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생전예수재, 그 축제의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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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생전예수재, 그 축제의 함의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6.2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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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교구 관음사에서 예수재   (豫修齋)가 봉행되었다. 49재와 천도재와 수륙재가 죽은 이의 명복을 비는 의식인데 반해, 예수재는 살아 있는 동안에 미리 재를 올려 죽은 후에 극락에 태어나기를 기원하는 의식이다. 이 재는 불단에 불경 올리고, 시왕(十王)에게 지전 헌납하며, 공덕을 미리 닦아, 사후에 지옥 등 고통의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극락에 왕생하고자 하는 신앙의식이다.
이 의식이 달리 생전예수재라고 불리는 까닭은 생전에 미리 명부시왕전에 복을 많이 쌓음으로써 죽어서 명부의 시왕을 만나면 극락에 갈 수 있는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예수재는 어느 개인의 발원에 의하여 행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동참하여 행하는 공동체적인 종교행사이다. 이 의식의 진행중에는 범패와 의식무(舞)가 장중하게 펼쳐질 뿐 아니라, 의식도량의 장엄도 극치를 이루게 되는데, 이때는 축제적인 분위기를 지니게 된다.
한편 영산재와 수륙재에 이어 생전예수재도 국가무형문화재로 등재된다고 한다. 
그런데도 예수재는 현대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일반인들은 물론 불자들도 예수재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이가 많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이 의식을 의식대로 전승하면서 이해하고 참여하기 좋은 다양한 축제적 함의를 도출해 내야 한다. 이와 함께 이들 의식이 가진 참다운 가치와 의미도 적극적으로 알리는 홍보 활동도 필요하다. 의례와 의식은 그 시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때 생명을 지닌다. 불교계는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제23교구장 무소 허운스님도, 관음사 생전예수재에서 한국불교가 보다 대중적이며 보다 보편적인 깨달음을 위한 여러가지의 방편으로 불교라는 종교의 본래적인 기능을 위해 생전예수재를 활발하게 되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생전예수재는 생전에 자신의 죄업을 참회한다는 의미가 있다. 스스로 업을 녹이는 수행을 통해 사회를 자정해가는 의미가 크다. 따라서 생전예수재를 이러한 의미에 맞게 스스로를 참회하고 공동의 선업을 늘리는 현대화된 프로그램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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