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하안거 결제에 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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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하안거 결제에 붙여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6.1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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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6일(음력 윤 4월 15일)부터 제주도내 각 사찰들이 하안거 결제법회를 봉행했다. 수좌들은 석달간 산문을 걸고 화두를 참구하며 수행정진에 들어갔다. 해제는 9월 2일(음력 7월 15일)이다. 
남국선원도 지난 6일 결제 법회를 봉행하고, 전국에서 온 수좌 스님 22명과 석 달간의 정진에 들어갔다. 이중 1명은 무문관수행에 들었다. 그리고 20명의 재가불자들도 동시에 안거 정진에 들어갔다. 
남국선원은 특히 주말 템플스테이와 연계하여 시민선방 정진에 재가불자들에 대해 안거수행정진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화두참선으로 수행의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선방 스님들이 집중지도를 이끌 방침이다. 
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도 하안거 결재법회를 봉행했다. 관음사 조실 만백 종호 큰스님은 “신령스러운 달빛이 저 물속에 잠겼는데, 생사 없는 곳에 유무를 한번 보시라.”라는 게송(偈頌)으로 하안거 결재에 대한 의미를 설명하고 사대부중이 한마음으로 정진하려는 마음을 가져야한다고 당부했다. 
송나라 때 석상초원(石霜礎圓) 선사는 “백척간두에서 진일보해야 시방세계에 온몸을 드러내리라. 백 척의 장대 끝에서 어떻게 해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겠는가?”라고 일갈했다. 이는 백척간두라는 고봉정상에 머물며 안주할 것이 아니라 시방세계 즉 중생세계로 다시 나투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자리(自利)만으로는 이타(利他)를 완성할 수 없다는 당연한 이치이기도 하다. 이타를 실천할 수 없는 자리(自利)는 공허한 말의 유희일 뿐이다. 하안거 결제는 언구도 버리고 내 몸에 대한 집착도 버리고 오직 백척간두를 향해 나아가는 일이다. 3개월간의 안거 동안 열심히 정진해서 백척간두에 이르러야 해제하는 날, 제대로 된 결제를 못한다면 백척간두가 아니라 일척간두 조차 오를 수 없을 것이다. 
이번 남국선원의 하안거정진 시간표를 보면 새벽 3시10분 예불 후 입선에 들어 밤 22시에 방선하도록 되어 있다. 일상의 분주함을 핑계 삼는다면, 이러한 시간표는 자신의 수행시간표와 평행선을 달릴 것이다. 주말만이라도 불자라면 청규(淸規)를 지키면서 부처님의 하안거 정진에 대한 의미를 깊이 되새겨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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