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천지동근(天地同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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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천지동근(天地同根)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6.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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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도-포교사.봉림사신도회장
김성도-포교사.봉림사신도회장

대자연 속의 모든 만물은 너와 나가 둘이 아닌 하나의 뿌리에 기반을 둔 연기로 이루어져 있다. 부처님께서 설파하신 화엄세계의 참 모습이다. 대자연이 부처님의 몸이요, 천지중생이 한 몸 한 생명이라 했다. 존재한 모든 것은 나와 더불어 하나라는 뜻이다. 본체는 둘도 아니고 셋도 아닌 오직 하나의 성품이기에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다”라는 귀결로 돌아간다.
의상스님은 7년 동안 화엄경을 공부한 후 우주의 근본인 법계 성품세계 진리를 터득하고 “화엄일승법계도”를 도표화 했으며, 7언 30구로 요약하여 법성게를 세상에 알렸다. 그 진리 속에 “잉불잡란격별성(仍不雜亂隔別成)”이란 게송은 우주의 질서를 함축하고 있다. 우주의 수많은 별들은 어지럽게 보이지만 얽힌 듯 얽히지 않고 각각의 자리에서 질서를 유지하며 다투지 아니하고 뚜렷하게 이루어진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우주 속에 작은 별, 지구는 인간이 출현함으로서 만물이 영장이 되어 인간 중심의 존재가치가 문명이기주의로 변질되었다.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온갖 자연을 파괴하며 지구를 아프게 하고 있다. 지구의 온도는 날로 상승하여 북극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작은 섬들이 바닷물에 잠기게 되고 수많은 생명체가 죽임을 당하며 파멸의 길을 가고 있으니 섬뜩한 일이다. 
우리가 늘 사용하고 있는 1회용 포장재와 플라스틱 재품이 남용으로 해양생태계가 파괴되고 우리의 건강을 스스로 위협받고 있다.
수질은 오염되고 환경은 날로 훼손되어 지구가 아픔을 토해내고 있으니 신종바이러스인 코로나19가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세계적 재앙인 코로나19는 대면관계에서 침방울로 전염되는 특성상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됐고 반가운 사람끼리 손을 맞잡을 수도 없게 되었으며, 살갑게 포옹이 사라진 세상살이가 서먹함은 이제 일상이 되어가고 있으니 슬픈 일이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주는 악재 속에도 희망이 드리우고 있다. 
먼지로 하늘을 가렸던 모습이 줄어들고 말간 하늘이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베니스 수로에는 보이지 않던 물고기 떼가 나타나고 수로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아졌다는 뉴스 보도를 보았다. 코로나19가 유해 배출량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기에 나타난 현상이다. 대기오염 지수가 현저히 낮아진 것이다. 나라마다 대규모 공장들이 문을 닫으며 유독가스 배출이 감소했으며, 여행금지 및 도시 봉쇄 조치를 시행한 결과물이 지구를 살렸다.
인간 때문에 힘들어 했던 지구가 자정능력을 되찾으려고 코로나19 독소를 뿜어낸 자기 방어 수단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달리 해석하면 지구에게 감사해야 하는 성찰이 시간이 됐으면 한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이 후세들에게 빌려 쓰고 있는 지구를 깨끗이 사용해야 할 책무가 여기에 있다.
부처님의 주신 연기의 진리는 원인 따라 반드시 결과가 나타난다. 연기는 상호의존성을 가지고 있다. 모든 괴로움은 운명적인 것이 아니라 원인과 결과로 연기되어 있으므로 원인을 제거하면 괴로움은 소멸된다. 인간이 욕심이 빚어낸 원인이 지구를 멍들게 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니 지구를 사랑하는 것 역시 불교의 핵심사상인 동체대비의 가르침인 걸 느끼게 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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