: 김형근)>와의 기사 제휴에 의해, 스텔라 박의 인도요가여행기를 5회에 걸쳐 소개한다. / 편집자 주

 

요가 수업은 불의 의식을 치르는 것부터 시작한다.
요가 수업은 불의 의식을 치르는 것부터 시작한다.

 

인도에서는 인도 방식으로…
식당 한쪽에는 원할 경우, 더 첨가할 수 있는 조미료, 레몬 등이 놓여 있는 장소가 있다. 많은 이들이 여기에서 차를 만들어 마시고 있었다. 옆에 가서 어떻게 만드나 봤더니, 생강, 강황, 계피가루, 꿀, 레몬을 넣은 음료를 만들고 있었다. 리시케시의 카페들은 여기에 사과 식초를 더한 음료를 디톡스 티(Detox Tea)라는 메뉴로 판매하고 있다. 다들 건강에 깨어있는 사람들이라, 많은 건강 팁을 교환할 수 있었다.
숙소는 개인 방과 나눠쓰는 방 두 가지로 나뉜다. 나는 몇 푼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두 달 넘는 시간 동안, 쾌적하게 지내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아서 개인 방을 선택했다. 방에는 트윈 사이즈 침대 하나와 옷장, 책상, 그리고 작은 테이블이 하나 놓여 있다. 욕실은 변기, 샤워 꼭지, 그리고 세수를 할 수 있는 싱크대가 있다. 샤워 꼭지 아래에는 플라스틱 양동이(우리가 흔히 말하는 바께쓰)가 놓여 있다. 
인도의 샤워실은 대부분 온수의 용량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샤워기를 틀어놓고 마냥 몸을 씻다 보면 중간쯤, 뜨거운 물이 다 떨어지고 차가운 물이 나오게 된다. 나는 이미 네팔에서 이런 경험을 했던 터라 처음부터 양동이에 물을 받아서 작은 바가지로 몸에 물을 끼얹는 방식으로 목욕을 했다. 불평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대해 열려 있는 마음으로 지켜보곤 했던 마음챙김 명상 수행이 꽃을 피우는 순간이었다. 특히 1월에는 산에서 불어오는 강풍과 갠지스 강물이 만나 보통 추운 게 아니었다. 뜨거운 물을 바가지로 퍼서 몸에 끼얹는 옹색한 목욕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었다. 

요가 수업 장면
요가 수업 장면

 

나는 첫 한 달을 불면으로 고생했다. 하루 종일 요가 실습에 수업들로 곤히 잠들 수 있는 모든 조건이 충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벽 2시 경부터 태풍이 불어올 때처럼 큰 바람 소리 때문이었다. 판단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열린 마음으로 들으려 했지만 그럴수록 더욱 또렷해지는 의식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었다. 나는 캐나다에서 온 로버트가 준 귀막이에다 소음 차단되는 헤드폰까지 뒤집어쓰고도 몇 시간 잠을 잘 수 없었다. 너무 많은 사랑도 병이고 너무 민감한 것도 병이다.
요가 지도자 과정은 200시간 과정과 300시간 과정으로 나뉘어져 있다. 200시간을 마친 사람들만이 300시간을 이수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총 500시간의 트레이닝을 마친 요가 지도자가 된다.
요가 지도자 과정은 불의 의식(Fire ceremony)을 치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요기 구루들과 함께 하얀 옷을 입은 신입생들이 모여 앉아 불 앞에서 향을 피우고, 성수를 뿌리는 등의 제의를 마치면 구루가 학생들 목에 꽃으로 만든 화환을 걸어주며 환영을 하고 이마에는 빈디를 찍어준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의식들이다. 의식에 의해서 세상 모든 것들은 의미를 더하게 되고 그와 상호 작용하는 우리들마저 변화시킨다.
“약초와 향을 태우는 것을 낭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무언가를 태우면 고체나 액체였던 것이 기체로 변화(Transformation)합니다. 그리고 가장 가벼운 형태가 된 기체는 그 공간을 정화해주죠.”
전 세계 인류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전통적 의식들을 보존하고 일상 생활 속에서 행하는 것은 폭력적 종교와 정치 체제로 인해 잊혀졌던 고대의 지혜를 되살리는 일이라 생각된다. 의식(Ritual)은 바로 김춘수 시인이 썼던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마음을 다해 매 순간, 삶이라는 의식을 행할 때, 인간의 고통스럽던 삶은 신의 거룩한 삶으로 변화한다.

강가강에서는 힌두교의 스터디그룹들이 자주 눈에 띤다.
강가강에서는 힌두교의 스터디그룹들이 자주 눈에 띤다.

