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재난영화 '코로나19'는 언제 끝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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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재난영화 '코로나19'는 언제 끝이 날까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4.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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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우(교사)

 

전 세계가 재난영화의 무대가 되었다. 세계 유명 관광지는 텅 비었고 성당에는 관들이 늘어 서 있다. 이탈리아 베르가모 컨벤션 센터, 뉴욕 센트럴 파크까지 임시 병동으로 변했다. 중국 우한의 한 화장장 앞에는 숨진 유족의 유골을 받으려는 이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이 비극적인 영화를 매일매일 긴장감으로 지켜보는 이유는 전 세계인이 이 영화에서 주연배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엑스트라일지 모르지만, 내가 만약 확진자가 된다면 졸지에 나의 배역은 주인공의 배역으로 격상된다.   
그런데 모든 영화는 영웅과 악당이 싸운다. 영웅의 싸움이 명분이 있을수록 관객들은 열정적으로 주인공을 응원하게 된다. 그런데, 정확히 어떤 이유로, 어떻게 시작됐는지도 알 수 없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라는 악당과 전 세계 인류들이 싸우고 있다. 최전선에 선 영웅들은 속절없이 쓰러지고 있기도 하다. 
한때 평범한 시민이었던 의료진들은 코로나-19가 만든 재난상황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영웅의 자리에 서게 됐다. 그러나 전사의 숫자가 턱없이 모자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미 병원을 떠난, 퇴직한 의사, 간호사들도 코로나-19의 최전선으로 돌아갔다. 프랑스에서는 은퇴했던 한 의사가 전선으로 돌아가 환자들 돌보다가 목숨을 잃었다. 
누구보다 앞서 재난의 최전선에서 싸워준 의료진과 훌륭한 조력자들 덕분에 우리나라는 서서히 재난의 탈출구를 찾아가고 있긴 하지만 이미 전 세계로 퍼져버린 악당과의 싸움은 여전히 끝을 알 수 없다. 코로나-19가 미칠 파장이 어디까지일지 예견도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영화에서도 그런 법, 악당의 힘이 강할수록 영웅의 의지는 더 불타오르는 법이다. 설령 최전선에 선 영웅들이 비극적으로 쓰러지면 뒷줄에 서 있던 평범한 시민이 어느새 영웅의 대열에 합류한다. 
그런데 지금 재난영화 코로나-19 러닝타임이 너무 길다. 전 세계가 지쳐가고 있다. 조속히 영화의 끝을 보면서 수고한 모든 이에게 열띤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정말 인간존엄의 끝을 보면서 형언키 어려운 아픔과 슬픔으로 가슴이 미어졌지만, 그 끝은 해피엔딩이길 간절히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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