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가 최초로 발견한 명상의 본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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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가 최초로 발견한 명상의 본래 모습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3.1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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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담 스님의 〈고따마 붓다의 정관명상(定觀冥想)〉
고따마 붓다의 정관명상 - 현상과 생각 저 너머를 보라  | 혜담  지음  | 민족사  | 2020년 03월 17일 출간  | 정가 : 13,800원
고따마 붓다의 정관명상 - 현상과 생각 저 너머를 보라 | 혜담 지음 | 민족사 | 2020년 03월 17일 출간 | 정가 : 13,800원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형국이다. 고통 속에서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루어진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면 불행 중 다행이라 하겠다. 코로나19는 가볍게 넘어갈 수도 있으나 전염력이 높고, 기저질환자나 노약자는 치명적일 수도 있어서 더 두렵게 느껴지는 것 같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실질적인 예방법이라고들 하는데, 어떻게 하면 면역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 미국 모 대학에서 발표한 명상이 면역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명상과 면역력의 상관관계는 자명하다. 스트레스가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명상은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면역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명상의 뿌리는 깨달음의 종교인 불교, 불교의 창시자인 고따마 붓다의 명상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광사 혜담 스님이 아함경과 니까야 등 초기경전과 대승경전을 토대로 50년 수행 체험과 깊은 사유를 통해 붓다가 최초로 발견한 명상의 본래 모습을 <고따마 붓다의 정관명상(定觀冥想)>이라는 책으로 풀어냈다. 
이 책의 저자 혜담 스님은 일찍이 일본으로 유학하여 오래도록 ‘공사상(空思想)’, ‘반야사상’을 연구해 왔다. 귀국 후에는 수십 년 동안 선수행을 하면서 도심포교 도량으로 유명한 불광사에서 대중들에게 법을 설하고 지도해 왔다. 스님은 요즘 명상이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있다는 생각, 한마디로 본말이 전도되고 있는 데 대한 안타까움이 이 책을 저술하게 된 동기임을 밝히고 있다. 세속적인 욕망에 기인한 건강이나 성공 등이 아닌, 인간 존재의 근본적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삶인 수행으로서의 명상, 고따마 붓다가 최초로 발견한, 깨달음을 얻은 수행법인 명상의 본래 모습을 찾아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고따마 붓다 이전에는 아무도 행하지 않았던 고따마 붓다의 수행법은 대승불교권에서는 지관겸수명상으로 불렸다. 지관은 어지럽고 산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멈추게 한다는 의미의 지[止, 사마타]와 자신의 본래 청정한 본성을 끊임없이 지켜본다는 의미의 관[觀, 위빠사나]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나라 보조국사 지눌이 주창한 정혜쌍수 역시 정(定)은 사마타의 다른 번역이고, 혜(慧)란 반야[般若] 즉 ‘최고의 지혜’ 혹은 ‘깨달음의 지혜’로 마음의 본래 성품을 본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정혜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신의 본래 청정한 성품을 끊임없이 비추어 살펴보는[觀照]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고따마 붓다는 어떻게 깨달았을까? 혜담 스님은 “고따마 붓다가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던 수행은 당시에는 없었던, 독자적인 방법을 계발하여 네 번째 선정을 증득한 것으로, 어릴 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지관겸수명상이라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은 고따마 붓다의 정관명상을 규명하기 위하여 경전에 의거하여 사성제와 팔정도뿐만 아니라 연기법 등 불교의 기본 교리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 불교 교리와 수행에 대해 어렴풋하게 알고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편 혜담 스님은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깨닫지 못하고 범부로 자처하며 미혹으로 인해 현상 저 너머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현상과 생각 저 너머’를 중도, 바라밀이라고 하면서 명상을 하든 참선을 하든 염불을 하든 생각하고 생각해서 생각할 것이 없는 데까지 가버리면 그곳이 바로 ‘현상과 생각 저 너머’라고 강조한다. 
혜담 스님의 고따마 붓다의 정관 명상, 이 책의 백미는 정관 명상을 통해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바로 나와 남이 둘이 아닌 이치라는 것, 스님의 표현대로라면, “다른 사람이 행복하고 다른 사람이 복되게 해 달라고 해야 내가 복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건강해야 내 손과 발이 건강한 것이고, 손과 발이 건강해야 내가 행복해지는 것입니다.”라는 점이다. 
“‘모든 사람들이 남이 아니다, 한 몸이다, 동일자다’라는 동일자성이 그대로 진리에 비추어본 바가 중도라는 깨달음의 한 면모입니다. 때문에 자기가 진리 본연의 완전한 것을 받아서 쓰려면 아무하고도 척지고 대립한 사람이 없어야 되는 것입니다.”라는 혜담 스님의 말씀이 가슴 깊이 다가오는 것은 이즈음의 답답한 형국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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