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불교의식과 의례의 전승체계 마련으로 제주정신문화 창달에 힘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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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의식과 의례의 전승체계 마련으로 제주정신문화 창달에 힘쓸터”
  • 이진영 기자
  • 승인 2020.06.1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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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 제주도의회의장 전반기의장 퇴임에 따른 인터뷰

지금 제주는 여러 현안들로 어수선하다. 개발이냐 보존이냐는 가치의 충돌이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정치란 갈등의 조정이 주된 기능일 텐데, 이런 갈등국면에서 제주도의회 역시 그 동안 적극적으로 현안에 개입하고 조정하려는 노력을 경주했다. 마침 전반기 의장 임기를 마쳐가는 김태석의장을 만나 그간의 활동이나 그에 대한 소회를 들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고, 향후 제주가 나아갈 방향까지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 편집자

김태석의장이 지난 2년간 의정활동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김태석의장이 지난 2년간 의정활동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어느덧 2년이라는 임기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우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직에서 퇴임하시게 되는데, 먼저 도민들께 드리는 인사의 말씀부터 부탁드리겠습니다.
-우선 2년이라는 임기 내내 의장으로서 여러 의사결정을 할 때, 항상 ‘도민의 뜻은 무엇인가?’를 염두에 두려고 노력했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연장선에서 제가 의장으로 취임하며 정한 의회 슬로건이 ‘도민주권과 특별자치를 선도하는 혁신의정’이었습니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많은 중앙권한이 제주로 이양되었는데, 사실상 도지사의 권한만을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분권의 재분권’을 표방했으며, 그것이 진정한 특별자치라고 생각했기에 슬로건으로 정한 것입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만, 의장의 자리를 떠나더라도 도민의 선택을 받은 의원으로서, 이 뜻을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성원과 지지를 주신 도민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의장으로서 지난 전반기 활동에 대해 스스로 평가를 내려 보셨을 텐데요. 임기 중 가장 의미 있다고 느끼시는 사안이 있으시다면요?
-뒤돌아보니, 참 많은 일이 있었으며 참 많은 고민이 함께 했던 것 같습니다. 우선 의회 내부적 차원에서는 개방형 직위 등을 적극 활용하여 제한된 권한 속에서도 최대한 의회의 인사권 독립을 추진했으며, 이는 제주도정의 견제 기능을 성실히 수행하는데 기여했다고 봅니다. 다음으로는 전국 지방의회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추진했던 지속가능발전 제주 국제컨퍼런스도 성과물로 도민 여러분들께 내놓고 싶습니다. 13개국이 참여해서 열띤 토론을 통해 공감대도 형성했습니다. 올해 제2회 행사는 사무총장 등 UN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등 실속 있게 준비했고, 추진하려 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되어 무척 아쉽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의장으로서의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는 도민들께서 해주셔야 할 부분이지만, 제 스스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하여 공론화 과정을 제안하고 지방의회 역사상 최초로 의회 차원에서 특위까지 추진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2공항 관련 재검토위원회가 열렸지만, 쟁점에 대한 해소가 정확히 되지 않아 갈등이 더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찬성 측인 국토부와 반대측인 비상도민회의가 다시 토론의 장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의회가 주관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갈등이 아닌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 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마찬가지로 임기 중, 가장 아쉬웠던 점이 있으시다면요?
-아쉬운 일이 어디 한 두 개겠습니까만, 그래도 그 중 가장 아쉬운 것은 시설관리공단 설립 조례가 상임위에서는 의결되었지만 의장인 제가 본회의에 상정을 보류한 일입니다. 상정을 보류한 이유는 시설관리공단 설립 시 예상되는 부작용, 즉 재정낭비와 인력이관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답을 제주도정이 주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도 상정을 보류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제383회 임시회 폐회사에서 말씀드린 바가 있습니다만, 현재 제주 재정상황이 매우 안 좋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시설관리공단 설립 조례가 본회의에서 의결되어 설립을 준비했다면, 제주도정의 재정 상황은 더욱더 악화될 것은 명약관화하지 않습니까? 실제로 재정상황이 악화되었기에 제 예상이 맞은 것을 긍정적으로 볼 수 없지만, 결과론적으로는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도민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김태석의장과 대담중인 본지 김군호 이사
김태석의장과 대담중인 본지 김군호 이사

 

