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칼럼 - 코로나-19 이후의 한·중·미 관계
상태바
제주 칼럼 - 코로나-19 이후의 한·중·미 관계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6.10 14: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학성(후마니타스빌리지.민정리서치연구소 교수)

코로나 19 이후의 국제질서는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으로 정리할 수 있다. 국제사회의 양 초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은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 국제 협력을 이끌어내는 글로벌 리더십보다는 자신들의 정치 권력과 국익 확보를 위한 예측 불가의 충돌로 세계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냉전이 종식되고 30년이 지난 인류사회가 공동 번영을 위한 새로운 모색보다는 서로를 강력하게 견제하며 오히려 ‘신냉전’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렇게 코로나 19로 충돌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세력 경쟁은 한반도에도 암운이 드리우게 하고 있다. 여전히 냉전의 부산물인 남북한의 대치상황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질곡의 역사가 종식되지 못하는 가운데, 2018년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잠시 훈풍이 오는 듯했으나, 코로나 19로 인한 미·중 갈등의 심화가 결국 한반도의 미래를 다시 혼란 속에 몰아 넣고 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불안함 속에서도 한·중 관계는 코로나 19를 계기로 오히려 관계개선의 기미가 농후해지고 있다. 한·중 관계는 지난 2016년 사드 배치 갈등으로 한중수교 이래 최악으로 치달아 왔다. 그러던 것이 최근 코로나 발생 초기 출입국 차단을 둘러싼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상호 협력의 계기가 조성되는 성과가 있었다.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화상회의와 한·중 간 코로나 19 대응 방역 협력 대화, 기업인 입국간소화절차 수립 등은 국제적 각자도생의 분위기 속에서 눈에 띄는 협력 사례로 평가된다. 
그렇지만 지난 28년의 한·중 관계가 한·중 수교 이후 경제교류를 바탕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지만 다른 한편 정치외교 관계는 널뛰기처럼 불안하고 변덕스러우며 혼란스러운 기복을 보여왔다. 이러한 한·중 관계의 복잡성은 한반도가 여전히 냉전의 역학 관계 속에 북핵 문제와 미·중 세력 경쟁이라는 국제질서의 변수가 지배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은 중국과 코로나 대응 협력과정에서도 중미관계의 복잡성을  함께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중국의 주변 외교 활성화와 한국과의 협력 시도, 그리고 미국의 G7을 G11으로 확대하면서 한국을 초청하는 양상 역시 같은 미국의 역학관계라는 맥락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국제정세에 따라 매우 민감하고 취약한 한국의 지정학적 특성은 중단기적인 다양한 시나리오 예측과 함께 전략적 유연성과 인내심을 갖고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국은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하며 그 어느 때보다도 대미, 대중, 대북 정책을 다원적이고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안목이 요구되는 시기인 것이다. 
한편 코로나 19는 미국과 중국, 두 거대국의 리더십 혼란과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 동시에 상대적으로 한국은 중견국으로서의 역할과 위상이 부각될 여지가 있기도 하다. 특히 한국은 코로나 19 대응과정에서 미국과 유럽 등 서구선진국은 물론이고, 중국이나 일본과도 차별화된 ‘한국형’ 대응방안, 즉 개방성과 투명성을 유지하면서도 효과적인 방역 강국의 이미지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이렇게 획득한 방역 자산을 국제사회에 제공하고 기여하면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와 위상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한국의 전략적 외교력이 될 수 있다. 시민사회와 의료계가 앞장서서 이러한 국제적 지원에 동참하고, 정부가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지원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한반도의 위기가 한국의 독자적 전략 가치를 확장하는 기회로 이번 토로나19 이후의 세계질서는 시대적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