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뒤바꾼 세계의 부처님오신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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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뒤바꾼 세계의 부처님오신날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5.2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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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와 봉사로 헌신적인 이웃돕기 등
위기와 재난에서 불교계 노력 돋보여
인도네시아 마카사르에서 웨삭봉축행사를 열고 있다. 정부가 봉축행사를 금지함에 다라 이 행사는 인터넷으로만 생중계되었다.
인도네시아 마카사르에서 웨삭봉축행사를 열고 있다. 정부가 봉축행사를 금지함에 다라 이 행사는 인터넷으로만 생중계되었다.

 

국제 웨삭데이는 세계 각국의 달력에 따라 달리 전하는 부처님오신날을 공동으로 기념하기 위해 1999년에 UN에서 정한 봉축일로 매년 5월 보름에 해당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5월 7일 국제 웨삭데이는 코로나19확산사태로 파행적으로 진행됐다. 각국 불교계도 부처님오신날인 국제 웨삭데이(Vesak day)를 취소했거나 온라인으로 봉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불교공동체 위원회는 각 사찰에서의 봉축행사를 금지하고, 각 가정에서 예불을 드리도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봉축행사는 온라인으로 중계됐다.

싱가포르 승려들이 웨삭데이 봉축행사를 페이스북라이브로 중계했다.
싱가포르 승려들이 웨삭데이 봉축행사를 페이스북라이브로 중계했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이 6월 1일까지 연장되면서 웨삭축제가 취소됐다. 대신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웨삭 기념행사를 보도했다. 기념행사에서 싱가폴 정부는 “불교의 가르침인 자비, 이해, 회복은 감염병으로 인한 혼란 속에서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치들이 우리를 강하게 하고 바이러스의 조기 종식을 도와줄 것”이라고 공식 봉축메세지를 발표했다. 또 국제 온라인 콘서트를 열어 싱가포르와 해외 불교음악가 등이 참여했다.
스리랑카도 감염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각 지방에서 예정됐던 웨삭행사를 중지했으며, 웨삭데이 당일에는 사찰 인근에 거주하는 소수의 불자들만이 사찰을 찾았다. 취소된 행사를 대신해 스리랑카 사찰들도 온라인을 통해 웨삭기념 행사를 중계했다.

관광에 의존하는 태국에서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각 사찰에서는 도시락을 만들어 결식이웃 27만명에게 도움을 주었다.
관광에 의존하는 태국에서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각 사찰에서는 도시락을 만들어 결식이웃 27만명에게 도움을 주었다.

 

태국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방콕의 랏프라오(Ladprao)사원에 상주하는 프라 수라삭 슈딴토(Phra Surasak Suthanto)스님은 “사찰의 예불과 다양한 행사는 무기한 연기가 되고 있다. 보시를 하기 위해 사찰을 찾는 신자들의 수가 급감했다. 현재 스님들은 코로나 19로 인한 피해자들을 위한 구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스님은 “생활에 필수적인 탁발마저 제한을 받고 있으며, 아침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1~2미터의 거리를 두고서 불자들과 교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라삭 스님은 “현재 사찰에서 진행할 수 있는 유일한 의례는 장례식뿐”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태국은 정부 차원에서 4월 중순부터 새해 행사인 송크란 축제를 취소했고, 불특정 다수의 집단이 모이는 행사를 전면 취소할 것을 권고했다. 

일본의 한 승려는 관욕식을 이틀에 걸쳐 트위터로 생중계했다.
일본의 한 승려는 관욕식을 이틀에 걸쳐 트위터로 생중계했다.

 

일본도 정부가 ‘3밀(밀폐공간·밀집공간·밀접접촉)’을 피해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불교계도 부처님오신날 공개적인 봉축행사를 대부분 취소했다. 기타큐슈시에 소재한 정토진종의 사찰 에이묘지(永明寺)에서는 준비했던 관욕식이 코로나19로 취소되자 트위터를 이용, 아기부처님에게 관욕식을 행하는 모습을 생중계하였고, 리트윗 횟수만큼 관욕식을 하겠다고 약속하여 무려 3만 2,551회의 리트윗만큼 인근 사찰의 스님들까지 가세해 이틀에 걸쳐 총 13시간동안 관욕식을 하기도 했다.
고베시에 소재한 진언종의 고찰 스마데라(須磨寺)도 원격 기도봉행을 하고 사경기도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일본불교의 성지인 고야산 콘고부지(金剛峰寺)도 사불을 권유하고, 색칠을 마친 사불용지를 콘고부지로 보내면, 이를 하나의 만다라로 만들어 불전에 올리고 코로나19의 조기 종식을 기원한다. 또 이바라키현에 소재한 조동종 사찰 다이오인(大雄院)은 올해 개산 550주년을 기념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으나, 결국 모두 취소됐다.

스리랑카는 웨삭데이가 취소되었지만 마을마다 기를 달고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했다.
스리랑카는 웨삭데이가 취소되었지만 마을마다 기를 달고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했다.

 

유엔도 이미 국제웨삭데이 봉축행사를 전격 취소한바 있다. 
그러나 자비로 오신 부처님의 가르침은 다양한 모습으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세계 불교계의 대처와 지혜가 코로나19를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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