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정방폭포와 정방굴 석조여래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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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정방폭포와 정방굴 석조여래좌상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5.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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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천 김대규 화백의 제주불교 화첩기행 [1]

깊은 침묵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4.3원혼 달래는 자비의 부처님

정방폭포에서 서쪽 절벽에는 커다란 해식동굴이 있다. 입구 높이는 10m에 이르는데 점점 낮아지고 좁아져서 깊이 30m 정도에 이르러서 막혀 있다. 입구에서 약 17m 지점 동쪽 석벽의 돌을 이용하여 불상을 조각하였다. 사람이 안전하게 서서 작업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곳이다. 
불상의 전체 높이는 320㎝, 두상 높이 95㎝, 어깨 너비 170㎝, 양 무릎 사이는 230㎝이며 바다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앉아 있다. 머리는 나발(螺髮)이며 미간(眉間)에는 백호(白毫)를 표시하였고 눈은 반쯤 감아 선정(禪定)에 든 모습을 표현하였다. 목에는 깨달음의 상징인 삼도를 표현하였고, 법의는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편단우견(偏袒右肩)이다. 손 모양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불과를 이룰 때 부처님의 공덕을 지신(地神)이 증명한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이다. 다만 왼손의 엄지손가락은 파손되어 있다. 무릎을 덮고 있는 법의 자락의 의문(衣紋)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우며 길상좌(吉祥坐) 자세이다. 문화재로서 이름을 붙인다면 석조여래좌상이라고 하면 될 것이다. 연화대는 따로 조각되어 있지 않다. 앞에 향로가 조각되어 있다.
양 어깨 부분에는 시멘트와 자갈을 섞어 보완하였다. 처음에는 돌로 조각한 것이 파손되어서 시멘트로 보완한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석벽이 좁아서 시멘트로 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가슴에서부터 아래쪽에는 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 때문에 검은녹색 이끼가 끼어 있다.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모습이지만 투박하게 느껴진다. 투박하지만 전문석공의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불상의 앞 아래 석벽에는 가는 선으로 거북등 무늬가 그려져 있는데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다.
이 불상은 제18대 김서연 남제주군수(1971.08.∼1973.08.) 재직시 그의 주도로 만들었다고 한다. 김군수는 외국 여행에서 본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관광 시설을 구상했는데 천지연폭포 입구와 안덕계곡 입구에 돌할으방을 설치하기도 했으며 이 석불도 그 때 설치한 것이다. 제주도 출신 석공들은 불상을 만들어 본 경험이 없다고 하여 전남 출신 석공이 일하는 서울석재사에 의뢰하여 제작하였다고 한다. 다만 이곳에 석불을 조성한 것은 관광 목적뿐만 아니라 서쪽 60m밖에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 4·3 때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소남머리가 있으므로 그곳에서 희생된 넋을 추념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고 한다. 

글 _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로천 김대규화백은 독특한 동양화풍에 우리 고유의 정신세계를 담아오다가 10여년 전부터 불교의 정신세계와 깊은 수행력이 더해져 김대규 화백만의 고유한 선화(禪畵)의 경지를 이룩했다. 제주불교신문은 로천 김대규 화백의  제주불교 화첩기행 연재를 통해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불교문화의 정수를 화폭에 담아 제주불교문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로천 김대규화백은 독특한 동양화풍에 우리 고유의 정신세계를 담아오다가 10여년 전부터 불교의 정신세계와 깊은 수행력이 더해져 김대규 화백만의 고유한 선화(禪畵)의 경지를 이룩했다. 제주불교신문은 로천 김대규 화백의 제주불교 화첩기행 연재를 통해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불교문화의 정수를 화폭에 담아 제주불교문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향토사학자 고영철 선생은 27년간 제주문화유산답사회를 이끌며 제주도 구석구석의 향토문화를 답사하며 향토문화지킴이로서 독보적인 해설을 해왔다. 제주불교 화첩기행 연재를 통해 토속적인 제주도 문화와 불교의 정신적 세계를 이해하는데 풍부한 자료와 해설을 제공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기로 하였다.
향토사학자 고영철 선생은 27년간 제주문화유산답사회를 이끌며 제주도 구석구석의 향토문화를 답사하며 향토문화지킴이로서 독보적인 해설을 해왔다. 제주불교 화첩기행 연재를 통해 토속적인 제주도 문화와 불교의 정신적 세계를 이해하는데 풍부한 자료와 해설을 제공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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