-몇 해 전 원희룡 도정과 ‘제주형 협치’ 제도화에 전격적으로 합의하셨습니다. 이와 관련해 임기 중 제주도정과의 협치에 대한 평가를 해주신다면요?
-우선 제가 생각하는 협치를 간단히 말씀드리면, 중요정책 사안에 대해 도와 의회가 미리 사전에 협의하고, 협의한 결과를 반영한 정책이 결정되고, 집행함으로써 집행과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의회가 의결기관으로서 조례의 제·개정 절차를 통해 정책을 결정한다고 보지만, 사실 정책의 설계는 전적으로 제주도정의 몫이기 때문에, 그 설계를 원천적으로 바꿔내는 정책결정을 의회가 하긴 어렵습니다. 따라서 협치가 된다는 것은 의회와 사전에 정책설계를 의논해야 하는데, 민선 7기 전반기에 그것이 잘 되었다고 평가하기에는 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만족스럽지만은 않다 또는 아쉽다는 뜻으로 들리는데요. 좀 더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도정에서는 의회에 충분히 설명하고 협의했다고는 하지만, 설명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제가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의회가 말하는 바가 정책에 반영이 된다는 어떤 결과가 있어야 진정한 협치라고 할 수 있거든요. 앞서 말씀드린 제2공항 갈등, 재정위기, 경제위기 등에 잘 대처하기 위해 의회와 도가 만나는 소통 창구를 정례화 하는 것을 제안 드려 봅니다. 특별히 의논할 안건이 없더라도 정례적으로 만나는 시간을 가진다면, 자연스럽게 정책소통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 국회의원으로 모두 민주당 소속이 당선되었는데, 이에 따른 중앙정부와의 협의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20대 국회에서는 사실 여소야대의 형국이라 제주도민들의 염원인 4·3특별법 개정과 제주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 확보 등이 원활히 추진되지 못한 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더불어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과반 이상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이 사실입니다. 4·3특별법 개정의 경우 20대 국회에서의 실패경험을 거울삼아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겠고요. 최근 정민구 4·3특별위원장이 도민 주도 4·3특별법안 마련을 제안한 바 있기에, 상향식 입법 과정을 통해 국회에서 발의가 된다면 더 큰 힘을 받을 것으로 봅니다. 이와 함께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된 제주특별자치도가 문재인 정부에서 완성될 수 있도록 국회의원 3분과 함께 적극적인 협력을 해나갈 수 있다고 기대해봅니다.

-도의회 차원에서 제주불교의 지원에 대한 평가와 아울러 향후 제주불교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하신다면요?
-우리나라에서 전체 인구의 약 50%정도가 종교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 불교가 가장 많은 신도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역사적으로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종교로서 우리 민족의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행정에서는 2006년도부터 종교담당을 두어 불교를 비롯한 여러 종교에 대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만, 불교는 전통사찰과 문화재소장 사찰을 중심으로 지원되고 있어 제주도민들의 정신적 위안과 가정의 안녕을 위해 다니는 일반사찰들에 대해서는 지원의 문턱이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다양한 지원의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아울러 제주불교는 천년의 역사 속에서 제주지역 고유의 전통문화를 형성해 왔습니다. 단순한 종교로서의 불교를 볼 것이 아니라 문화의 하나로 인지될 수 있는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폐사지 조사는 물론 지속적으로 전승되어 온 다양한 불교의식, 불교의례 속에서만 볼 수 있는 지화장엄 등 다양한 기능 등에 대한 조사와 전승체계 마련이 이루어질 때 제주불교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고 보아지며, 이것이 문화의 하나로서 제주도민들의 정신문화를 창달하는데 기여해 줄 수 있는 지원으로 이어질 때 제주불교는 가치 있게 발전하리라고 봅니다.       

-불교계가 유념해야할 내용이군요. 사실 제주불교신문에서도 종교 쪽보다는 문화 쪽을 통한 소통을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임기 이후 계획과 각오가 있으시다면요?
-의장 임기는 6월 30일로 종료됩니다만, 여전히 저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으로 2년 동안 활동하게 됩니다. 아직 후반기에 활동할 위원회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위원회 위원으로서 도민의 삶과 관련된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사실 위원회 활동을 통해 보다 도민의 삶과 가까운 정책의제들을 다루게 되는 것은 일면 설레는 마음도 있습니다. 어느 어떤 자리에서든 도민을 중심에 둔 활동을 통해, 도민 행복 증진에 기여해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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