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인문학으로 삶의 지혜 배우고, 문화프로그램 통해 청년불자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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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인문학으로 삶의 지혜 배우고, 문화프로그램 통해 청년불자 활성화
  • 안종국 기자
  • 승인 2020.03.18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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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가 만난 사람〈14〉탐라성보문화원 김창식 원장
탐라성보문화원 김창식 원장
탐라성보문화원 김창식 원장

 

-탐라성보문화원을 소개한다면?
-탐라성보문화원은 제주도의 전통사찰 및 불교문화재 등 전통문화의 근원인 불교문화를 전승, 발전시켜서 제주불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전통문화유산을 보호함과 동시에 문화복지 사회의 실현에 기여하고자 출범한 단체입니다. 이러한 목적사업을 위하여 전통문화유산을 보호, 관리하며 계승, 발전시키고 문화유적 및 전통사찰 등의 조사와 발굴을 하여 연구발표의 기회를 가지고 또 불교문화의 대중화 즉 토론회나 학술대회 등을 개최하여 많은 불자들에게 알리며, 지역 및 국제간의 교류 사업과 청소년 포교 및 교화사업에 역점을 두고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0년도 주요 사업목표는?
-금년에는 먼저 제주도내 사찰 창건비 및 공덕비에 대하여 전수조사를 통해 제주불교의 정체성을 모색하는 기초자료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폐사지 등 문화유적지를 순례하면서 제주불교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불자의 자긍심과 신앙심을 고취하고자 합니다. 또 문화원 상설 프로그램을 통해 불교문화를 홍포하고 열린 포교를 전개하여 대중들에게 불교문화의 접근도를 넓혀 친화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올해 중점사업인 사찰창건비와 공덕비 전수조사에 대해 소개해주시죠?
-네, 그것은 제주불교의 역사를 정립하는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이 사업의 의미는 제주도 전통신앙의 터전인 불교사찰의 가치를 재조명해서 미시사적(微視史的) 제주도 역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제주도 전통의 문화원형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문화콘텐츠로서의 산업화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요 사업내용은 제주도내 사찰현황을 파악하고 문헌자료를 전수조사합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 각 사찰의 창건비 및 공덕비 현황을 전부 파악하여 보고서로 올해 안에 발간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탐라성보문화원에 대해 잘 모르는 스님들이 많아서 각 사찰에 들러 문화원을 알리고, 사찰중 비구니 스님 혼자 계시는 곳에는 민원문제 해결도 지원해드리면서 관계망을 넓혀갈 생각입니다. 
-문화학교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준비되고 있다지요?
-네. 그렇습니다. ‘탐라성보문화학교’를 개설하여 시민사회에 열린 문화원으로서 불교문화를 대중화하고 대중포교의 근간을 이루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됩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불자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참여해서 다양한 불교인문학을 접할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준비되고 있는 강좌로는 “서산대사의 삼가귀감(三家龜鑑) 인문학강좌”를 안재철 교수가, “불교미술강좌”는 이영종 박사, “전통사경과 서예강좌”는 제주대 교수인 오창림 작가, “유배인열전 강좌”는 이진영 선생, “제주사찰 특강”은 강창화 박사가 진행하게 됩니다. 
-수강 참가자의 제한은 없지요?
-그렇습니다. 불교문화는 특정 종교적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불교는 인류의 지혜이며 꼭 알아야 할 교양이고 수준높은 사유의 철학적 지혜를 완성할 수 있는 인문학의 보석입니다. 그래서 신앙이나 믿음을 전제로 하는 종교라기보다는 지성인이면 당연히 알아야 하는 자유와 행복을 위한 인류보편의 가치체계로써 인문학적 접근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나 참여해서 자신의 사유의 폭을 넓힐 수도 있고, 즐겁고 흥미로운 인류지성사를 순례하는 기쁨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문화원에서 진행하는 불교문화유산답사는 기존의 사찰에서 진행하는 불교성지순례와 어떤 점이 다른가요?
-문화원의 불교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은 신행활동이나 정보습득을 위한 답사와는 달리, 제주문화의 원형을 제대로 정립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역사속에서의 불교문화와 제주사람들의 삶의 문화적 특질을 씨줄날줄로 분석하여 진행하는 전문성을 통해 제주도 특질의 불교적 인식의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유적보다는 탐라시대의 주요 사찰터에서 보이지 않는 역사를 구현해 내는 일종의 가상역사 공간기행이 될것입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고서(古書)만들기도 한다는데?
-현대교육은 일종의 직업교육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인격도야, 즉 선비가 되는 교육을 했습니다. 전통시대 서당에서는 천자문이나 명심보감을 붓으로 직접 쓰면서 그 깊고 풍부한 우주와 세계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할수 있었습니다. 고서만들기란 바로 이러한 조상들의 고서를 직접 필사하여 고서로 엮어 봄으로써 선조들의 기록문화와 책의 보존방식을 체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기만의 책을 만들어보면 인격형성기의 청소년들에게는 더없는 자존감 고양은 물론이고 문화적 자긍심을 크게 선양하게 될 것입니다. 
-추사 김정희 선생 유배 180주년 기념학술세미나 준비상황은?
