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의 가르침 - 유혹을 물리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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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의 가르침 - 유혹을 물리치는 방법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3.1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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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행(재가불자)

우리는 오늘날 눈만 뜨면 유혹하는 온갖 상업주의적 물질 소비사회에 노출되어 있다. 영상매체는 화려한 말초적 자극으로 오감을 부추긴다. 각종 청소년범죄나 성범죄는 이러한 사회적 환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탐진치를 부추기는 온갖 환경에 대해 스스로 다짐과 수행자의 마음가짐을 갖지 않으면 시류에 휩쓸려 자아의 중심을 잃어버리기 딱 좋은 시대다.  
아함경에 의하면 부처님께서 외적에 맞서 싸워 이기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전륜성왕이 나라를 다스릴 때는 일곱 가지 방법을 쓰면 외적의 침입을 물리칠 수 있다. 첫째는 성을 높이 쌓는 것이다. 둘째는 성문을 튼튼하게 지키는 것이다. 셋째는 성 밖에 해자(塹)를 깊고 넓게 파는 것이다. 넷째는 성안 창고에 곡식을 가득 채워두는 것이다. 다섯째는 성안에 섶과 풀을 풍족하게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여섯째는 온갖 기구와 무기를 다 갖추어놓는 것이다. 일곱째는 성주가 총명하여 사람의 마음을 미리 알고 다스리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다른 나라에서 침략해도 그 성은 안전하다.”
아함경에서는 이와 같은 이치로 우리의 마음을 지키는 방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첫째는 계율을 잘 지키는 것이다. 이것이 안팎의 성을 높이 쌓는 것과 같이,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이 될 것이다. 둘째는 우리 몸과 마음의 성문같은 안의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가 그 감각의 대상인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을 대할 때 그 대상에 집착하거나 끌려가지 않고 육근(六根)을 잘 보호하는 일이다. 셋째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훌륭한 스님들의 법문을 새기며 바른 법으로 자신을 무장하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성 밖에 해자를 깊고 넓게 파서 대비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넷째는 법을 깨우쳐 스스로의 삶의 방편을 갖춤과 동시에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을 일이다. 이것이 성안의 창고에 곡식을 가득 채워두는 일과 같다. 다섯째는 사증상지심법(四增上之心法)을 통해 생각이 모자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성안에 섶과 풀을 채우는 일이다. 여섯째는 사신족(四神足)을 얻어 그 어떤 외적과 대적해도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일이다. 이는 마치 온갖 기구와 무기를 다 갖춰 놓은 것과 같다. 일곱째는 오온(五蘊) 십이처(十二處) 십팔계(十八界)를 자세히 알고, 12인연법(十二緣起法)을 수지하는 일이다. 그러면 마치 성주가 사람의 마음을 미리 알고 잘 다스리는 것과 같이 외적의 침입에도 사람들이 잘 뭉쳐 그 성이 안전하다.” 

우리는 인터넷과 게임, 영상매체를 통해 육근이 온갖 영향을 받아 번뇌와 욕망의 지배에서 자유롭지가 않다. 인간의 본능은 하루종일 온갖 매체에서 유혹하는 소비와 말초적 패턴에 끌려다니며 정신줄을 놓고 살다가 새벽이 되면 지나친 기름이 뭍고 달달한 음식을 먹은 후의 느끼함처럼 후회와 반성으로 마음이 개운치 않다. 그래서 어떤 때는 청정하다가 어떤 때는 그냥 본능에 충실한 것이 당연하다면서 무작정 살게 된다. 우리가 불자로서 하루하루 신행을 통해 자기를 닦아야 하는 이유는 그래서 절실하다. 마음의 자의적 해석과 중심을 잃고 통제되지 않는 육근의 노예로서 살며 그때 그때 일어나는 다중적 마음을 벗어던져야 한다. 이러한 주체적이고 자기통제를 위한 노력이 우리가 수행에 힘을 쏟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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