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교구 본사 관음사, 생전예수재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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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교구 본사 관음사, 생전예수재 봉행
  • 이진영 기자
  • 승인 2020.06.2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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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는 닦을 수 없는 공덕…살아서 짓는 생전예수재로
관음사 일주문에서 시련의식을 하고 있다.
관음사 일주문에서 시련의식을 하고 있다.

경자년 윤달을 맞아 제주 대부분의 사찰에서 생전예수재를 봉행했다. 지난 6월 20일, 조계종23교구본사 관음사(주지 무소 허운) 대웅전 앞마당에서도 사부대중이 모인 가운데 백련사의 우경 큰스님을 회주로 모시고 장엄하게 봉행되었다.

사부대중이 십대명왕의 위목을 작성하고 청산스님의 인도로 도량을 정진하고 있다.
사부대중이 십대명왕의 위목을 작성하고 청산스님의 인도로 도량을 정진하고 있다.

오전 9시, 일주문 앞에서 불보살과 천도 받을 영가를 사찰 밖에서 모셔오는 영접의식인 시련(侍輦)이 시작되었다. 5위의 위패를 모시고 바라춤과 나비춤을 추는 작법무가 공양되었으며 이어 연과 위패를 이운하는 행렬의식이 있었다.

정혜원교수의 조전무
정혜원교수의 조전무

취타를 앞세우고 영가를 모시고 영혼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나무인로왕보살번기(南無引路王菩薩幡旗)가 앞장서고 위패와 사부대중이 뒤를 이어 사천왕문을 지나 대웅전으로 향했다.

육법공양
육법공양

극락전에서 영가를 불러내는 대령과 생전의 알게 모르게 지은 업장을 씻어내는 의식인 관욕이 이어졌고 이어 대중위패가 대웅전 앞 영가단에 안치되면서 본격적인 생전예수재가 시작되었다.

금은전과 경함이 신도들에 의해 이운되고 있다
금은전과 경함이 신도들에 의해 이운되고 있다

대중이 준비한 금은전과 사경한 경전인 경함이 신도들에 의해 이운되어 대웅전 앞뜰을 가득 메우는 도량 정진이 있었으며, 이어 정혜원교수의 조전무가 공양되었고 관음자비량합창단(단장 정제행)의 ‘연꽃공양’과 ‘해탈’ 두 곡의 음성공양까지 이어졌다. 

제23교구장 무소 허운스님의 봉행사
제23교구장 무소 허운스님의 봉행사

이어 단상에 오른 무소 허운주지스님은, ‘현재 우리는 늘 생사고락에 시달리며 코로나19 같은 병마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라고 운을 뗀 뒤, ‘근세 한국불교를 보면 몇몇 사람들만의 깨달음만을 중시했으나, 앞으로는 한국불교가 보다 대중적이며 보다 보편적인 깨달음을 위한 여러 가지의 방편들, 불교라는 종교의 본래적인 기능 등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으며, 이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생전예수재’라고 정의한 뒤, 이번 생전예수재가 대중들의 인식부족으로 참여에 부족한 면이 없지 않으니, 4년 후 다시 돌아오는 윤년에는 좀 더 내실을 갖추고 더 나아가 의미까지 챙길 수 있는 행사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백련사 주지 우경 큰스님의 법문
백련사 주지 우경 큰스님의 법문

양방규 관음사 신도회장의 축사에 이어, 청법가에 화답해 법좌에 오른 관음사 회주이신 우경큰스님(백련사)은 법문을 통해 생전예수재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며, 무상심심미묘법(無上甚深微妙法) 백천만겁난조우(百千萬劫難遭遇) 아금문견득수지(我今聞見得受持) 원해여래진실의(願解如來眞實義)이라는 천수경의 한 구결을 들어보였다.

양방규 관음사 신도회장의 축사
양방규 관음사 신도회장의 축사

큰스님은 생전예수재에 동참한 불자들에게 과연 49일간 무엇을 내려놓았는지를 물었으며, ‘품은 생각 일체를 내려놓고 마음으로 받아들였다면 생전예수재가 이루어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저 멀리 흘러가는 물을 보는 것과 같을 것’이라했다. 

일주문에서 봉행하는 시련의식
일주문에서 봉행하는 시련의식

 

점심공양 후 육법공양이 있었으며, 이어 소청성위와 소청사자, 그리고 십대명왕의 위목을 작성해 깃발에 매달고 대웅전을 출발해 도량을 한 바퀴 돌며 정진하는 소청명부가 이어졌다.

일주문에서 연과 위패 이운을 준비하고 있다.
일주문에서 연과 위패 이운을 준비하고 있다.

 

소청명부를 시작할 무렵부터 대웅전 뒷산 너머로 깃털 구름이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사부대중이 정진을 마칠 즈음에는 뒷산 너머로 상서로운 구름이 마치 부처님의 광배처럼 빛났다.

일주문에서 봉행하는 시련의식
일주문에서 봉행하는 시련의식

 

이어 고사님께 불공을 드리는 소청고사, 마구단 권공과 영단 도살풀이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영단시식을 마지막으로 회향 잔을 올리고 각 단을 봉송하는 봉송회향으로 관음사 갑자년 생전예수재가 여법하게 회향되었다. 

연과 위패를 이운하는 행렬이 대웅전으로 향하고 있다.
연과 위패를 이운하는 행렬이 대웅전으로 향하고 있다.
연을 모시고 사천왕문으로 들어서는 스님들과 불자들
연을 모시고 사천왕문으로 들어서는 스님들과 불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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