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기행 - 티베트의 부처님오신날 - 카일라스 사가다와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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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기행 - 티베트의 부처님오신날 - 카일라스 사가다와축제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5.0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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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하(여행작가)
티베트 전역에서 몰려든 순례자들은 사가다와 축제를 전후해 오체투지를 쉬지 않고 반복한다. 참파(보리가루의 일종으로 티베트의 주식) 한 봉지에 의지해 1년간의 여정 끝에 이곳에 도착했을, 초라한 행색의 티베트 순례자들의 열정은 너무나 숭고하기만 하다.
티베트 전역에서 몰려든 순례자들은 사가다와 축제를 전후해 오체투지를 쉬지 않고 반복한다. 참파(보리가루의 일종으로 티베트의 주식) 한 봉지에 의지해 1년간의 여정 끝에 이곳에 도착했을, 초라한 행색의 티베트 순례자들의 열정은 너무나 숭고하기만 하다.

 

티베트력(티베트의 전통 역법) 4월 1일은 전통 종교 명절인 ‘사가다와(薩嘎達瓦)’에 해당한다. 
티베트력 4월은 석가모니가 탄생.성도.입적한 달로 그 의미가 아주 크다. 티베트불교의 신도들은 티베트력 4월을 길하고 행운이 깃든 달로 여기고 있으며 4월 한 달 동안 아침 일찍 일어나 전경(轉經), 조불(朝佛), 행선(行善) 등을 행한다. 또한 각지의 사찰에서는 기복 및 해당 명절을 기념하는 종교의식을 진행한다.
이 사다가와 축제의 최고봉은 성산 카일라스에서 절정을 이룬다. 오색깃발인 타르쵸<經幡, Tharchog>를 매다는 거대한 기둥인 타르보체(Tarboche)를 12년마다 교체하는 행사가 있다. 이 이벤트는 말띠해마다 열리는데, 이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말띠해에 태어났고, 밀교성자인 밀라레빠가 성산 카일라스를 티베트 토착종교인 뵌뽀교에서 되찾아온 날도 도 말띠해이기 때문이다. 타르쵸는 죽은 자의 영혼이 안전하고 빠르게 천계에 도착하도록 안내하는 이정표이자 개인의 소원 등을 하늘에 전달하는 메신저이기도 하다. 

▲티베트 카일라스 사가다와축제의 하일라이트는 타르보체라는 기둥을 세우는 것이다.
▲티베트 카일라스 사가다와축제의 하일라이트는 타르보체라는 기둥을 세우는 것이다.

이 외에도 각종 제물을 절 등에 공양하며, 육식을 하지 않고 구걸하는 자들도 돈 달라고 떼쓰지도 않고, 돈을 받아도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는다. 이 기간동안 선행에 따라 부처로부터 상벌이 내려진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또 철저한 금욕생활을 하며 성스러운 일을 하도록 노력하고 살생과 범죄를 절대 저지르지 않는다. 

카일라스는 산스크리트어로 티베트인들은 이산을 ‘강 린포체’(눈의 살아 있는 부처란 뜻의 단어로 강은 ‘雪’, 린포체는 ‘活佛’을 각각 의미한다.)라고 부르며 ‘카일라스’는 잘 알지 못한다. 
다르첸 마을은 사카다와 축제가 거행되는 성산 카일라스(불교, 힌두교, 뵌포교, 자이나교의 성산)로 가는 베이스캠프이다. 다르첸은 인구가 2~3천 명이지만 축제가 되면 4~5만 명의 인파가 몰려든다. 사가다와 축제기간이 되면 순례자들의 텐트가 고원에 끝도 없이 펼쳐진다. 축제 때면 중국 공안과 인민해방군의 수도 크게 늘고, 이들을 상대하는 매춘부의 캠프도 등장한다. 
축제 하루 전은 긴장과 설렘의 분위기가 감돈다. 티베트 전 지역에서 몰려든 다양한 전통의상의 사람들, 처음 접해보는 신기한 세상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들, 각자의 소중한 삶에 가장 특별한 체험의 전야제를 장엄하게 기다리는 것이다.   
드디어 음력 4월15일, 사시(巳時=오전 10시)가 되면 다르첸마을 강니초르텐 근처에 수만명의 순례객들이 운집해 행사를 시작한다. 

