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하스님의 법구경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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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하스님의 법구경 (91)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5.2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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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바르게 생각하는 사람은 출가하여
집에 머무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호수를 등지고 떠나는 백조처럼
그들은 이 집과 저 집을 버린다.

- 마하가섭 존자 이야기-
삽화 김대규 화백
삽화 김대규 화백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죽림정사에 머물고 계실 때 마하가섭 존자와 연관된 게송을 들려 주셨습니다.
한때 부처님께서는 몇몇 비구스님들과 왕사성에서 안거를 보내셨습니다. 안거가 끝나기 2주일 전, 부처님께서는 수행자들에게 곧 왕사성을 떠나니 떠날 준비를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이는 가사를 꿰매고, 새 가사를 물들이고, 또 다른 이는 헌 가사를 빨아 널었습니다. 몇몇 스님들은 가섭존자가 가사를 빠는 것을 보고 어림짐작하기를 ‘왕사성 안과 밖의 많은 이들이 존자를 사랑하고 존경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존자께서 불편하신 것은 없는지, 필요한 모든 것을 살피는데 존자께서 그 신도들을 떠나 부처님을 따라 가실 수 있을까?’ 라고 했습니다.
보름이 지나고 떠나기 전날 밤, 부처님께서는 ‘까띠나(공양의식)’도 남아있고, 사미의 수계도 있고, 장례의식 등등의 일들이 있으니 수행자들이 한꺼번에 떠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몇몇 수행자를 죽림정사에 남아 있도록 결정하셨고 가장 적합한 인물로 가섭존자를 생각하셨습니다. 마침내 몇몇 장로와 가섭존자가 남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다른 수행자들은 볼멘소리로 ‘우리들 짐작대로 가섭존자는 부처님을 따라가지 않고 남는군요.’라고 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말을 다 들으시고는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내 아들 가섭존자가 왕사성의 신도들과 그들의 공양물에 집착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인가? 그대들은 큰 잘못을 범하는구나. 가섭존자는 나의 지시에 의해 남아 있는 것이다. 그는 이곳의 그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다.”라고 하시며 게송을 들려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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