 

나와 유사한 부족(Tribe)와의 만남
200시간 지도자 과정 첫 날, 약 50명의 학생들은 돌아가며 자기 소개를 했다. 많은 웃음과 공감이 오갔던 시간이었다. 어쩜 우주가 이렇게도 비슷한 종족들을 이 한 곳에 모아주었는지 웃음이 났다. 학생들은 루마니아, 스웨덴, 독일, 프랑스, 이태리,영국, 포르투갈, 스페인, 세르비아, 체코 공화국, 러시아, 중국, 홍콩, 타이완, 타일랜드, 베트남, 몽골, 캐나다, 미국, 아르헨티나, 멕시코, 브라질 등 그야말로 전 세계에서 왔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자기가 태어난 나라에 살고 있는 이들은 무척 드물었다. 이태리에서 태어난 알레시오는 베를린에서 산다고 하고, 스페인에서 태어난 타말은 캐나다에서 살고 있단다. 또 이들 가운데 다수는 최근 자신이 해오던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삶을 경험해보기 위해 리시케시에 와 있다고들 했다. 그들 모두가 명상과 에너지 힐링, 마사지 테라피 등 기존 체제에서 비주류로 폄하했던 정신적인 것들에 관심이 많았다.
한 달 동안 함께 먹고 함께 차를 마시고 함께 공부하고 요가를 하면서 학생들은 무척 가까워졌다. 나는 네덜란드에서 온 재키(Jakie), 그리고 말레이지아에서 온 재닛(Janet), 몽골에서 온 루비(Ruby)와 무척 가까워졌다.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어도 같은 관심사와 같은 에너지 레벨 덕에 우리 모두는 우리들이 같은 부족(Tribe)임을 알아보고 축하했다.
200시간 지도자 과정은 아침 7시에 수업이 시작된다. 한 달 후 300시간 지도자 과정은 6시 30분부터 하루가 시작됐다. 200시간이 됐든, 300시간이 됐든 하루 종일 거의 쉬는 시간없이 꽉 짜여진 커리큘럼이었다. 3시간의 요가 포즈 연습 외에도 코스는 요가 철학, 프라나 야마와 명상, 해부학, 요가 테라피, 요가 수업 연습, 산스크 리트어와 만트라 챈팅 등의 수업으로 구성돼 있다. 나는 요가 철학 시간을 아주 좋아했다.
요가 철학은 베다 시대로부터 전해져오는 고대인들의 지혜와 만나는 시간이다. 농사를 지으면서, 잉여물이 생기면서, 권력이 생기면서, 남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인간들은 자신을 돌아보고 궁극의 존재와 연결되는 방법을 잃어버렸다. 서구의 선진국들은 대부분 대항해시대에 다른 나라를 식민지화하여 부를 축적한 나라들이다. 다른 나라를 침략하지 않아 경제적으로 조금 후진한 나라라고 해서 정신 문화까지 열등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에 대한 존중만큼 남들을 존중하는 그들 삶의 방식과 철학은 선진국보다 훨씬 더 진화된 것이다.
해부학은 뼈 이름과 근육 이름을 잘 몰라 다른 학생들보다 고생을 좀 했다. 하지만 300시간 트레이닝 때는 너무 좋은 선생님을 만나 우리들의 몸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단순히 가슴을 펴주는 것만으로도 심장에 무리가 덜 가게 되고 피가 더 잘 통하게 되어 고혈압 증세가 좋아지고 우울증에도 좋은 효과가 있단다. 나비 효과는 날씨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세 하나만 바꾸어도 삶이 변화한다.
만트라 클래스도 특별했다. 만트라를 외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었던 정말 큰 오만이었다. 한 번은 클래스에서 실험을 했었는데 체중이 많이 나가는 남성을 한 명 선정해 여성 4명이 손가락으로 들어올리는 것이었다. 물론 안간힘을 써도 끄떡도 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클래스 전체가 “옴” 만트라를 마음을 다해 10번 정도 함께 챈팅하고 “소처럼 강하게, 깃털처럼 가볍게 (Strong as a cow, light as a feather)”라는 만트라를 10번 챈팅했다. 그 후에 그 남성을 들어올리니 너무나도 가볍게 부상하는 것이다. 우리들은 모두 “끼약”하고 경악을 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진동이고 파장임을 두 눈으로 확인하던 순간이었다.
그 후 난 오후 수업 시간, 에너지가 떨어지는 것처럼 느낄 때면 “옴” 만트라를 혼자 챈팅한다. 신, 우주 등 수많은 의미가 담긴 “옴” 만트라는 그만큼 강력한 음절이다. 또 하나, “나는 -이다. (that I am)”의 의미를 지닌 “소함”이라는 만트라의 파장도 엄청났다. 아주 느린 속도로부터 시작해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소함”을 챈팅하고 난 후,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편안함과 확장감을 느꼈다.
아틀란타에서 온 멜로디는 여사제 트레이닝 코스를 마친 아주 특별한 여성이다. 그녀는 우리가 코스를 함께 하는 동안, 초승달과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정원에 학생들을 모아놓고 달 의식(Moon Ceremony)을 집전했다. 지구 어머니의 에너지를 느끼기 위해 맨발로 땅을 밟기도 하고, 함께 손을 맞잡고 춤을 추기도 하면서 우리들은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해, 달, 별에 의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는지, 이 세상이 서로 연결돼 영향을 주고 받음을 몸으로 느낄 수가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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