▲둥첸을 불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둥첸을 불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타르보체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행사야말로 사카다와 축제의 가장 중요한 의식이다. 30명가량의 승려들이 행사장 앞으로 들어서 대표 승려가 한 손에 도르제(금강저, 金剛杵)를 들고 경전을 낭독하면 카일라스산을 향해 바닥에 누워있던 타르보체가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천천히 들린 타르보체가 직각으로 세워지면 승려는 이 구조물의 기중 밑 부분에 창(티베트 전통주)을 뿌리면서 축복기도를 드리고 동시에 기다란 티베트 나팔(둥첸), 징(롤모), 북(초스룽가)이 연주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전통가면춤으로 흥을 북돋운다
▲전통가면춤으로 흥을 북돋운다

 

이때 모든 티베트인들의 관심은 일단 직각으로 세워진 타르보체가 직각을 그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옆으로 기울지에 쏠리게 된다. 이것이 미래의 길흉을 나뉘게 하기 때문이다. 만약 타르보체가 꼿꼿이 서게 되면 질병이 낫고 가축이 건강하며 모든 일이 잘 풀린다고 믿는다. 타르보체가 카일라스산을 향해 기울어지면 주민들은 굶주림과 질병으로 고통받고 일찍 죽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산의 반대편으로 기울면 커다란 재앙이 다가온다고 생각한다. 
의식이 끝나면 승려들로부터 축복을 받기 위해 몰려드는 순례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승려들은 티베트 전통 텐트로 만든 간이 곰파(절)에서 순례자들을 맞이하며 축복한다. 또 전통의상을 입은 티베트인들의 기마 시범과 전통무용 공연도 이어진다. 최초의 타르보체는 티베트 불교의 창시자였던 구루 린포체의 예언에 의해 인간의 힘 없이 스스로 세워졌다고 전해진다. 

▲서부 티베트고원의 밤하늘은 우주와 합일되는 순간이다.
▲서부 티베트고원의 밤하늘은 우주와 합일되는 순간이다.

 

본 행사가 끝나면 참가자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성스러운 날을 보낸다. 어떤 이들은 참파 가루를 하늘에 뿌리는가 하면 행사장 뒤편으로 가 티베트 고유의 장례법인 천장을 지내는 드라촘 언덕 위에서 자신의 생머리를 일부 잘라내고 입술을 약간 베어 피를 내고 돌을 깨물어 이빨을 부러 뜨려 공양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일부를 남기는 행위를 통해 극락에서 환생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바위에 죽은 자처럼 누워 죽음을 체험하는 사람, 타르보체를 직각으로 세우는 데 사용한 나무기둥을 성물로 간직하기 위해 조금씩 떼어가는 순례자들도 있다. 
각종 행사가 마무리되면 순례자들은 ‘카일라스 코라’에 나선다. 코라는 해발 4,675m의 다르첸 마을에서 시작하여 5,600m의 될마라 고개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결코 만만치 않다. 한 바퀴 도는데 도보로 2박 3일이 소요된다. 코라는 자신의 업을 소멸시켜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티베트인들에게는 평생의 과업이다. 

카일라스산: 카일라스는 산스크리트어에서 수정(水晶)을 뜻한다. 이 명칭이 서양에 전해지면서 카일라시(Kailash) 또는 카일라스(Kailas)로 전해졌다. 해발 6,656m의 미개척 봉우리는 현지에서는 신성한 산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등정이 금기시 되어 있다. 음유시인 밀라레파(1040~ 1123/1052~1135)가 정상에 도달했다는 전설이 있다.
카일라스산: 카일라스는 산스크리트어에서 수정(水晶)을 뜻한다. 이 명칭이 서양에 전해지면서 카일라시(Kailash) 또는 카일라스(Kailas)로 전해졌다. 해발 6,656m의 미개척 봉우리는 현지에서는 신성한 산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등정이 금기시 되어 있다. 음유시인 밀라레파(1040~ 1123/1052~1135)가 정상에 도달했다는 전설이 있다.

 

성산 카일라스는 불교뿐만 아니라 힌두교와 자이나교, 뵌뽀교에서도 숭배하는 성산이다. 불교와 힌두교에서는 카일라스를 수미산으로 부른다. 카일라스 코라를 세바퀴 돌면 전생의 업장이 소멸되며, 1백8번을 돌면 열반에 오른다고 믿는다. 이 기간에 카일라스까지 못 오는 이들은 라싸의 조캉사원과 포탈라궁을 둘러싸고 있는 일종의 코라인 ‘링콜’을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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