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날 특집 - 환경 파괴로 늘어나는 전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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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날 특집 - 환경 파괴로 늘어나는 전염병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4.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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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경 _ 국회 사회문화조사실 환경노동팀 입법조사관

국회입법조사처,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의 무분별한 환경파괴의 결과
야생동물 불법밀수, 공장식 축산정책, 환경파괴 기후변화 등이 원인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환경정책의 사각지대를 살피고 환경파괴로 인한 전염병 확산에 대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4~5일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8명꼴로 코로나19 사태의 근본 원인이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때문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의 발생 원인은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과학계에서는 2003년의 사스(SARS)와 2015년의 메르스(MERS)가 각각 박쥐에서 발원해 사향고양이, 낙타를 거쳐 인간에게 전파됐던 것처럼 코로나19도 박쥐에서 발원해 중간숙주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전해졌을 가능성을 유력하게 본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환경파괴로 늘어나는 전염병 현황 및 대응방안’이란 보고서를 통해“인간이 동굴 속 박쥐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인간의 무분별한 환경파괴의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지난 4월 7일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표한 <이슈와 논점 - 환경 파괴로 늘어나는 전염병 현황 및 대응방안>의 주요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 편집자

 

코로나19가 박쥐에서 천산갑을 통해 인간에게 전해졌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코로나19가 박쥐에서 천산갑을 통해 인간에게 전해졌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박쥐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야생동물을 통해 인간에게 전파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등으로 야생동물과의 접촉이 늘어나고 있어, 환경파괴가 전염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환경정책의 사각지대를 살펴보고, 환경파괴로 인한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국내 환경정책 과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2003년의 사스(SARS), 2015년의 메르스(MERS) 에 이어 2019년 코로나-19(COVID-19)까지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의 전염병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의 전염병은 박쥐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야생동물을 중간숙주로 하여 인간에게 전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사스는 사향고양이를 통해, 메르스는 낙타를 통해 인간에게 전파될 수 있다는 연구가 있으며, 코로나-19의 전파경로에 대한 연구는 진행중이다.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등으로 인간과 야생동물의 접촉이 늘어나면서 환경파괴가 전염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의 발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과학계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코로나-19가 박쥐에서 천산갑을 통해 인간에게 전해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과학저널 네이쳐(Nature)에는 박쥐 코로나바이러스가 코로나-19와 전체 게놈 수준에서 96% 동일하다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또한 천산갑에서 채취한 바이러스 유전체의 염기서열이 코로나-19 감염자의 바이러스 서열과 거의 일치한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어, 다른 중간 숙주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천산갑이 코로나-19의 가능성 높은 중간숙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는 인간의 환경파괴로 인해 발생한 바이러스 전염병이라고 보고 있다.
코로나19는 인간의 환경파괴로 인해 발생한 바이러스 전염병이라고 보고 있다.

 

의학저널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최근 실린 논문은 코로나-19가 같은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인 사스(SARS)나 메르스(MERS)와는 조금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어 명확한 기원을 밝히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중국과 베트남 등이 야생동물 거래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일부 환경단체는 야생동물거래 규제가 단순히 야생동물보호의 문제가 아니라 공중 보건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다. 한편으로 잘못된 정보에 기인한 야생동물에 대한 수요가 계속되는 한 온라인·암시장 등을 통한 야생동물 불법거래는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가디언지(Guardian)는 코로나 바이러스 유발 원인 중 하나로 공장식 축산(factory farming)을 지목하였다. 식량생산의 산업화에서 소외된 일부 소규모 농가들이 생계를 위해 야생동물 거래를 늘려 나갔고, 대규모 공장과 농장들에 밀려 점차 야생지역(uncultivable zones)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박쥐 등에서 발생하는 야생 바이러스에 접촉되는 밀도와 빈도가 증가하였다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의 또 다른 전염병의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공장식 축산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환경파괴로 발생한 기후변화, 기후변화로 인해 사라지는 생물다양성이 코로나-19의 발생 원인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린피스(Greenpeace)는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가뭄·홍수 등의 극단적 기상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등 생태계 파괴로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이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이나 목축지로 이동해 사람들이 조류인플루엔자 등의 인수공통감염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참고로, 의학저널 랜싯(Lancet)의 기후변화와 건강에 대한 논문에 따르면 뎅기·말라리아·콜레라 등 기후에 민감한 전염 질병(climate-sensitive infectious diseases)이 확산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로 변이 등이 일어나 전염병을 예측하기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수백만명이 감염되고, 수십만명이 사망하여 세계적 펜데믹에 이르게 한 코로나19의 원인을 두고 인간의 환경파괴로 인한 기후변화가 생물다양성을 파괴한 것이 부메랑이 된 것이라고 발표되었다.
수백만명이 감염되고, 수십만명이 사망하여 세계적 펜데믹에 이르게 한 코로나19의 원인을 두고 인간의 환경파괴로 인한 기후변화가 생물다양성을 파괴한 것이 부메랑이 된 것이라고 발표되었다.

 

인간이 동굴 속 박쥐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인간의 무분별한 환경파괴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야생동물의 불법 밀수 관리의 미비, 공장식 축산정책의 문제점, 기후변화 정책의 미비 등의 환경정책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사태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사태는 매우 유사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우리나라의 환경정책에도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환경정책을 점검하여, 야생동물 밀수 규제 및 체험시설 관리강화, 친환경 축사의 확대, 기후정책과 보건정책의 연계 강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전염병이 지구 모든 대륙에서 유행하는 팬데믹(pandemic)은 동물과의 잦은 접촉, 밀집된 주거형태, 세계화로 증가된 교역·교류 등 현대 문명이 원인이라는 견해도 있다. 사람·동물·환경의 건강이 하나(One Health)이고 세계가 하나(One world)이므로 국제사회의 공동대응도 요구된다. 환경파괴로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신종 바이러스들도 나타나고 있고, 대규모 전염병의 발생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 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사후적으로 대응책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환경을 보호하는 사전적 예방책이 국내외에서 강조될 필요가 있다. 예방이 최선의 치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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