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 - 코로나19 희생자 생각하며 축제한마당 지양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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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소리 - 코로나19 희생자 생각하며 축제한마당 지양했어야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5.2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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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순(재가불자) 

지난 주에 제주시 행정복지타운광장에서 제주지역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가 열렸다. 예상외로 수백 명이 참석하면서 그동안 중지되었던 불교 법회가 오랜만에 활기를 띠어서 참가자들이 부푼 가슴을 안고 행사장에 들어서게 되었다. 비록 최근에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산되면서 불안한 마음도 한구석 없지 않았지만, 입구에서부터 병원에서 나온 분들이 발열검사와 손소독, 그리고 참가자 명단을 꼼꼼히 기록하게 하는 등 방역에 큰 신경을 쓰는 모습이라 다소 안심이 되었다.    
봉축행사에서 범패의식과 육법공양 등 마음의 경건함을 지니고 본 행사에서 법문과 발원문으로 현재의 어려운 시국을 극복하려는 불교계의 의지가 느껴져 감동이 잔잔히 일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는 듯 했다. 특히 폭죽을 터트려서 행사 직후부터 민원이 들어오고, 인터넷에서는 불교계가 축제를 열었다면서, 시국이 이런데 무슨 일이냐며 의아해 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 학교 등교를 앞둔 학부모들이 인터넷 카페인 ‘맘카페’ 등에서 불교계를 비난하는 글과 댓글이 잔뜩 올라오고, 중고거래 사이트인 ‘당근마켓’에서도 불교계 봉축행사에 대해 왈가왈부 많은 지적이 있었다고 한다. 폭죽 소리에 놀라 개를 잃어버렸다는 이야기부터, 관공서에도 일부 항의하는 사람의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고 한다. 전국불교계도 전체 종단협의회 차원에서 봉축행사를 전격 취소했다고 하는데, 우리 제주불교계의 경우도 시민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살펴보는 신중함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코로나19로 많은 분들이 희생되었고, 전 세계적으로는 수십만명이 유명을 달리했는데도, 축제성으로 행사를 기획한 것은 중생의 고통을 위한다는 대자대비한 부처님의 제자로서 한번쯤 반성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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