-경자년 올해가 추사 김정희 선생이 대정에 유배된지 18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선생은 당시 숭유배불(崇儒排佛)의 시대적 한계속에서 기복신앙에 머물던 조선의 불교학을 실사구시로 풀어낸 뛰어난 학자입니다. 특히 추사와 초의선사의 각별한 관계는 제주불교의 문화적 토양을 깊고 두텁게 한 업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추사의 대정유배시절 행적을 제조명해 기념학술세미나에서 그 성과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 사업은 금년에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 9년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추사학의 큰 획을 긋도록 할 것입니다.      
-사업 추진할 조직과 예산은?
-이러한 사업들은 명목적 조직보다는 운영위원들의 전문성과 회원들의 폭넓은 참여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회비와 후원금이 기반이 되고, 제주도나 교육청 예산을 지원받으면 원활한 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문화원의 운영위원회는 매우 핵심적이고 전문적인 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분과는 문화예술, 환경, 국제교류, 청소년, 사회복지, 문화재, 홍보 등의 분야에 조직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자원봉사단과 다도회, 합창단과 사물놀이팀도 운영하여 사회봉사를 펼칠 계획도 조성해 두었습니다. 이러한 운영위원회의 활성화를 위해 제주도 정화활동과 함께 상호 화합과 친목을 위한 활동을 각 분과별로 자율적으로 추진하도록 할것입니다.   
-탐라성보문화원의 시급한 과제는?
-현재 코로나19사태로 인해 활동이 중지되어 있는데, 문화원의 공간을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도록 좋은 프로그램의 운용과 적극적인 홍보가 관건입니다. 그리고 수강생이나 참가자들, 회원들을 체계적이고 친절하게 운용할 상근실무자 확보도 시급합니다. 각종 자료를 기부해 주시는 분들도 필요합니다. 불교일반 자료는 물론이고 제주도문화와 관련된 폭넓은 자료와 도서를 기증해주셔서 우리 문화원에서 연구와 정보습득이 용이해지도록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후원회원들로도 많이 동참해주셔서 재정적인 안정을 이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액수의 크고 적음보다 많은 사람들이 십시일반 동참하는 것이 훨씬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부분은 열린 자세와 관용적인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문화원 운영이 필수입니다. 현대사회는 과거 불교의 교육방식과 신행스타일로는 참여도를 높이기 어렵습니다. 시대와 함께 호흡하고 특히 젊은 층들이 열린 자세로 다가올 수 있도록 새로운 개혁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특히 청소년과 청년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인가요?
-그렇습니다. 청년이 바로 우리 제주의 미래요, 미래 불교계의 확실한 동량입니다. 불교가 젊은 층에 외면받는 이유는 실질적인 도움과 자신의 미래개척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과거에 대학생불교연합이나 룸비니 활동을 하면서 정말 행복하고 많이 배웠고 보람도 컸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의 삶의 가치와 불교의 가르침이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IT와 인공지능, 세계화시대로서 서구적 가치관이 중요해지고, 동양적 가치보다는 서양철학과 서구기술과학이 더 신뢰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 심각한 것이 지금의 젊은 층들에게는 삼포(三抛)세대라고 할만큼 취업난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마음의 겨를이 없습니다. 결혼도 포기히고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저조합니다. 불교가 젊은 층들과 고민과 아픔을 함께 하지 않으면서 청년층 포교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래서 달라진 시대에 맞추어 불교가 그들의 정서와 실질적 고민속으로 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문화원에서는 바로 그러한 실질적 불교, 사람과 미래에 해법을 함께 고민하는 역할을 모색해 나가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독자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은?
-문화원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입니다. 넓은 공간에서 세미나나 합창연습, 서클모임도 하실 수 있습니다. 위치도 시내에 있어 접근도 편리하고, 전문성과 불교적 자비심이 넘치는 훌륭한 선생님과 스승으로 삼을 스님들과의 통로도 열려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들러주시고, 후원회원이 되어 주십시오. 그리고 각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셔서 수준높은 불교문화강좌의 행복한 공부를 통해 지적 목마름도 채워주십시오. 우리 탐라성보문화원은 학자들의 연구소가 아니라 불교문화를 행복하게 누리고자 하는 모든 이들의 공간입니다. 우리 문화원은 제주사회의 문화적 소양을 풍부하게 살찌우는 불교인문학적 대중문화의 선구자가 되겠습니다. 성원과 관심으로 함께 키워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김창식 탐라성보문화원장 주요 약력
오현고 졸업(1974)/ 제주교대졸업(1976)/ 제주대 경영학과 졸업(1985)/ 제주대 교육대학원 졸업(1991)/ 43년간 제주도내 교사 등 교육계 종사(1976-2018)/ 한국대학생 불교연합동문회 제주지회장(2009-2013)/ 제주교원불자회 회장(2014-2016)/ 한국초등교장협의회 제주도회장(2017-2018)/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2018-현재)/ 탐라성보문화원장(2019-현재)/ 홍조근정훈장 대통령포장(2014)/ 한국사도대상 한국삼락회장 표창(2017)/ 황종근정훈장 대통령포장(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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